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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May 25. 2024

미래에 대한 계획

2023.10.18.수요일

문법 수업

오늘 교사들 미팅이 있어서 보강교사가 들어왔다. 미래 시제와 non-action 동사에 대한 연습 문제를 풀었다. 그리고 자신의 내년 계획을 미래 완료 시제로 표현하는 작문을 했다. By the end of next year (내년 한 해가 끝날 때) 어떤 것을 완료할 것인지, 어떤 것은 완료하지 못할(안할) 것인지를 써 보란다. I will have visited Maxico and meet my friend. I won`t have finished travel in the world. 나는 멕시코에 가서 친구를 만날 것이다. 나는 세계 여행을 마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언제 멕시코에 가서 내 친구 R을 만나게 될까? 나도 궁금하다.



듣기 수업

카메라의 보관과 커피 머신의 조작법에 대한 방송을 듣고 문제를 풀었는데 이번에도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반타작의 연속이다. 그래도 두 번만 듣고 푸는 것치고는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금씩 맞추는 문제의 비율이 높아져야 하는 거 아닐까? 이 상태에 안주하지 말자.  



읽기 쓰기 수업

드디어 새로운 스토리를 시작했다. 이미 다른 반은 이 부분을 다 배우고 연습문제를 풀고 있는데 우리 반만 시작조차 하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었다. 교사 A는 이번에 새로 왔기 때문에 시험범위와 문제 유형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일단 내용을 파악했고 내일은 단어를 배운단다. 그래. 다행이다. 



심시간

점심을 먹고 나서 대만 친구 J와 함께 문법 복습을 하는데 그녀가 유독 피곤해한다. J는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잤단다. 이유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 때문이란다. 원래 계획은 여기서 6개월 영어공부하고 6개월은 일하고 나서 대만으로 돌아가서 유치원 영어교사를 하려고 했단다. 그런데 요즘 대만에서 일자리를 구하기도 힘들고 월급도 너무 적단다. 어떤 친구가 여기 캐나다에 정착하려고 여러 경로를 거쳐서 조금만 더 있으면 시민권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단다. 자신도 여기에서 사는게 어떤지 고민이 된단다. 하지만 자신은 가족의 도움 없이 자신이 번 돈으로 여기에 와서 공부하고 있고 앞으로도 자신의 힘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단다. 그래. 밤새 고민할 만하네. 내가 이쪽 분야로 아는게 없어서 뭐 딱히 도움을 줄 만한 정보가 없어서 그저 힘내라고만 했다. 



회화 수업

오늘 교사들 미팅이 있어서 여기도 보강교사가 들어왔다. 어제 교사가 말한 그 새로운 시도에 대한 대대적인 회의를 하고 있겠지. 부디 잘 되기를 바란다. 내가 여기를 떠나기 전에 변화가 시작될 수도 있겠다. 나도 새로운 교육과정을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 

그룹으로 여행 계획을 발표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우리는 교통편과 호텔을 결정하고 가볼 곳과 맛집의 리스트를 작성했다. 놀러갈 곳의 순서만 정하면 된다. 그것은 내일마저 하기로 했다. 비교적 가까운 곳이라 셔틀버스를 타기 때문에 교통비가 저렴하게 들고 호텔도 저렴한 곳을 찾았다. 남은 경비로 맛난 것을 먹고 신나는 경험을 하기로 했다. 우리의 여행 컨셉은 놀고 먹는 여행이다.



보충수업

오늘도 보강교사가 들어왔다. 원래는 수요일이라 문법을 해야 하는데 이 교사가 잘 몰라서 회화 수업으로 진행을 했다. 오늘의 주제는 문화에 대한 것이다. 어제 보충수업이 끝날 때 교사가 학생들에게 어떤 주제가 좋겠냐고 물어서 학생들은 여행, 영화, 음식, 문화 등을 제시했다. 그 중에서 문화를 주제로 선택한 것이다. 문화의 의미는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데 우선 매너 혹은 태도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윗사람이 들어오면 일어나서 맞이한다든지, 나이든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한다든지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오늘 함께 수업을 듣는 학생들 중에서 레벨이 조금 낮은 친구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 교사가 그들의 수준을 파악하지 못하고 진행을 해서 그들이 소외되는 것 같았다. 원래 교사 M은 학생들을 다 파악하고 있어서 수준에 맞게 진행을 해왔다. 그 친구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서 안되겠다 싶어서 나는 교사에게 조금만 천천히 말해달라고 했다. 교사가 자신의 속도가 빠르냐고 묻고는 좀 천천히 그리고 문장을 쉽게 바꾸어서 말을 했다. 덕분에 다른 친구들도 조금은 대답도 하고 대화에 참여할 수 있었다. 

교사는 끝날 때 내일 대화할 주제를 같이 의논해서 정하자고 했다. 그러면 자신이 자료를 준비하겠단다. 학생들은 여행, 음식, 문화, 영화, 사랑, 친구, 취미 등을 제시했다. 그 중에서 친구와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수업이 다 끝나고 나서 교사가 나에게 자신의 말이 너무 빨랐냐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여기 학생들 중에 회화수업 레벨이 1, 2인 친구들이 있어서 조금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나도 가끔은 교사의 말 중에 이해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그는 나에게 알려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보충수업이 끝나고 나오니까 대만친구 J가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다른 보충 수업을 들었단다. 우리는 함께 도서관에 가서 한시간 동안 열나게 숙제를 했다. 이제는 그녀가 나의 베프다. 그러고 보니까 처음에는 멕시코 친구 R이, 그 다음은 브라질 친구 L이, 이제는 대만 친구 J가 나의 베프가 되었다. 자꾸 베프가 바뀐다. 숙제를 마치고 그녀는 장을 봐서 집에 가고 나는 밋업 한영 영어교환 모임에 갔다.  



모임에 가서 2시간 동안 신나게 떠들었다. 처음 이 모임에 나와서 2시간을 떠들고 나서 모든 기운이 다 빠진 상태에서 집에 갔었다. 그런데 이제는 2시간쯤은 너끈히 떠들 수 있다. 많이 친해진 친구들과는 더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친구들과도 신선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오늘은 유독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과 같은 그룹이 자주 되었다. 대화의 주제는 늘 그렇듯이 여행, 캐나다 생활, 언어 공부, 문화 차이 등이다. 

요즘 부쩍 친해진 프랑스 친구가 있는데 그녀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요즘 이것저것 생각 중이란다. 오늘따라 미래를 생각하는 친구가 많군. 다만 이 프랑스 친구는 여러 나라들을 다니면서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그 일정을 생각해보는 중이란다. 직업과 정착을 고민하는 대만 친구와는 좀 다른 상황이다. 이곳 밴쿠버에서 만난 친구들은 대부분 젊거나 혹은 어려서 앞으로의 삶에 대해 여러가지 계획과 고민을 가지고 있다. 나는? 물론 나도 여러가지 계획과 고민을 가지고 있다. 젊은이들과는 약간 다른 종류지만 나도 내 나이에서 생각할 수 있는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 인간은 과거, 현재, 미래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닐까?



집에 와서 씻고 나오는데 주방에 뭔가 익숙한 형태의 것이 있다. 바로 김치다. 미국친구 M이 어느 마트에서 이것을 발견하고는 사왔단다. 같이 나누어 먹자고 한다. 나야 좋지. 그런데 이거는 매운데 먹어봤냐니까 맛을 좀 봤단다. 자기는 스프에 넣어볼 생각이란다. 후후. 그래. 그럼 나는 김치 볶음밥을 해보도록 하지. 이 친구에게서 많은 것을 받게 된다. 조만간에 이 친구가 좋아하는 딸기를 사와서 같이 나눠 먹어야겠다. 새로 이사온 멕시코 친구가 들어와서 함께 잠시 주방에 서서 수다를 떨다가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우리 집이 참 좋다. 영어 공부에 최적화된 환경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환경이다. 나이와 국적을 초월한 친구! 어쩌면 나의 미래는 이러한 친구들을 사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닐까? 나이가 들어도 미래에 대한 계획은 세울 수 있다. 어쩌면 인간이기에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도 모르면서도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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