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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Apr 02. 2024

다양한 언어의 자극

2023.09.20.수요일

아침에 김밥을 싸서 우리 식구들에게 주었다. 이게 마지막 선물이 될 것 같다. 흐흑...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문법 수업

오늘은 보강 교사가 들어왔다. 그런데 우리에 대해 잘 파악하지 못해서 그런지 문법 이론 설명을 너무 천천히 오래 한다. 이번 단원의 내용은 지난번과 같은 비교급, 최상급인데 이번에는 부사를 가지고 만드는 것이다. 이미 형용사의 비교급, 최상급을 배웠으므로 차이가 나는 부분만 추가로 설명하면 되는데 보강 교사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풀지도 못하고 설명하다가 시간이 다 갔다. 윽... S가 벌써 그립다. 빨리 회의를 끝내고 왔으면 좋겠다. 



듣기 수업

새로운 단어도 어렵지만 역시 듣기 활동이 가장 어렵다. 오늘 들은 내용은 더욱 그런 것 같다. 내용 중에는 살짝 낚는 내용도 있다. 예를 들면 'If you read to, It`s history. If you hear it, It`s news. It`s like coffee to wake you up. It`s like GPS to guide you through. Thank you for making us your NO.1 listening choice.' 이게 무슨 광고일까? '이것을 읽으면 역사가 되고 들으면 뉴스가 된다. 커피처럼 당신을 깨우고 GPS처럼 길을 알려준다. NO1을 선택해서 고맙다.' 바로 라디오 채널 광고다. 이게 문구로 읽어도 헛갈리는데 이걸 들으니까 처음에는 파트너와 나는 카페광고인가, GPS 광고인가 싶었다. 쩝! 낚는 내용까지 있어서 이번 듣기는 아주 힘들었다. 게다가 내일은 단어 시험을 본단다. 참, 고맙다. 열심히 공부하게 해주어서...



읽기와 쓰기 수업

오늘은 교재에서 일반적인 서술문, 논지 서술문을 쓰는 연습을 했다. 가령 'In my opinion, the dog, because of the protection, companionship, and assistance it can offer, is the deal pet.(내 생각에는 개는 보호, 동료심, 조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좋은 애완동물이다.' 이런 논지의 주장이 있다면 여기서 세 가지의 설명이 나와서 뒷받침되어야 한단다.  개가 우리의 집이나 사람을 보호하는 것, 개를 통해 위안을 받고 함께 사는 것, 맹인을 돕거나 마약수사를 돕는 등의 활약에 대해 서술문을 쓰란다. 반대로 논지 서술문은 일반 진술이 주어져 있고 이것을 핵심만 골라서 논지문을 쓰란다. 쓰다가 발표하다가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끝까지 다 완성하지 못했다. 나머지는 숙제란다.




점심시간

밥을 다 먹고 나서 숙제를 하려는데 대만 친구 J가 여행다녀온 곳 중에서 어디가 제일 좋았냐고 묻는다.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 얘기를 하니까 사진을 보여달란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시간이 다 지나갔다. 그녀가 너무 열심히 듣고 질문도 많이 해서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덕분에 영어를 열심히 사용하긴 했다.




회화 수업

어제에 이어서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나누었다. 일반 상식으로 나라에 대한 퀴즈도 풀었다. 전 세계의 인구는 약 7.2billion 정도 된단다. 음... 70억명이 넘는다는데 지금 검색해보니까 현재는 80억명이 넘는단다. 실감이 나지 않는 숫자다. 가장 큰 대륙은 아시아, UN이 위치한 나라는 미국, 전 세계의 언어는 6,000개 정도 된단다. 세계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도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이 많다.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상식이 풍부해지고 있다. 




보충 수업

지난번 문법 보충에 배웠던 조건문에 대해 실습을 했다. 연달아 말하기를 했는데 교사 M이 칠판에 'If I have time, I will call you.'(시간이 난다면 너에게 전화할 것이다.)라고 썼다. 그리고 나에게 이어서 말하란다. 'If I call you, you will eat delicious food.'라고 말했다. 내 옆 친구는 'If I eat delicious food, I will be happy.'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이어서 말하는데 배가 점점 산으로 갔다. 행복해지면 술을 마시겠다. 술을 마시면 맥주를 추가로 먹겠다. 맥주를 마시면 알콜 중독이 될 것이다. 알콜 중독이 되면 병원에 갈 것이다. 병원에 가면 슬퍼질 것이다. 슬프면 눈물이 날 것이다. 눈물이 나면 휴지가 필요할 것이다....까지 갔다. 아니, 나는 맛있는 음식을 주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된거야? 다들 엄청 웃었다.

지난번 배운 것이 First conditional 첫번째 조건문이라면 이번에는 second conditional 두번째 조건문을 배웠다. 이번 내용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내용을 상상하는 것이다. If I won the lottery, I would buy a big house. 내가 복권에 당첨되었다면 큰 집을 샀을 것이다. 이런 것이다. 조건문은 단순과거형을 사용하고 그 다음 문장에서는 would를 사용한다. 주의할 점은 조건문의 be 동사는 모두 were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If I were president, I woul fix many law. 내가 대통령이라면 많은 법을 고쳤을 것이다. 아, 그런데 이 문장은 잘못되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삼권(입법, 사법, 행정)이 분리되어 있으므로 대통령은 법을 고칠 수 없다.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독재국가가 되어 대통령과 그 일당이 초법적으로 모든 것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있다. 분노가 치민다. 윽! 영어 조건문 공부하다가 갑자기 열받는 현실이 떠올랐다. 아! 화난다.



오늘도 도서관에 가서 내일 듣기 수업 시간에 단어시험 보는 것도 열심히 외웠다. 지난번에는 설마 스펠링을 쓰는 시험이 아니겠지 했다가 허걱하고 놀란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스펠링을 써 가면서 공부했다. 그러다가 밋업 모임에 갈 시간이 되어 도서관에서 나왔다. 한국어 영어 언어 교환 모임이다. 벌써 10번 정도 참여한 모임이라 많이 익숙하다. 그럭저럭 말도 많이 알아듣고 내가 할 말도 문장 단위로 차분히 말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한국사람이 한 명도 없는 자리에 앉기도 했는데 침착하게 잘 대화했다.

대화 중에 내가 외국 사람들에게 왜 한국에 관심이 생겼냐고 물었다. 어떤 사람은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흥미가 생겼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동양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 재밌다고 한다. 대체로 여기 사람들은 남의 나라 말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사업을 하거나 시험을 본다는 목적이 아니라 그냥 호기심 때문에 한국어나 일본어, 스페인어 등을 배운다. 문득 생각이 났다. 내가 가르치던 한국의 고등학생들은 언어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다. (참고로 나는 지난 30년간 국어교사였다.) 우리 학생들은 대체로 외국어는 물론 국어를 배우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다시 물었다. 왜 우리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언어를 배우는 것을 안좋아할까? 그랬더니 그들은 잠시 생각해보더니 한국 학생들은 대부분 한국사람들만 만나고 한국어로만 대화를 하니까 그런거 아닐까 한다. 여기 밴쿠버는 아주 다양한 다민족사회, 다언어사회다. 길거리만 걸어도 최소한 3개이상의 언어가 귀에 들린다. 그러니까 더 자극되고 호기심이 생긴다고 한다. 어떤 필리핀 사람이 자기도 자기네 나라에서 살 때는 언어에 호기심이 없었는데 여기에 와서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는 것에 흥미가 생겼다고 한다. 나름 일리가 있는 의견들이다. 그래. 자극. 다양한 언어의 자극이 언어에 대한 호기심을 끌어낼 수도 있겠다. 오늘도 이 모임에서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좋은 자극도 많이 받았다. 신난다. 이번주부터는 이 언어교환 모임의 토요일 만남에도 나갈 수 있다. 그동안 토요일에는 보드게임 모임이 있었는데 그 모임이 금요일로 옮겨갔다. 좋아. 토요일에도 참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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