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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May 18. 2024

팬픽부터 유투브까지

2023.10.15.일요일

오늘은 즐거운 일요일. 늦잠을 자고 싶은데 왜 일찌감치 눈이 떠지는 걸까? 새벽에 깨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다가 그냥 일어나서 쿠바 여행 검색을 했다. 이제 6주가 남았다. 슬슬 예약에 발동을 걸어야 할 때다. 자유롭게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여행도 가능하다. 하지만 거기가 워낙 인터넷이 안좋다고 해서 고민 끝에 미리 동선을 짜서 준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시외버스표를 여기서 미리 예약할 수 있고 숙소도 다양한 경로로 예약할 수 있다. 미리 이런 준비를 해서 가면 환전을 많이 하지 않고 다닐 수 있고 삐끼들이 달려들어도 개의치 않고 다닐 수 있다. 다만 요즘 거기 경제상황이 많이 안좋아서 시외버스가 가끔 예정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좀 걱정이긴 하다. 그렇게 되면 대체 교통편도 알아두어야겠다.

이런 저런 검색과 예약을 하고 나니 시간이 후딱 갔다. 청소를 한바탕 하고는 도서관으로 출발했다. 도서관은 일요일에는 11시에 문을 연다. 10시50분쯤 도착하니까 입구에 사람들이 한가득이다. 여기 도서관은 늘 사람이 많다. 시간이 되어 도서관에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꼭대기 9층으로 올라갔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옥상 정원이 있는데 전망이 근사하다. 이 도서관에 4달정도 다니면서 항상 2층이나 3층에서만 공부했는데 오늘은 고층에서 공부해보련다. 여기저기 구경하고 나서 7층에 자리를 잡고 공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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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작문 과제부터 했다. 작문 교사가 체계적으로 가르쳐서 좋긴 한데 숙제가 너무 많다. 매주 제출해야 하는 작문 과제도 있는데 거기에다가 그날그날 뭔가를 많이 써야 하는 숙제가 많다. 작문 과제를 한 후에는 듣기 수업의 교재에서 새로 배운 단어들을 예시문과 함께 눈에 익히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암기는 안된다. 익숙해지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몇번 본 단어들은 대뜸 의미가 머리속에 떠오른다. 그래 친숙해지는게 최고의 방법이다.

집으로 오는 길에 장을 보고 있는데 대만친구 J에게서 연락이 왔다. 우리집에 와서 같이 문법 복습을 하다가 미국친구랑 영어회화 모임을 이어서 하자고 한다. 그러자고 했다. 집에 와서 장을 본 것을 정리하고 나니까 J가 왔다. 우리는 문법 기초를 훑어보다가 서로 숙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우리 인기척에 미국친구 M이 자기 방에서 나왔다. 그녀에게 낮잠을 잤냐고 물었더니 휴대폰으로 소설을 읽다가 잠들었단다. 어떤 종류의 소설인지를 이야기 나누면서부터 우리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Fan Fiction에서부터 시작해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거쳐 유튜브의 영어 리딩 채널까지 대화가 다채롭게 이어졌다.

국적이 다르고 연령대가 다양한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화는 어디서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내 생각에 서로의 관심사에 귀를 기울여주는 마음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다들 너무 좋은 친구들이다. 나도 열심히 그들의 관심 분야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메모도 했다.


문법 공부는 뒷전으로 미루어두고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문법 공부는 나중에 도서관에서 해도 된다. 지금은 원어민 친구와의 대화가 중요하다. M은 우리가 영어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 것을 열심히 말해주었다. 우리가 수다를 떠는 중간에 앞집의 친구들도 합류했다. 그렇게 해서 두시간 넘게 영어로 떠들었더니 다들 지쳤다.

친구들이 집으로 가고 나서 요리를 하고 도시락을 준비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한주를 또 열심히 달려보자. 부디 문법 설명은 실시간으로 따라잡을 수 있고 작문은 숙제가 좀 적어지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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