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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Feb 07. 2024

가지 않은 길

2023.09.01.금


드디어 9월이다. 와...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고 있다. 이곳에 온지 벌써 2달이 넘었다. 시간이 화살처럼 빠르다는데 내 느낌에는 빛의 속도보다 빠른 것 같다.


문법 수업.

어제 배운 단원의 리뷰 문제를 풀고 나서 나의 아마존 여행 발표를 했다. 저번에는 불꽃놀이 영상으로 좀 때울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것저것 설명을 많이 해야했다. 여행 과정이나 신기한 동물에 대해 소개를 해야 해서 아는 단어, 모르는 단어를 총 동원했다. 특히 타란툴라(거미), 패럿(앵무새), 카이만(악어) 등에 대해서 사진을 보여주었을 때는 다들 신기해하면서 자꾸 질문을 해서 아주 진땀을 뺐다. 내가 손짓과 몸짓까지 동원해서 설명하면 교사가 문장으로 다듬어 주어서 다시 정리해서 말할 수 있었다. 땡큐 S!

이제 L은 레벨 up을 하고 몇 명 학생은 고국으로 돌아간다. 문법 수업이 가장 비중이 높은데 앞으로 어떤 분위기가 될지 걱정이다. S는 학원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는데 다음 달에는 자기가 회의가 많아서 아마 보강교사가 자주 들어올거란다. 윽. 안돼. 나는 정말 다음 달이 걱정이다.




듣기 수업.

어제 배운 단어를 좀더 복습했다. 그리고 이번 단원에서 처음 배웠던 사람의 성격을 표현하는 단어도 복습했다. 은근히 여러번 반복하게 해서 제법 익숙해졌다. 이 교사는 참 잘 가르치는 것 같다. 문장에서 잘못 사용된 표현을 고치는 활동까지 마치고 수업이 끝났다. 이제 이 교사와는 작별이다. 자기는 보강교사로 계속 활동할 것인데 어디에 언제 보강 들어갈지는 모른단다. 이제 다음 주에는 W가 돌아온다. W도 재밌고 좋은 교사이지만 지금 이 교사도 좋은 것 같다. 기왕이면 그가 S의 수업에 보강교사로 들어오면 좋겠다.



읽기와 쓰기 수업.

어제 배웠던 단어을 좀더 학습하고 나서 새로운 내용을 읽었다. 동물이 등장하는 광고에 대한 내용인데 재밌는 지문이다. 교사는 동물이 등장한 재밌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지문 내용 확인과 단어 학습을 했다. 수업이 끝나고 오늘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수료증을 주고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한달 동안의 공부 레포트를 주었다. 일부는 레벨 up이 되었을 테니까 자신의 새로운 스케쥴을 확인하란다. 나는 당연히 레벨 조절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일? 읽기와 쓰기 수업이 레벨 up이 되었다. 나는 쓰기 시험을 안봐서 안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레벨 up이 되었다. 다들 좋겠다고 부러워하는데 나는 근데 이게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아직 쓰기는 자신이 없는데... 



오늘은 8월의 마지막 금요일이라 오후 수업이 없다. 하지만 내 친구 L,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특히 L과 나는 내일부터 2박 3일간 휘슬러에 같이 놀러간다. 버스 시간에 맞춰 만나기로 하고 내일 그곳에 가서 할 첫번째 일정을 정했다. 친구들 중에 일부는 금요일 보강 수업을 들으러 갔다. 


나는 도서관으로 가서 오늘 배운 내용 복습을 하고 오랜 만에 시를 읽었다. 


The Road not Taken

가지 않은 길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노란 숲 속에 두 개의 갈라진 길이 있었다.

아쉽지만 두 개를 다 갈 수는 없었다.

여행자가 되어, 나는 오랫동안 서있었다. 

덤불 아래로 구부러진 하나의 길을

멀리까지 내려다 보았다.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그리고 다른 길을 선택했다. 공정하게

아마도 더 나은 길이라고 생각하고

풀이 덮히고 걷기를 원하는 듯했으니까

거기도 지나다 보면

결국에는 같아질 것이다.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그때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있었다.

낙엽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었다.

아, 나는 다른 날을 위해 하나를 남겼다.

길은 이어져 가야함을 알고

나는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오래오래 지난 후 어디선가

나는 한 숨을 쉬면서 말할 것이다.

숲 속에 갈라진 두 길이 있었고, 나는

나는 여행자가 적게 간 길을 선택했다고

그리고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고.



워낙 유명한 시라 구글에서 검색하지 않고 우리나라 포털에서 검색해도 얼마든지 자료가 나오는 시다. 아주 오래전에 이 시를 번역본으로만 접했는데 참 멋진 시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멋짐, 그것에 매료되었다. 어쩌면 나도 굳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편이라... 아주 우연히 만난 오래된 친구처럼 느껴지는 시다. 영어공부도 하고 삶의 자세도 되돌아볼 수 있는 시. 오랜만에 문학의 즐거움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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