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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Feb 22. 2024

반환점을 돌며

2023.09.07. 목요일

문법 수업

L과 함께 풀 때 가장 어려워했던 틀린 부분 찾아 고치기가 역시 계속해서 어렵다. 새로운 파트너가 된 일본 친구와 함께 풀어보는데 역시 엄청 헤매었다. 단어도 많이 알아야하지만 특히 문맥 파악이 중요했다. 명사, 수량표현에 이어서 정관사, 부정관사에 대해 배웠다. 이거야말로 슈퍼 디테일이 필요한 내용이다. 앞서 언급된 내용이나 한 명이나 한 개 뿐인 것 등은 정관사 The를 사용한다. 그게 단수이건, 복수이건 The이다. 그밖에 일반적인 명사는 부정관사 a 혹은 an을 사용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그게 그렇지 않다. 




듣기 수업

어제의 수업에 이어서 듣기를 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문제를 풀었다. 그래도 여러번 들었더니 그럭저럭 문제를 풀 수가 있다. 실생활에서는 이렇게 반복해서 들을 수가 없는 것이 문제다. 교사는 우리가 내용을 다 파악했는지 확인하고는 새로운 듣기 문제를 제시했다. 이번에는 듣기를 하고 나서 우리가 문제를 만들어야 한다. 교재에는 답이 있다. 그 답을 들으려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추리해보란다. 새로운 방법이라 재밌다. 수차례 듣기를 해서 겨우 내용을 파악했다. 주말에 potluck party가 있는 친구에게 메뉴와 레시피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레시피를 듣다보니 배가 고프다. 





읽기와 쓰기 수업

오늘은 재밌는 이야기의 이어쓰기를 위한 아이디어 토의가 있었다. 과연 28살의 정체된 직업을 가지고 있는 메튜는 어떻게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게다가 겨우 3달만에...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서로 이야기 나눈 후에 각자 자신의 이어쓰기 내용을 종이에 써서 제출하란다. 오늘 교사가 분석해서 내일 상을 주겠단다. 뭐, 상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문장이 되는 이야기를 썼으면 좋겠다. 

어제 만났던 그 대책없는 젊은이 메튜에게 새 삶을 주었다. 재밌는 이야기를 써주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내 영어 실력은 그다지 좋지가 않다. 그냥 그의 경력을 살려서 영화 기자가 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He thinks about his favorite things and remember what he does best.... He decides to writing about movies... His writings are rejected at first, but his articles are pulished in small newspapers...

너무 재미 없는 스토리가 되었다. 그냥 막장 드라마로 몰고 갈 걸 그랬나? 알고 보니 출생의 비밀 이런거. 하.하.




점심시간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이것저것 수다를 떨고 있는데 두 명의 교사가 와서 즉석 이벤트로 퀴즈를 진행했다. 초콜렉 박스를 상품을 걸었다. 즉석에서 자리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누고 커다란 화이트 보드에 그림을 그려서 그룹별로 맞추도록 했다. 그림을 그리는 학생은 서로 돌아가면서 하도록 했다. 만약 그 학생이 단어를 모르면 다른 단어로 교체했다. 너무 재밌었다. 그림은 비교적 간단했지만 서로 문화가 다르다보니까 표현하는 방식도 달랐다. 다들 재밌게 한바탕 즐기면서 게임이 진행되었다. 제일 재밌던 그림은 어떤 학생이 너무 당황해서 말을 그린다는게 다리를 다섯개 이상 그린 것이었다. 다같이 초콜렛을 나누어 먹었다. 앞으로 한동안 점심시간에 이런 이벤트가 진행된단다. 신난다. L을 비롯한 우리 친구들은 이 이벤트에 꼭 참여해서 이기겠다는 다짐을 한다. 적극적이고 승부욕이 강한 친구들이다.





회화 수업

오늘도 직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직업과 사진도 매칭시키고 직업, 시간, 장소, 만족도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오늘 파트너가 된 친구는 전부터 한참 보아왔던 친구라 적당히 활동을 마치고 수다를 좀 떨었다. 역시 시간이 좀 지나니까 서로 익숙한 친구들과는 수업 진도 외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게 된다. 이것도 좋은 훈련이다. 





보충 수업

오늘은 coffee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득 내가 보충수업에 합류한 초기의 주제와 겹친다. 아무래도 오래 다니다보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까 내가 이곳에 다닌지 10주가 되어간다. 그 말은 20주의 전체 일정 중에서 절반을 지났다는 얘기다. 이번 어학연수의 반환점을 돌고 있다. 나에게 남은 시간이 그다지 많지는 않다. 갑자기 조급한 마음이 생긴다. 아직 영어실력은 갈 길이 먼데... 커피에 대한 각 나라의 문화 차이도 배우고 그룹별로 대화도 나누었다. 종이접기로 커피 잔도 만들었다. 




도서관

수업이 끝난 후 밴브릿지에 가서 휴대폰의 문자 수신에 대해 알아보았다. 은행 볼일 때문에 한국 문자를 수신해야 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역시 밴브릿지는 나에게 의지할 수 있는 커다란 산이다. 궁금한 것을 다 해결하고 다시 도서관으로 향했다. 숙제를 하고 나서(오늘 따라 숙제가 많음) 읽기 수업의 단어 공부를 했다. 아무리 해도 친숙해지지 않는 단어는 작문을 하면서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쉽지는 않다.


공부를 마치고 집에 오면서 계절의 변화를 다시 한번 느꼈다. 해가 일찍 지기 시작했다. 이제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물론 시내라서 해가 져도 안전하다지만 그래도 어두워지면 좀 무서울 것 같다. 어제 밋업 모임에서 만난 캐나다 사람이 말했다. 우기가 시작되면 우울해지는 밴쿠버 생활을 위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과연 앞으로 나는 어떻게 이 곳에서 생활해야 할까? 반환점을 돌고 있는 시점에서 좀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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