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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Mar 02. 2024

인연

2023.09.09. 토요일

오늘은 오후까지 집에서 뒹굴뒹굴했다. 어제의 감기 기운이 계속 되고 있다. 밥을 챙겨먹고 약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잠을 잤다. 내가 낮잠을 자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다. 아픈게 맞다. 인정해야겠다. 자다가 깨서 또 밥을 챙겨먹고 약을 먹었다. 그래. 잘 먹고 잘 자면 괜찮을거다. 


오늘은 우리 식구들이랑 벼르고 벼른 모임이 있는 날이다. 저녁에 기숙사 근처의 바에서 맛있는 것을 먹기로 했다. 로컬 맛집으로 소개받은 곳이다. 따라서 그 시간까지 컨디션이 좋아져야 한다. 그래서 더 부지런히 밥도 먹고 약도 먹고 잠도 잤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열심히 먹고 자고 먹고 잔 덕분에 오후 늦은 시간에는 기운을 회복했다. 그 와중에 게임도 했다. 스타듀밸리는 못참아.


저녁에 우리 식구들과 집 근처의 바에 갔다. 넘나 맛있는 나쵸, 스테이크 등을 시켜서 먹었다. 그러면서 맥주도 한잔. 감기약을 먹었지만 그래도 이 타이밍에 맥주는 진리다. 우리 식구들은 이제 2주 후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아, 엄밀히 말하면 한국 가기 전에 여행을 가지만 어쨌든 2주 후부터는 기숙사를 떠난다. 그동안 하루 일과를 끝내고 기숙사로 돌아올 때는 이 친구들이 있어서 여기가 집이라고 느꼈는데 앞으로는 허전해서 어쩌나 걱정이다. 





인연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어학연수지로 밴쿠버를 선택했고 그 중에서도 이 기숙사를 선택했다. 이 기숙사의 수많은 방 중에 여기에 배정을 받았고 이곳에 한국 학생들이 있었다. 소중한 인연이다. 첫날 여기 왔을 때가 생각이 난다. 너무 정신없고 당황스럽고 무서웠는데 한국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너무나 안심이 되었다. 함께 외식을 하고 소풍도 갔다. 저녁식사 시간이 맞으면 함께 밥도 먹었다. 같이 나눠먹을 수 있어서 장을 볼 때 마음이 편했다. 안그랬으면 혼자 먹자고 이것저것 사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머나먼 타지에서 서로 의지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여기 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중에 친구가 된 사람도 있고 스쳐 지나간 사람도 있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참으로 묘해서 한끝 차이로 엇갈릴 수도 있고 기가 막힌 타이밍에 만날 수도 있다. 그리고 서로 인사만 나누는 사이가 될 수도 있고 좀더 친해져서 함께 놀러다니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수많은 기회와 선택, 엇갈림과 부딪힘 속에서 지금의 인연들이 만들어진 것이다. 소중한 인연을 마음 깊이 간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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