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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Apr 25. 2024

과제 종합선물세트

2023.10.03.화요일

오늘부터 문법 수업과 듣기 수업은 기존에 듣던 건물인 A동이 아닌 그 옆 건물인 B동의 2층에서 듣는다. 그리고 나서 A동으로 이동해서 나머지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는다. 그나마 1번만 이동해서 다행이다. 왔다갔다하는 거였으면 바꿔달라고 할뻔했다. 


문법 수업

드디어 문법 레벨4 수업을 들었다. 처음 보는 교사인데 발음은 비교적 또박또박하다. 속도는 빠를 때도 있고 알아들을만할 때도 있다. 그녀는 우선 이번 달의 시험 일정부터 안내했다. 10일, 16일에 작은 퀴즈. 23일에 레벨 테스트란다. 그리고 처음 배울 단원은 그동안 배웠던 시제들에 대해 좀더 깊이 들어가보는 내용이다. 우선 오늘은 복습이라서 내가 대체로 아는 내용들이다. simple present와 present progressive의 쓰임새, 같이 사용될 때의 의미 차이 등은 열심히 공부했던 것이라 제법 알아들었다. 하지만 연습문제로 들어가서 점차 문장 구조가 복잡해지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니까 중간부터 헛갈린다. 나중에 복습해야겠다.

같이 수업 듣는 학생들 중에는 전에 나와 같이 수업을 들었거나 지금도 같이 수업을 듣고 있는 친구들이 몇 명 보인다. 반갑다. 하지만 나머지 친구들은 다 모르는 사람들이다. 서로 낯설어하는 중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거의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그나마 대만친구 J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녀는 이따가 점심 때 문법 복습을 같이 하자고 한다. 응. 나도 바라는 바다.



듣기 수업

듣기 수업도 레벨 3으로 업했다. 처음 보는 교사다. 그녀의 말도 대체로는 알아듣겠지만 중간중간 놓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금요일에 2분짜리 발표를 해야 한단다. 주제는 이번 단원 토픽인 교통수단에 대한 것이다. 그래. 뭐, 2분정도는 가볍게 발표해주지. 후.후.후.

교재에서 듣기 활동을 하는데 정교한 부분은 여전히 잘 안들린다. 이제는 최소한 주제가 뭐고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정보는 단어가 어려워서 놓친다. 이 교사는 이번 주는 3번씩 들려줄 것이지만 다음주부터는 2번씩만 들려줄 거란다. 이제는 레벨 업을 했으니까 그 정도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단다. 윽! 안되겠다. 듣기 방송을 다운받을 수 있는 사이트에 가입해두었으므로 예습과 복습을 해야겠다. 

단어 매칭시키는 문제도 풀었는데 단어 수준은 레벨 업 치고는 아주 많이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은근히 아는 단어가 더 헛갈린다. 어설프게 알아서 더 그렇다. 명료하게 알도록 예시문을 좀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문장의 맥락 파악 연습도 해야한다.




작문 수업

이 수업은 레벨은 그대로이지만 교사가 바뀐다고 들었다. 새로 온 교사 A는 전에 내가 마음에 들어했던 보강교사였다. 아마 그는 이제 정규교사가 되었나보다. 그래서 무척 기대하고 있었는데 첫날부터 보강교사가 들어왔다. 교사 A는 대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그곳과의 스케쥴 조절이 안되었나보다. 어쨌든 이번주는 내내 보강교사가 들어온단다. 보강교사는 새로운 단원을 시작하면서 주간 과제부터 안내를 해주었다. 5가지 주제 중에서 하나씩 선택해서 금요일에 제출하란다. 한달 동안 4번 제출하게 된다. 매주 숙제라니... 이번 단원의 주제는 표절이다. 최근 들어 인터넷을 이용한 표절 과제가 너무 많이 제출되어서 심각한 문제라고 한다. 그것에 대한 여러 상황을 제시하고 그것에 대해 작문을 하란다. 

새로운 단원의 본문을 배우기에 앞서 단어공부부터 했다. 역시 모르는 단어 투성이다. 단어 공부를 열나게 해야겠다. 주로 품사 문제를 많이 틀리니까 특히 품사를 집중적으로 봐야겠다. 내일까지 본문을 읽어오란다. 

그런데 이 수업은 앞으로 좋은 자리 확보가 어렵겠다. 앞 수업을 B동에서 듣기 때문에 부랴부랴 건물을 건너서 오면 자리가 안좋은 곳만 남는다. 교실 구조가 독특해서 교사를 등지고 앉아야 하는 자리만 남아 있다. 책상 위치를 바꾸어달라고 요청해볼까도 싶지만 공간이 너무 좁아서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



점심시간

점심을 먹고 나서 대만친구 J와 함께 문법 복습을 열심히 했다. 그녀는 한문장, 한문장 짚으면서 왜 그런지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나는 아는 것은 대강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녀는 아주아주 꼼꼼한 성격이다. 덕분에 단어도 더 익히고 복습도 확실하게 되어서 좋다. 그녀는 잘 모르는 단어를 영영 사전에서 찾아서 발음도 확인하고 영어 설명도 들려주었다. J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구나. 잘 되었다. 레벨 업해서 걱정이 되었는데 이 친구 덕분에 복습하면서 잘 적응할 수 있겠다. 




회화 수업

이 수업도 레벨 3으로 업 되었다. 그리고 나의 많은 친구들이 극찬하던 교사 N와 드디어 만났다. 그녀는 나의 보충수업 교사 M과 절친이란다. 유유상종이라고 했지? 좋은 사람들끼리는 서로 친하다. 그녀는 듣던대로 아주 유쾌하고 친절한 교사다. 

첫날이라 서로 자기소개를 했다. 그리고 이번 주에 우리가 할 활동은 친구 소개란다. 이제부터 그룹을 지어줄 것인데 그룹 내에서 친구를 한 명 정해서 그 친구와 인터뷰를 하고 나서 친구 소개 프리젠테이션을 금요일에 하란다. 아이고, 듣기 수업과 회화 수업이 모두 금요일 프리젠테이션이 있다. 작문 수업을 금요일에 과제를 제출한다. 에헤라디여, 바쁘겠구나.

나와 같은 그룹이 된 친구는 한국친구 D, 칠레친구 A다. 한국친구는 곧 휴가를 내고 여행을 가기 때문에 인터뷰에서 제외하고 칠레친구 A와 내가 서로를 소개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칠레친구가 아주 대단한 친구다. 이제 겨우 16살인데 세계적인 글쓰기 플랫폼인 'Wattpad'에 소설을 올려서 이미 인기를 많이 끌고 있단다. 물론 자기나라말로 쓴 글이다. 칠레는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어쨌든 이미 소설 3편을 올린 베테랑이란다. 그리고 시를 쓰는 것도 좋아한단다. 와! 아주 제대로 친구를 잘 만났다. 그런데 Wattpadd에 올린 소설 제목을 알려달라니까 그건 비밀이란다. 조만간에 내가 찾아볼까? 어쨌든 명랑하면서도 자분자분하게 말하는데 아주 흥미로운 친구다. 앞으로 이 친구를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해봐야겠다. 




보충 수업

모든 수업이 바뀌었지만 바뀌지 않은 수업이 있다. 바로 보충수업이다. 교사 M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녀는 오늘 주제가 추수감사절이라면서 한국의 추석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의 추석이 어떤지 친구들에게 소개해달란다. 나는 가족들이 다 함께 모이고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그런데 차례를 지내는 것은 설명하기 힘들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특별한 음식을 놓고 절하는 행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보름달을 보고 소원도 빈다고 했다. 교사는 각국의 학생들에게 추수감사절과 같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의외로 브라질, 멕시코, 모로코, 일본 학생들 모두 그런 명절이 없단다. 다른 나라에는 이런 명절이 없다는 것이 좀 신기하게 느껴졌다.

추수감사절에 관련해서 칠면조 요리, 크린베리소스, 가을 추수 등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캐나다 국기의 단풍잎을 그리고 거기에 각자 감사한 일에 대해 쓰는 활동을 했다. I`m grateful for my life and familiy. 나의 삶과 가족에 감사하다고 썼다. 




오늘은 도서관에 가지 않고 바로 집으로 왔다. 아침에 나의 한국 친구 E가 집에서 담근 깍두기와 깻잎 반찬을 주었기 때문이다. E는 한국에서 보내준 고춧가루와 액젓 등으로 만든 반찬을 자취생인 나에게 선물해주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이들을 얼릉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나는 신나게 집으로 와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맛있는 냄새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완전 꿀맛이다. 




맛나게 밥을 먹고 그 힘으로 또 신나게 공부를 했다. 야호!숙제가 한 가득이다. 무슨 종합선물세트같다. 1개의 쓰기 과제, 2개의 발표 과제, 그리고 내일까지 풀어야 하는 연습문제 숙제, 복습해야 할 수많은 것들이 있다. 급한 숙제부터 하고 나서 복습을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이번 주는 금요일에 숙제를 내거나 발표를 하려면 목요일까지 완성해야 한다. 오늘은 화요일. 따라서 준비할 시간은 3일뿐이다. 내일은 밋업 영어회화 모임이 있으니까 오늘과 목요일에 모두 완성해야 한다.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겠다. 그래서 작문의 주간 과제부터 썼다. 작문은 내가 좀 자신이 있으니까... 

휴우~! 이렇게 다시 시작하는 첫날이 끝났다. 많이 긴장했던 것에 비하면 아주 잘 지낸 하루다. 그 사이 친구들도 많아졌고 교사의 말도 이제는 어느 정도 들리니까 수월하게 적응했다. 오후에 복도에서 교사 S와 마주쳤다. 그는 나에게 레벨 4에서 잘 지내냐고 물어서 엄지척 해주었다. 나 이제 잘 적응하고 있어. 그는 아주 기뻐하면서 응원해주었다. 그래. 힘내서 내일은 더 즐겁게 수업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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