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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Mar 27. 2024

스쿨 액티비티

2023.09.16.토요일

오늘은 학원의 스쿨 액티비티로 인근의 그라우스 마운틴에 가는 날이다. 대부분 친해진 친구들과 영어로 떠들면서 다닐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그동안 스쿨 액티비티가 많이 있었지만 보충수업 시간과 겹쳐서 참여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토요일에 진행되어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더군다나 그라우스 마운틴의 곤돌라를 학원 단체 할인가격으로 20달러로 이용할 수 있다. 원래 정가는 70달러다.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9시에 학원 앞에서 인솔교사와 친구들을 만났다. 인솔교사는 2층 교무실 데스크를 지키는 직원인데 늘 점심시간 게임을 진행해서 친숙해진 사람이다. 오늘 이동은 대중교통으로 한단다. 10여명의 학생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참여자 중에는 점심을 같이 먹는 그룹의 친구들도 있고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도 있다. 물론 처음 보는 친구들도 있다. 자연스럽게 서로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친해졌다. 1시간 정도 수다를 떨다보니까 벌써 도착했다. 곤돌라는 엄청나게 큰데 올라가는 곳이 장난이 아니게 높다. 친구 중 한 명이 고소공포증이 있다면서 얼어 있다. 다들 손을 잡아주면서 다른 곳을 쳐다보라고 했다. 



곤돌라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 올라가니까 부엉이를 든 직원이 뭔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부엉이에 대한 것이겠지? 설명이 끝나고 나니까 같이 사진 찍고 싶은 사람들은 줄을 서란다. 평소 같으면 이런 것을 쳐다도 안보겠지만 인솔교사가 줄을 서면 자기가 사진을 찍어주겠단다. 다들 우루루 줄을 서서 나도 따라서 섰다. 여기서는 평소 안하던 별짓을 다 한다. 부엉이와 함께 사진을 찍고 나니까 이번에는 저쪽에서 쇼를 하니까 다 같이 가서 앉으라고 한다. 또 우루루 가서 앉았다. 수다도 떨고 사진도 찍고 즐겁게 기다리니까 쇼가 시작된다. 쇼는 한 명의 여자가 진행을 하고 두 명의 남자가 몇 가지 과제를 두고 겨루는 내용이다. 앉아 있는 좌석에 따라 관중을 블루마운틴과 그린마운틴으로 나누어 각각 응원하게 한다. 손발이 척척 맞는 그들의 연기에 다들 감탄도 하고 박수도 보낸다. 이따금 서양식 조크를 던지는데 그럭저럭 알아들어서 같이 웃을 수 있었다. 



쇼가 끝나고 나서는 맞은 편의 식당에 다 같이 가서 밥을 먹었다. 어떤 학생은 도시락을 싸왔고 일부는 거기서 햄버거를 사먹었다. 나는 샌드위치를 싸와서 친구들과 함께 먹었다. 밥을 먹고 나니까 이번에는 곰을 보러 간다. 울타리 안에 갇혀있는 곰을 보니까 좀 불쌍한 것 같다. 휘슬러에서 야생 곰을 본 경험담을 친구들에게 늘어 놓았다. 인솔 교사도 야생 곰은 본 적이 없단다. 

곰을 보고 나서 이번에는 리프트를 타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거기서 밴쿠버 시내가 다 내려다 보인다. 사진 찍기 딱 좋은 곳이다. 다들 신나서 사진을 찍었다. 인솔 교사가 이번에도 쭈욱 사진을 찍어준다. 참 좋은 사람이다. 고소 공포증이 있는 친구는 리프트에서 내내 소리를 질렀단다. 그래서 지금 진이 빠졌단다. 저런... 그래도 올라왔잖아. 잘 했어. 친구.




리프트를 타고 내려와서 교사는 더 놀다가 오고 싶은 사람은 더 놀고 내려가고 싶은 사람은 내려가도 된단다. 다들 이 정도 놀았으면 충분하다며 교사의 뒤를 쭈루룩 따라서 내려왔다. 곤돌라에는 사람이 아까 보다 더 많아졌다. 이거 안전하겠니? 곤돌라를 타고 내려와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한국 친구랑 옆에 앉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영어로 열심히 대화했다. 다른 외국인 친구들도 그렇고 한국 친구들도 그렇고 내가 이 나이에 여기 와서 영어 공부하는 것을 신기해한다. 후후후. 나도 내가 신기해.

친구들과 수다를 떠드느라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면서 인솔교사의 뒤를 따라서 버스에서 내렸다. 뭔가 새로운 곳이다. 씨버스(수상버스)를 탄단다. 야호! 다들 환호성을 지른다. 나는 여기 와서 씨버스가 있다는 말만 들었지 타보지는 못했다. 다른 친구들도 처음이란다. 다들 신났다. 굉장히 큰 페리에 의자가 어마무시하게 많다. 그야말로 버스다. 씨버스는 시내의 교통카드로도 이용할 수 있다. 그것도 신기하다. 씨버스를 타고 가는 짧은 시간에도 다들 수다를 떨다가 사진도 찍고 인스타그램을 서로 연결하고 난리다. 씨버스에서 내리니까 바로 지하철로 연결된다. 씨버스에서 내려서 다들 작별인사를 하고 각자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러 갔다. 여기에는 두 개의 노선이 있다. 사실 여기서 우리집은 걸어가도 되는데 그냥 친구들과 좀더 이야기를 나누느라 지하철을 탔다. 그래봤자 몇 정거장 안가서 나는 내렸다. 

집에 와서 간단하게 요리를 하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 했다. 오늘 하루 종일 영어로 많이 이야기를 나누어서 유익했고 경치가 좋은 곳을 돌아다녀서 좋았다. 그리고 친구들과의 수다도 즐거웠다앞으로도 스쿨 액티비티가 시간만 맞으면 자주 참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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