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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Apr 24. 2024

집에서 뒹굴뒹굴

2023.10.02.월요일

오늘은 월요일이지만 공휴일이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이다. 집에서 뒹굴거리기 딱 좋은 날이다. 어제까지 빡쎄게 돌아다녔고 오늘은 집에서 쉬기로 했다.

아침에는 좀 느즈막히 일어났다. 느긋한 오전을 즐기면서 그동안의 일기를 다시 읽어보았다. 문득 내가 한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멋진 경치 앞에서 스케치를 몇 가지 해두었지만 완성하지는 못한 그림이 너무 많다. 그래서 오랜만에 스케치북을 꺼내서 즐겁게 그림을 그리고 놀았다. 어떤 것은 거의 완성 단계에서 멈추었고 어떤 것은 밑그림만 그려두었다. 그리고 멋진 경치를 놓치고 안그린 것도 있어서 그것도 찾아 그렸다. 한참 작업을 하고 나니까 손이 아파서 더는 못하겠다. 아직 8월의 그림까지만 그렸고 9월은 시작도 못했다. 곧 우기가 시작되면 집에서 뒹굴거릴 날이 많을테니까 그때 짬짬이 그려야겠다. 오늘의 그림은 여기까지.




거실로 나오니까 미국 친구가 휴대폰으로 유투브를 보고 있다. 그녀가 즐겨보는 유투브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팬픽(유명인의 팬들이 만들어낸 허구)을 기반으로 한 글이나 영상을 즐겨본단다. 뭐 이것저것 자기가 즐겨보는 내용을 이야기하는데 내가 잘 모르는 내용들이다. 역시 젊은이들의 문화는 나에게는 어렵다. 

짧은 수다를 마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12월에 하게 될 쿠바 여행 정보를 검색했다. 안그래도 경제 상황이 어려운 쿠바는 화폐 개혁과 펜데믹 상황이 맞물려서 더욱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래도 여행자 화폐와 지역 화폐가 통합되어서 그건 헛갈리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인터넷도 전보다는 상황이 나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안개속에 가려져 있는 것 같다. 화폐 통합으로 인해 물가가 너무 치솟아서 지금 쿠바 여행은 우리나라 여행 경비만큼 때로는 그보다 더 든다고 한다. 인터넷도 지역에 따라서는 아예 먹통인 곳도 있다니까 지도를 가지고 다니거나 오프라인맵을 깔고 가야 한다. 가고자 하는 동선, 지역의 숙소, 교통 수단 등 어느 것도 쉬운 것이 없다. 원래 자유여행자라서 이런저런 어려움은 각오하고 있지만 이번 준비는 더 어려운 것 같다. 인도나 중국 여행만큼이나 긴장된다.


쿠바 여행 검색을 하고 나서 오랜만에 게임도 좀 즐겼다. 마인크래프트를 신나게 즐기다가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서 거실로 나왔다. 일본 친구 A가 이번 연휴 기간에 미국 LA에 놀러갔다가 막 돌아왔다. 그녀와 반갑게 인사하고 있는데 이번에 새로 이사온 일본 친구 K가 나와서 함께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으려니까 미국 친구도 방에서 나와서 합류했다. K는 여기서 대학에 다니고 있단다. 그녀는 나와 A가 SSLC에 다닌다고 하니까 반가워하면서 자기도 작년에 SSLC에 다녔단다. 오! 우리 선배네. 교사들 몇 명을 이야기 하니까 알고 있다. A에게 LA 여행에 대해 이야기해보라고 하니까 신나서 이야기를 한다. 그녀의 버킷 리스트가 디즈니랜드에 가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소원성취했단다. 그러면서 거기 줄을 서는 것이 일본의 디즈니랜드보다 더 짧았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거의 2시간 줄을 서야 하지만 LA에서는 한시간 정도 줄을 섰단다. 그나마 비교적 짧은 것인가? 덕분에 비교급으로 이야기하는 연습이 엄청 되었다. 그밖에 학원의 시간표 얘기, 누가 기숙사에서 제일 먼저 출발하는지 등에 대해 좀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쩌다보니까 꽤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밤이 너무 늦어서 대화를 종료했다. 덕분에 오늘의 영어 연습을 아주아주 잘 했다. 하하.


모처럼 집에서 하루 종일 있으니까 몸은 편하지만 좀이 쑤신다. 나는 역시 싸돌아다녀야해.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한달! 새로운 클래스! 새로운 교사! 새로운 친구들! 부디 영어공부가 잘 되기를, 또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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