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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Mar 13. 2024

알러지와 채식주의

2023.09.12. 화요일

문법 수업

오늘은 새로운 학생이 왔다. 일본 사람이다. 나는 그녀에게 친절하게 지금 진도 나가는 부분에 대해 미리 알려주었다. 어제부터 학원에 다니기 시작해서 아직 많이 긴장하고 있단다. 그래그래. 나도 그랬어. 주변의 다른 친구들도 서로서로 자기도 그랬다고 이야기해주었다. 

형용사와 부사에 대해 계속 배운다. 어제 교사가 설명한 부분을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했지만 연습문제에서는 여전히 헛갈린다. 내가 계속 틀리는 부분은 non-action verb 뒤에는 adv가 아니라 adj가 나온다는 내용이다. non-action verb가 계속 발목을 잡는다.

I feel very luckly to live in one of them.

이 문장에서 feel은 non-action verb이고 very는 luckly를 꾸며주는 부사고 luckly는 I의 감정을 꾸며주는 형용사다. 윽! 너무 복잡해.



듣기 수업

수업 시작할 때 늘 교사 W는 이해가 안되는 캐나다 문화나 미친 영어에 대해 뭐든 질문하라고 말한다. 오늘은 어떤 학생이 see, look, watch의 차이에 대해 질문했다. 그래. 이거 많이 헛갈리지. 한국에서 영어 수업 시간에 많이 배웠지만 그래도 혼동된다. see는 no choice, exprience란다. can과 함께 쓸 수 있단다. look는 choice, try to do it이란다. watch는 longer, change imagine이란다. watch는 확실히 구분되지만 see와 look는 뭐 여전히 헛갈린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보았다. 그나마 좀 도움이 되는 예문이 있다.

She looked for him but couldn`t see him in the crowd. 

그녀는 그를 찾았으나 군중 속에서 그를 볼 수 없었다. 

교재에서 오늘 배울 부분은 식당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joke(웃긴 이야기)를 들려주고 왜 이게 웃긴지 설명하란다. 이게 참... 미국 혹은 서양식 joke가 동양사람들에게는 별로 웃기지 않을 수도 있는데 웃음 포인트를 찾으려니 그게 어렵다. 듣기 내용은 이렇다. 어떤 학생 둘이 아주 비싼 식당에 가서 물만 시켜놓고는 각자 자기 도시락을 꺼내서 먹고 있다. 종업원이 보다 못해 여기서 자기 도시락을 먹으면 안된다고 말하자 그들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서로 도시락을 바꾸어 먹는다. 듣기 내용이 끝나자 딱 한명의 학생만 피식하고 웃었다. 내용은 비교적 단순해서 알아듣기는 했는데 이게 조금 웃기긴 하지만 이게 막 웃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실제 상황이라면 많이 웃길 것도 같다. 아니, 웃긴게 아니라 황당한 건가? 하.하.하.



읽기와 쓰기 수업

교사가 어제 써온 주말에 있던 일들에 대해 발표를 할 자원자를 찾는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나도 나서지 않았다. 조용히 있어야지. 교사가 한 명을 지목한다. 그 사람이 자기 글을 읽자 그의 발표문을 받아서 교정해주면서 그에게 다음 발표할 사람을 지목하란다. 이런 식으로 해서 결국은 수업 시간 중에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발표를 했다. 이런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구나. 나름 신선한 방법이다. 그런데 교사가 참 대단한 것 같다. 학생의 글을 교정해주면서 한편으로는 발표자의 내용을 듣고 이런저런 추가 질문도 한다. 와!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다.



점심시간

친구들과 밥을 먹으면서 주말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주 토요일에는 학원 야외활동으로 밴쿠버 다운타운 인근의 그라우스 마운틴이라는 곳에 간다. L에게는 이번 주말이 밴쿠버에서의 마지막 주말이다. 이번 주 일요일에는 아무 계획이 없다길래 우리는 함께 다운타운 인근의 딥코브에 가기로 했다. 나는 전에 갔다왔지만 L은 처음이란다. 그러다가 어떤 친구가 나의 주먹밥 이야기를 또 꺼냈다. 언제 또 해줄거냐고 묻는다. 그런데 L이 이번에도 자기는 이 주먹밥 만드는 방법을 배워야겠다고 한다. 그래? 그러면 우리집에 놀러와, 가르쳐줄께 했더니 당장 오늘? 내일? 이런다. 서로 일정을 맞추어 보고는 이번주 목요일에 브라질 친구 L과 대만 친구 J가 우리집에 오기로 했다. 오늘 저녁에 기숙사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해야겠다. 본의아니게 타국에서 쿠킹 클래스를 열게 되었다. 

밥을 다 먹어가는데 오늘도 학원에서는 게임을 진행한단다. 자원자를 받는데 친구의 손에 이끌려 나도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 게임은 단어 혹은 단어구를 보고 제스쳐로 설명해서 맞추는 것이다. 두 팀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설명하는 사람은 계속 돌아가면서 하도록 시킨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다른 것으로 교체해주었다. 게임 자체가 영어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재밌게 공부하는 활동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 학원 정말 좋은 거 같다. 우리 팀이 압승했다. 상품으로 쿠폰을 받았다. 이번주 금요일까지 이 이벤트가 진행되는데 쿠폰을 많이 모으면 나중에 상품을 준단다. 오, 그래? 승부욕이 몹시 강한 한 친구가 아주 투지를 불태운다. 



회화 수업

오늘은 직업에 대한 퀴즈(작은 시험)를 보았다. 객관식은 비교적 쉬웠는데 주관식이 매우 어려웠다. 단어 스펠링이 너무 헛갈린다. 역시 스펠링이 문제다. 시험이 끝난 후 새로운 주제로 단어를 배웠다. 이번 주제는 travel 여행이다. 오! 여행! 여행은 나의 삶이다. 새로운 단어라지만 대부분 아는 단어다. passport, souvenir, luggage 등. 단어 공부가 끝난 후에는 여행에 대해 그룹 토의하는 활동을 했다. 투어 여행과 자유 여행 중 어느 것을 선호하는지, 호스텔과 호텔 중에는 어느 것이 좋은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당연히 자유 여행이 좋다. 친구들도 대부분 그렇단다. 호스텔은 대부분 이용해 본 적이 없단다. 아하! 그렇구나. 나는 옛날에는 많이 이용했지만 최근에는 반반이라고 했다. 호스텔은 확실히 가격은 저렴하지만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보충 수업

오늘 보충수업 시간에도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말 주제가 자주 겹친다. 교사 M은 밴쿠버섬에 대해 소개하면서 우리가 가볼 만한 곳, 교통 수단 등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특히 아주 유용한 정보도 있다. 올해 처음 등장한 Hullo라는 배가 있는데 나나이모라는 곳까지 간단다. 학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선착장이 있단다. 안그래도 가보고 싶었는데 잘 되었다. 밴쿠버섬과 우리가 있는 이곳 밴쿠버 다운타운 사이에는 100개 정도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단다. 한국의 다도해 같은 곳이다. 

다음은 여러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은 학생이 3명뿐이다. 그동안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이 졸업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그렇다. 콜롬비아 사람, 브라질 사람, 한국 사람. 이렇게 3명의 학생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재밌는 질문이 나왔다. 말, 코끼리, 낙타, 오토바이 혹은 다른 것을 타본 경험이 있는가? 다른 친구들은 말, 오토바이를 타 보았단다. 나는 말, 코끼리, 낙타를 타 보았다. 다들 놀란다. 교사 M이 아주 신기해하면서 어디서 타 보았냐고 물었다. 낙타는 인도에서 사막 야영할 때 타 보았다고 했더니 사막 야영이라는 말에 또 놀란다. 내가 좀 여행을 많이 한 편이지. 사막 야영은 텐트가 없이 담요를 깔고 침낭에서 자는 것인데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면서 잘 수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다들 신기해한다. 응. 나도 신기해.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다. 




모든 수업이 끝나고 도서관에 갔다. 숙제부터 하고 나서 복습해야 할 내용을 확인하고 몇 가지는 반복해서 보았다. 문법도 그렇고 읽기와 쓰기 수업도 복습이 필요하다. 단어를 외우지 못하니까 자주 보기라도 하자. 한참 집중해서 공부하니까 온몸이 쑤신다. 공부도 체력이 될 때 해야한다. 나이들면 더 많이 힘들다.

집에 오자마자 기숙사 친구들에게 목요일에 내 친구들이 요리를 배우러 우리 집에 방문해도 될지 양해를 부탁하는 메모를 썼다. 여러장 써서 각 방 앞에 붙여 놓았다. 일본 친구가 메모를 보더니 무슨 요리를 할 거냐고 묻는다. 주먹밥이라니까 자기도 안다고 한다. 내가 전에 만드는 것을 그녀는 몇 번 보았다. 다음번에는 그녀에게도 맛을 보라고 주어야겠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맛보라고 주고 싶은데 서양친구들에게는 무엇을 권하기가 좀 조심스럽다. 우리 기숙사에는 특정 음식에 알러지가 있는 친구도 있고 채식주의자도 있다. 그래서 서로 음식을 권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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