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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Feb 04. 2024

정원 산책

2023.08.31.목요일

아침마다 라디오를 듣고 있다. 스마트폰의 어플 중에 캐나다라디오를 한국에서 이미 다운받아 왔다. 그동안 이걸 들을 생각을 못했는데 이제 좀 정신을 차리고 들어보기로 했다. 아침에는 주로 날씨, 교통 정보를 말하기 때문에 계속 듣다보면 단어나 패턴이 익숙해질 것 같다. 아직은 소음으로 들리지만...


문법 수업.

역시 두 가지 시제를 배우면 어렵다. present perfect 현재 완료, simple past 단순 과거를 비교하면서 배우는 단원에서 L과 나는 여러 문제를 틀리고 있다. 어렵다. 문장에 사용된 여러 표현들로부터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 so far, never, ever(의문문)가 나오면 거의 대부분 현재 완료다. twice, often, always, just, lately, recenlty도 현재 완료가 많이 사용되는 힌트다. 하지만 100%가 아니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변 맥락을 함께 봐야 한다. 그게 단어를 잘 모르니까 참 어렵다. 단어 공부를 좀더 규칙적으로 해야겠다.



듣기 수업.

이번에는 새로운 방식으로 단어를 접근하는 것을 배웠다. 하나의 단어(동사)에 다양한 표현이 함께 사용되면서 여러 의미로 변형되는 것을 배웠다. 교재에 제시된 연습문제를 통해 make에 함께 사용되는 15가지 단어를 배웠다. make friends, make money, make dinner, make noise, make a sentence, make a living, make a decision 등등이 있다. 정말 많구나.

교사는 새로운 사전도 소개해주었는데 아주 유용할 것 같다. OZDIC라는 것인데 이 사전에서는 어떤 단어에 함께 딸려서 사용되는 표현을 쭈욱 보여준다. 가령 decision이라는 말을 검색하면 take a decision, arrive at decision, come to decision 등이 예시문과 함께 제시된다. 교사는 이 사전이 특히 작문을 할 때 아주 유용하다고 알려주었다. 

이 교사 A는 우리가 공부할 때 도움이 되는 여러 도구를 알려주고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원래 이 수업의 담당 교사인 W가 한달 동안 휴가를 가서 보강을 하기 위해 온 교사인데 참 차분하게 잘 가르친다. 내일이 그의 마지막 수업이라니 아쉽다.



읽기와 쓰기 수업.

새로운 종이를 받아서 지문도 읽고 단어도 배웠다. 지문을 읽는 것이나 내용 확인은 쉬웠는데 역시 단어가 어렵다. 특히 하나의 단어가 여러가지로 사용되는 문제에서 많이 어려웠다. 

signpost: a post containing a sign of notice 신호판

signfy: to draw attention to; to point out 의미하다

이런 것이 혼란스러웠다. 단어 공부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일까? 방법을 좀 생각해보자. 아까 듣기 수업에서 소개받은 사전이 유용할 것 같다.


점심

밥을 먹고 얼른 밖으로 나가서 내일 떠날 친구의 선물로 작은 공책을 샀다. 그리고 잽싸게 근처의 몰에 가서 겉옷을 하나 샀다. 오늘 이렇게까지 추울 줄 모르고 반팔에 가벼운 겉옷을 입고 왔는데 너무 추워서 안되겠다. 이따가 친구들과 공원에 가기로 했기 때문에 자칫하면 오늘 감기에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나마 이 근처에서 여러 물건을 조금 싸게 파는 가게가 있어서 거기서 걸칠 것을 하나 샀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급하게 골랐는데 생각해보니까 잘 산 것 같다. 지금 있는 옷들과 겹치지 않는 아이템이다.


회화 수업.

수업에 들어가보니까 뭔가 어수선하다. 오늘은 이 근처의 어느 학원(혹은 단과대학?)에서 진행하는 과학 전람회에 가서 각 부스의 실험 시연을 지켜보고 질문을 하는 활동을 하란다. 질문들이 적힌 종이를 하나씩 받았다. 왜 이 실험을 선택했는지, 어떤 이론 배경을 가진 실험인지, 이 실험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질문하란다. 그런데 그 대답들을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을까? 어쨌든 다들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교사를 따라 나섰다. 이대로 전람회 구경을 하고 그대로 수업은 끝이니까 집으로 가란다. 잘하면 조기퇴근이 가능할 거 같다. 교사가 아주 신이 났다. 

가보니까 고등학생? 대학교 신입생? 정도 되어 보이는 학생들(주로 아시아계)이 과학 실험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 여러개의 실험부스가 있다. 그들로서는 실험에 대해 진행하고 영어로 설명하는 훈련이 되고 우리에게는 영어를 듣고 말하는 훈련이 되어서 함께 협업하는 것인가 보다. 우리 학원에서 우리 수업 외에도 여러 수업 학생들이 여기에 와 있다. 실험은 단순한 것들이지만 다들 영어를 겁나 잘한다. 농담도 곁들여가면서 참 잘한다. 부럽다. 실험에 참여도 하고 질문도 했다. 어떤 학생은 좀 서투르고 어떤 학생은 아주 능수능란하다. 여기에도 실력에 차이가 있구나. 


보충수업.

활동이 끝난 후 나와 친구들은 다시 학원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보충 수업까지 알차게 챙겨서 들었다. 오늘은 영화 장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 좋아하는 장르, 최근에 본 영화, 좋아하는 배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팀별로 이야기를 나눈 후에 서로 소개해주는 시간도 가졌다. 마지막에는 팀을 나누어서 영화배우 이름 많이 써보기 경쟁도 했다. 우리 팀이 이겼다. 우리 팀에는 영화광 친구가 한 명 있었다. 역시 이기는 것은 기분이 좋다. 하.하.


보충 수업이 끝난 후 나, 일본 친구, 대만 친구 2명이 함께 버스를 타고 공원에 갔다. 이번 주에 대만으로 귀국하는 친구 B가 여기 너무 가고 싶어해서 우리가 다 같이 가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꽃이나 나무를 좋아하는데 특히 이 공원이 아름답기로 유명해서 밴쿠버에 오기 전부터 오고 싶었단다. 다만 여기는 입장료가 있는 공원이라 함께 갈 친구를 찾지 못했나 보다. 그렇다고 혼자 올 용기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일본 친구랑 내가 같이 가주기로 했고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또 다른 대만 친구도 동행했다. 

함께 오기를 잘 한 것 같다. B가 굉장히 행복해한다. 친구가 행복해 하니까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제법 규모도 크고 연못도 여러 군데 있고 미로정원도 있어서 볼만한 구석이 많은 공원이다.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공원이었다. 특히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본 풍경이 정말 근사했다. 우리는 미로 정원도 통과해보고 여기저기서 사진도 찍으면서 신나게 돌아 다녔다.

한참 돌아다니고 나서 저녁을 먹으러 갔다. 검색해서 근처의 식당에 갔다. 처음 보는 메뉴들이지만 구글맵에 소개된 사진으로 적당하게 음식을 주문했다. 사실 여기는 유대음식이라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종류이다. 하지만 매우 만족하면서 먹었다. 먹기 좋은 빵 사이에 속재료도 맛있었고 오이, 토마토 등의 야채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아주 좋았다. 친구들과 헤어지기 전에 이번 주에 마지막인 대만 친구와 일본 친구에게 공책을 선물로 주었다. 내일은 오후 수업이 없어서 작별 인사를 나누지 못할 것 같다. 다들 잘 가라고 인사를 나누었다. 건강하게 귀국하길 바란다.



집에 와서는 부지런히 내일 있을 아마존 발표 연습을 했다. 발표 자료는 이미 만들어 두었지만 영어 연습은 아무리 해도 부족하다. 주말에 발표 자료를 만들 때 생각했던 단어들을 다 까먹었다. 역시 나의 메모리는 부족하다. 내일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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