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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Mar 08. 2024

뒤숭숭한 마음

2023.09.11. 월요일

문법 수업

지난 주에 리뷰 테스트를 본 결과를 받았다. 20문제 중에 3개를 틀렸다.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결과다. 다만 알면서 틀린 문제가 있어서 속상하다. clothing가 셀 수 없는 명사라는 것을 알면서도 단수취급하지 않아서 틀렸다. 덜렁이! 명사와 관사에 대해 정리하고 이제 새로운 단원으로 들어간다. 형용사와 부사. 빅 유닛이란다. 맞다. 이제부터 엄청 또 헤맬 것이 예상된다. 나는 정말 품사가 너무 어렵다. 교사가 문법 설명을 하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알아듣겠는데 주의 사항의 디테일 몇 가지는 놓쳤다.

도서관에서 놓친 부분을 살펴보니까 adj(형용사)는 noun(명사)를 묘사하고 adv(부사)는 verb(동사), adj(형용사), adv(다른 부사)를 묘사한다. 그런데 be, look, seem, appear, smell, taste와 같은 non-action verb의 뒤에는 부사가 아니라 형용사를 사용하란다. 지금까지 내가 가장 헛갈려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분명 부사가 있어야 할 자리인데 그게 형용사라고 해서 여러번 당황했었다. 

The manager talks quietly. 여기서 quietly는 부사다. 

This house looks beautiful. 여기서 beautiful는 형용사다. 

이 두 문장의 구조를 보면 단순하지만 묘사하는 대상이 다르다. quietly는 talk를 묘사하고, beautiful은 house를 묘사한다. 그러나 나는 잘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위치나 문장 구조만으로 품사를 파악하려고 하다보니까 자꾸 틀리게 된다. 앞으로는 위의 동사들을 눈여겨 보았다가 잘 판단해야겠다.




듣기 수업

이번에도 교재에서 모르는 단어를 서로 의논해보고 나서 듣기 활동을 했다. 그런데 이번 지문은 메뉴판이다. 외국은 메뉴판에 들어가는 음식 재료들이 적혀있다. 그래서 오늘의 단어들은 죄다 음식과 음식재료들이다. 윽. 배가 고프다. 아침을 먹고 왔는데도 배가 고프다. 이곳에 와서 너무나 수시로 배가 고프다. 공부하느라 머리를 너무 많이 써서 그런가보다. 그런데 교재에 적힌 음식 가격이 지금의 시세와 맞지 않는다. 교재를 만들 때보다 지금은 많이 가격이 올랐다. 교재도 요즘 시세에 맞게 새로 정비해야 하지 않겠니? 





읽기와 쓰기 수업

수업을 담당한 교사가 고향으로 휴가를 떠나서 오늘부터 보강 교사가 들어온다. 보강교사는 칠판에 잔뜩 질문을 쓰고 나서 이걸로 그룹별로 서로 의견을 나눈 후에 작문을 하란다. 의견을 나누다보면 작문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란다. 질문이 많지만 이 중에서 하나를 골라 길게 써도 좋단다. 질문은 주말에 뭐했는지, 기억에 남는 일, 주말에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나 일상적인 주말 활동 등에 대한 것이다. 어떤 질문은 주말에 자신이 계획해서 활동을 주도하는지 남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는지에 대한 것도 있다. 흥미로운 질문이다. 자기가 계획을 세워서 주도한다는 사람도 있고 남들을 따라간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결혼하고 나서 변했다는 사람도 있다. 다양하다. 나는? 내가 주도하는 편이지. 대체로 모임이나 여행, 행사 등을 내가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편이다. 그룹별로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각자 작문을 시작했다. 나는 주말에 집에서 쉬었던 것과 미국 친구랑 보드게임했던 것을 썼다. 다 쓰지 못했는데 시간이 다 되었다. 내일까지 해오란다. 그래. 또 숙제다.




점심시간

오늘 학생 라운지에 또다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붐벼서 이번에는 2층의 교실로 내려가서 밥을 먹었다. L과 그밖의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밥을 먹었다. 대화 중에 한국 친구가 MBTI 성격유형 얘기를 꺼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알고 있지만 외국 친구들에게는 낯선 내용이다. 하지만 어떤 외국 친구는 이미 한국친구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단다. 나에게 무슨 유형이냐고 묻는데 아, 정말 나는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 여러번 내 친구들이 알려주었는데 정말 그 유형명이 나에게는 외계어처럼 들려서 각인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관심이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사람을 유형화시킨다는 것이 나는 별로다. 사람은 다 제각각 다르지 않을까?




회화 수업

오늘은 2인 1조로 팀을 짜서 밖으로 왔다갔다 하는 활동을 했다. 한 명은 안에서 받아쓰기를 하고 한 명은 밖에 있는 문장을 읽고 와서 말해주어야 한다. 간단한 문장들이지만 왔다리 갔다리하니까 헛갈린다. 잠은 확실히 달아났다. 멤버를 교체해서 한 번 활동을 했다. 수업 전에 다들 추욱 쳐져 있었는데 갑자기 활기가 생겼다. 

이번에는 그룹을 지어서 한 명씩 뒤를 돌아서 앉고 나머지 멤버들이 칠판에 적힌 직업을 말로 설명해서 맞추는 게임을 했다. 이번에도 다들 쓸데없이 경쟁이 붙어서 신났다. 한바탕 소동같은 게임을 하고 나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교사는 내일 직업에 대한 단어 퀴즈를 본단다. 스몰테스트란다. 윽! 시험! 친구 중 한 명이 주말에 직업 종이 받은거를 다 버렸단다. 얼른 사진을 찍으라고 내 것을 쭈욱 펼쳐주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 도서관으로 가서 숙제부터 했다. 오늘도 숙제가 많다. 그리고 문법 복습. 특히 못알아 들은 내용을 다시 정리했다. 직업에 대한 단어도 쭈욱 훑어 보았다. 암기는 못한다. 나는 못한다. 그냥 눈에 익힐 뿐이다. 익숙해지면 그 중 몇 개는 각인이 되겠지.

집으로 오면서 마트에 들러 뭐 세일 하는게 없나 보다가 마침 쌀을 세일하길래 사왔다. 지난번 샀던 쌀이 다 떨어졌다. 2달 반 동안 2kg를 먹었으므로 이번에 산 쌀 2kg로 집에 갈 때까지 먹으면 될 것이다. 그동안은 우리 식구들이랑 나눠먹었지만 이제 나 혼자 먹으므로 자칫하면 남을 수도 있겠다. 반환점을 돌았으므로 정말 이제부터는 앞으로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서 사야겠다.


갑자기 반환점을 돌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어서 모든 일정을 끝내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고 여기서 여러가지 더 경험하면서 영어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뭔가 좀 마음이 뒤숭숭하다. 

Suddenly, I feel depressed. I have finished half of my study schedule. I want to finish all my schedule quickly and go home. On the other hand, I want to continue studying English here. I am une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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