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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Apr 09. 2024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자

2023.09.23.토요일

토요일이라 늦잠을 자도 되는 날이다. 하지만 알람없이 눈을 떠도 결국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게 된다. 느그적거리면서 일어나서 나와보니까 우리 식구들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은 시간이 있는 듯하여 얼른 김치볶음밥을 만들고 그 위에 오믈렛을 올려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비행기 타기 전에 잘 먹여서 보내고 싶었다. 그들은 안그래도 아침거리가 없어서 팀홀튼에 가서 간단한 먹거리를 사오려고 했단다. 타이밍이 잘 맞아서 다행이다.


공항으로 떠나는 식구들을 마지막으로 배웅하고 나서 대청소를 했다. 마음이 심란할 때는 청소만한 것이 없지. 청소를 하고 나서 도서관에 가서 공부할까 하다가 그냥 집에서 공부를 했다. 날씨가 마음처럼 심란하다. 비가 추적추적내린다. 나는 오늘 문법 레벨 테스트를 대비해서 공부를 할 예정이다. 학원의 교재에서 제공하는 문법 공부 사이트에 들어가서 연습문제를 많이 풀어볼 생각이다. 그렇다면 도서관보다는 집의 노트북이 낫다. 도서관에서는 로그인 기록을 남기기 싫어서 가급적 기본 검색만 한다. 그렇게 열나게 문법 공부를 했다. 교재 전체가 시험범위라서 예전에 배운 것까지 쭈욱 훑었다. 하지만 분량이 너무 많아서 다 보지는 못했다.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서 밋업의 한국어 영어 언어교환 모임에 나갈 시간이다. 그동안 매주 수요일에 나갔던 모임인데 그들은 수요일(작은 언어 교환), 토요일(큰 언어 교환) 모임을 가지고 있다. 이제 많은 사람들과 친해져서 어느 자리에 가서도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게다가 토요일 모임은 우리 집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는 카페에서 진행된다. 비가 오지만 씩씩하게 걸어갔다. 

좀 일찍 도착했는데 벌써 사람들이 제법 많이 와 있다. 나중에 보니까 카페가 가득 찼다. 자리가 없어서 일부는 스탠딩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늘은 거의 50명이 넘게 모인 것 같다. 한국사람이 절반 정도 되는데 그 중에 또 절반 정도는 캐나다에서 최소한 1년이상 거주한 사람들이다. 일부는 캐나다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처음 참여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한국사람들이 많아서 영어 연습이 잘 될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는 한국사람들끼리 그룹이 되어도 영어를 사용한다. 참여자들 중 많은 한국인들이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고 있는 유학생이나 시민권자들이라 영어를 잘한다. 그리고 나같은 영어 연습이 절실한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오늘도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주제는 주로 자기소개, 캐나다에 와서 어디 가봤는지, 여행 경험 등이다. 그러고 보니까 주제가 늘 반복되는 것 같다. 어떤 외국인(그는 한국말도 잘한다)이 이런 모임에서 너무 반복되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 영어가 잘 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제를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노력해야 영어 연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해 주었다. 맞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대화 주제를 좀더 다양하게 가지고 있어야겠다. 그래. 다음번 모임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생각해오자.


집에 오니까 내 옆방의 미국 친구 M이 요리를 하고 있다. 그녀는 전에 자신의 엄마 레시피대로 닭고기 요리를 하고 싶은데 이곳에서 구하지 못하는 치즈가 있다고 했었다. 어제 그 치즈를 구했다면서 오늘은 요리를 위한 쿠커까지 사들고 왔다. 그 요리는 거의 5시간 정도 약한 불에 뭉근하게 끓여야해서 슬로우쿠커가 필요하단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요리를 시작할 건데 오늘 저녁부터 시작해서 내일 아침이면 먹을 수 있을 거란다. 그래? 내일 좀 얻어먹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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