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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Aug 28. 2023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2

2023.07.01.토요일

밤새 깊은 잠을 못자고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7시가 되기 좀 전에 깼다. 알람을 7시에 맞추어 두었지만 그 전에 일어나 버렸다. 같은 방의 사람들은 대부분 아직 꿈나라다. 조심조심 내려와 간단히 씻고 호텔조식을 먹으러 갔다. 아메리칸식 조식이 있다고 했다. 가보니 정말 아메리칸식이다. 대여섯가지 종류의 빵, 다양한 잼들과 버터, 빵을 구울 수 있는 토스터기, 전자레인지, 우유와 주스, 시리얼 종류 세 가지, 커피, 와플 재료 등이 있다. 각자 알아서 먹는 것인데 주방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어서 재료를 사와서 해먹어도 되는 시스템이다. 간단하게 시리얼과 빵 등을 먹고 방으로 와서 나갈 준비를 했다. 


오늘의 일정은 오전은 밴프 곤돌라, 오후는 루이스 호수다. 어제 밤에 모레인 호수로 가는 셔틀을 예약하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이제 남은 방법은 현장에서 줄을 서서라도 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밴프 곤돌라를 예약하면 로밍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무료 셔틀과 로밍버스 모두 30분에 한 대씩 있다. 무료 셔틀보다 로밍버스가 숙소에서 더 가까워서 시간 맞춰서 로밍버스를 타러 나왔다. 드디어 고프로를 활용할 수 있다. 아직 영상 편집을 하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 버스는 정확한 시간에 왔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이 거의 없다. 밴프 곤돌라 예약한 것을 보여주고 탔다. 다음 정류장에서 다른 사람들도 밴프 곤돌라 예약을 보여주고 탑승한다. 이 버스는 밴프 곤돌라가 종점이라 곤돌라를 타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버스를 이용한다. 30분이 좀 안되어 곤돌라 승강장에 도착했다. 제법 관광지 티가 난다. 한국 글씨도 보인다. 



내가 예약한 시간보다 40분 정도 빨리 왔다. 그래도 예약한 종이를 내미니까 빨리 왔다고 하더니 한 명이냐고 묻고 그냥 타란다. 사람이 많지 않으면 꼭 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는 풍경이 너무 멋지다. 우리나라 산과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곤돌라에 탄지 10여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 전망이 정말 끝내준다. 감탄하면서 미친 듯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무데크로 된 길을 따라서 건너편 전망대로 향했다. 겨울에 오면 눈이 많이 쌓여서 이 길을 가기 힘들다는데 여름에는 아주 편한 길이다. 전후 좌우 사방으로 시야가 막힘이 없어서 너무 좋다. 그냥 어디를 찍어도 풍광이 멋지다.



전망대까지는 30분 정도 걸렸다. 오다 보니까 평상처럼 생긴 쉼터에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어린 친구들이 쉬고 있는데 내가 '아이, 귀여워.'하면서 지나가니까 'Are you korean?'하고 묻는다. 알고 보니 미국에 살고 있는데 캐나다에 놀러온 한국 가족들이다. 아이들은 전망대까지 갔다가 내려와서 쉬고 있단다. 어른들이 너무 느려서 자기들이 빨리 와서 여기서 쉬고 있단다. 너무 귀여운 친구들이다. 오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온 것을 보았다. 참 보기 좋은 풍경이다. 가족 단위, 연인 사이, 친구들끼리, 혼자 등등 다양한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인도사람들, 중국사람들, 일본 사람들, 유럽사람들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정말 외국의 대표적인 관광지에 온 기분이 실감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오는 이유를 알겠다. 경치가 정말 예술이다. 밴프의 전경을 보려면 여기 설퍼산에 와야 하는구나.



전망대까지 갔다 와서 곤돌라 승강장 건물 꼭대기로 올라가니까 편하게 눕거나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이 많다. 다만 햇살이 너무 강하다. 가급적 해를 등진 방향의 의자에 누워 잠시 휴식. 예상보다 전망대에 빨리 다녀와서 지금 내려갈지 어떨지 생각해 보았다. 문득 밴프 중심지에 있는 여행정보센터에 가서 모레인 호수 들어가는 방법을 알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는 자신 없지만 그래도 한번 노력해보자. 이대로 포기하기는 아깝다. 곤돌라를 타고 내려가기 전에 사진을 몇 방 더 찍고 건물을 걸어 내려가면서 뭐가 있는지 보았다. 4층이 옥상이고 3층은 레스토랑, 2층은 아이들 체험관, 1층은 카페, 지하층이 곤돌라 탑승장이다. 저 레스토랑에서 최고의 전망을 감상하면서 밥을 먹으면 참말로 멋지겠다.



다시 곤돌라를 타고 내려왔다. 아예 표를 보지도 않는다. 탑승할 때 사진을 찍어주는데 신나게 포즈를 잡아주었다. 물론 내리는 곳에서 사진을 판매하고 있다. 약 25,000원 정도 하는데 너무 올드한 구성의 사진이라 사지 않았다. 전에 우리나라에서 짚라인 탔을 때 찍은 사진은 되게 멋있고 세련되어서 구입했는데 여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려오니까 로밍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가 종점이라 아주 편하다. 느긋하게 앉아 있으니 곧 출발한다. 그런데 버스 기사가 뭐라뭐라 설명하는데 단어의 조각을 맞추어 보니까 오늘 캐나다 데이라서 메인 스트리트가 행사를 해서 옆길로 지나가면서 내려주겠다는 얘기인 듯하다. 내 예상대로 중심 거리의 옆길에서 내려준다. 

곧바로 여행정보센터에 갔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안내 창구도 여러 곳이 있다. 내 순서가 되어 침착하게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로밍버스 표를 보여주고 루이스 호수까지는 갈 수 있는데 여기서 모레인 호수 가는 방법에 대해 문의했다. 셔틀버스는 이미 매진인데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물었다. 안내하는 사람이 잠시 생각하더니 바로 옆 데스크가 로밍버스 데스크인데 거기 문의하는게 좋겠다고 한다. 내가 머뭇거리니까 자기가 물어봐주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로밍버스 데스크에 가서 뭐라뭐라 한참 물어본다. 그리고 와서는 루이스 호수에 일단 가서 거기서 무슨 표를 사란다. 거기서 표를 판다고? 그 표가 아무래도 셔틀버스 표인 것 같다. 아마도 이 사람들은 국립공원 셔틀버스가 이미 올 매진인 것을 모르는가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따가 루이스 호수에 가서 현장에서 판매하는 표를 살 수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밴프 중심 거리는 축제로 즐겁다. 루이스 호수까지 가는 버스는 아직 멀었으므로 천천히 거리 구경을 하다가 점심을 먹을 장소를 선택했다. 어떤 후기에서 봐준 레스토랑이 있는데 거기는 중심거리의 뒷편에 있다. 나는 이 흥겨운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서 그냥 중심 거리에서 먹을 수 있는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을 살펴보고 스파게티와 맥주를 주문했다. 스파게티를 주문하려면 먼저 면과 소스를 선택하고, 곁들일 육류나 해산물, 채소 등을 선택한다. 침착하게 파악해서 주문했다. 맥주는 여러 종류가 있길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가장 잘 나가는게 이거라고 알려준다. 이름은 뭐 길어서 기억을 못하겠다. 맥주와 스파게티. 좀 어색한 조합이지만 상관없다. 내가 즐기면 되는 것이지. 



그런데 스파게티 양이 너무 많다. 종업원이 계속해서 왔다갔다하면서 맛은 어떤지,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등을 묻는다. 맛은 있는데 너무 많다고 했더니 투고백을 줄 수 있단다. 잘되었다. 오늘 저녁은 이걸로 때우자. 정말 너무 많아서 다 못 먹겠다. 맥주로 이미 배가 너무 부르기도 하다. 시간을 보니까 이걸 포장해 가서 숙소의 냉장고에 넣어두고 올 만큼은 된다. 이걸 들고 다니는 건 좀 아니지. 맥주를 다 마시고 일어나서 숙소로 갔다. 숙소가 시내에 있어서 다행이다. 도미토리룸에는 작은 냉장고가 있어서 간단한 것은 넣어둘 수 있다. 

다시 숙소에서 나와서 버스 타고 곳에 갔다. 시간이 아직 여유가 있어서 중심 거리의 쇼핑센터도 가보고 뒷길도 가보았다. 그런데 이때 내가 정신줄을 놓고 있었나 보다. 맥주 한잔에 얼큰해진 건가? 멍청한 짓을 했다. 기억을 떠올려보면 한국에서 이 일정을 구성하면서 주의할 점을 열심히 채크했었다. 루이스 호수 버스 타는 장소가 내가 생각했던 큰 정류장이 아니라 그 건너편 학교 앞이다. 방향으로 보면 큰 정류장이 맞는데 정류장 이름이 다르니까 헛갈리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로밍버스표 출력물에 출발하기 15분 전에 도착해서 탑승을 준비하라고 되어 있었다. 그래. 일찍 가는건 자신있지라고 생각했었다. 이 모든 것이 과거형인 것은 정작 당일날, 나는 이 사실들을 완전히 까먹고 처음 착각했던 큰 정류장에, 그것도 딱 시간 맞추어 도착했다는 것이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버스 시간이 지난 다음이었다. 

갑자기 다급해져서 일단 여행정보센터의 로밍버스 데스크에 찾아갔다. 뭐라뭐라 하는데 버스 도착 15분 전에 왔어야 한다는 것 같다. 내가 울상을 짓자 걱정말라며 지금 가면 다음 버스를 탈 수 있다고 한다. 일단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 가보니까 내가 타야 할 버스 번호 푯말이 있다. 안내하는 사람에게 표를 보여주니까 여기 줄을 서란다. 예약한 사람들은 이미 버스에 탑승해 있고 슈퍼패스나 현장구매자들이 서는 줄에 같이 섰다. 이러지 않으려고 예약한 건데... 그나저나 줄이 길어서 자칫하면 버스를 못탈 수도 있겠다. 바보. 바보. 누구를 탓하랴. 나 자신에게 몹시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내가 나를 버릴 수는 없쟎아. 속상한 마음을 달래면서 부디 이번 버스에 탈 수 있기를 바랬다. 다행히 나와 내 뒤의 몇 명까지 탈 수 있다. 버스로 약 1시간 30분 정도 정도 가는데 서서 가려니까 힘들다. 그 와중에 졸리다.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잤고 맥주를 마셔서 그렇다. 살짝 살짝 졸다가 휘청거렸다. 그런데 나만 그런게 아니다. 내 앞의 외국 여자애도 그렇다. 서로 화들짝 놀래서 깨고 눈이 마주쳐서 멋적게 웃었다. 

드디어 버스는 루이스 호수 정류장에 도착했고 드디어 내렸다. 내리자 마자 모레인 호수 가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여기저리 기웃 거렸지만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초록색 텐트에 길다란 줄은 셔틀버스 예약한 사람들이 탑승권을 받으려는 줄이다. 혹시 택시 같은 것이 없을까 둘러봤지만 없다. 하긴 택시도 모레인 호수에 못들어간다고 들었다. 아까 메모해준 표는 여기 저기 물어봐도 모른단다. 지금 후회되는 것은 이때 내가 조금만 정신이 있었다면 투어버스라도 컨텍해볼 걸 그랬다. 투어버스들 중에 빈 자리 하나쯤은 있었을 텐데... 혼자 다니면 그런 자리에 슬쩍 낄 수 있다. 물론 무료는 아니고 돈은 내야지. 그런데 이때는 그런 생각을 할 정신이 없었다. 버스 놓친 후유증이 컸다.

일단 마음을 비워야 할 것 같다. 모레인 호수는 다음에 오자. 설마 내 평생에 한번 정도는 여기 오지 않겠어? 아닐 수도 있지만... 마음을 접고 루이스 호수를 제대로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루이스 호수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정말 아름답다. 물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좀 그렇지만 그래도 너무 아름답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에 그저 감탄만 나온다. 사진을 정신없이 찍고 영상도 미친 듯이 찍었다. 그리고 한참 넋놓고 바라보다가 호수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구글맵을 보면 호수를 왼쪽에 두고 오른쪽으로 하이킹 코스가 있다. 호수를 한바퀴 도는 것은 아니고 오른쪽의 다른 하이킹 코스와 만나는 접점이 몇 군데 있다. 잘 하면 산을 하나 넘어서 이 장소로 돌아올 수 있다. 한 6시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지금 그건 무리다. 호수 끝까지 가서 다른 하이킹 코스와 만나는 지점까지만 걷기로 했다. 쭈욱 걸어가면서 스케치할 장소를 찾고 오는 길에 스케치를 하면서 쉴 생각이다. 어디든 다 스케치를 하고 싶은 풍경이다. 물 색깔이 조금씩 변하는 것이 신기하다. 보니까 작은 보트 같은 것을 타는 사람도 있고 호수에 발을 담그는 사람들도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호수를 즐긴다. 



호수 끝까지 걸어가니까 넓은 모랫벌이 나온다. 여기서 바라보는 입구쪽 호텔 풍경도 멋지다. 호수 입구에서부터 호수 끝까지 1시간 정도 걸렸다. 설산을 바라보면서 걷는 풍경도 멋있지만 이렇게 입구를 바라보는 풍경도 아름답다. 아, 날씨까지 돕는다. 이래서 여름 시즌에 오는 것이 좋은 것이구나.



호수 끝에서부터는 풍경이 달라진다. 본격적인 하이킹 코스다. 산길이지만 완전 오르막은 아니다. 보니까 산이 겹겹이 있어서 호수 안쪽으로도 넓은 계곡이 펼쳐진다. 그런데 간간히 무언가의 배설물 덩어리들이 있어서 걸을 때 조심해야 한다. 이게 뭔가 했더니 말의 배설물이다. 말을 타고 돌아볼 수도 있나보다. 중간에 계곡물이 우당탕퉁탕 흘러내리는 곳도 있다. 소리만 들어서는 큰 폭포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계곡이다. 그리고 계곡을 볼 수 있는 뷰 포인트들이 몇 군데 있다. 


여기 하이킹 코스의 좋은 점은 곳곳에 벤치가 있어서 쉬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다람쥐가 다가오더니 내 무릎까지 올라온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이것저것 주어서 그것에 길들여진 모양이다. 내가 당황하니까 옆에서 쉬고 있던 아주머니가 등산스틱으로 다람쥐를 밀어냈다. 하지만 자리에 앉으면 다시 올라오려고 한다. 아이고 여기서 쉬면 안되겠다. 사람들이 참 무신경하다. 인간의 먹을 것을 얘들에게 주면 안된다. 얘들에게 양념된 것들이 좋지도 않고 게다가 얘들의 야생 습성에도 악영향이다. 

다시 길을 걸으면서 풍경을 즐긴다. 아까 호수 끝부분까지는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여기는 한적하다. 기분 좋은 하이킹이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첩첩 산중이다. 거대한 산들, 아직 녹지 않는 눈, 짙푸른 침엽수들, 눈이 시린 하늘...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너무 아름답다. 길이 계속되어 하염없이 걷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집에 못갈 수 있다. 호수 끝에서부터 한시간 반 정도 걷다가 턴을 하였다. 이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즐긴 것에 만족해야지. 발길을 돌려 다시 호수쪽으로 향한다.



호수 쪽으로 내려와서 아까 봐둔 벤치에 앉아 스케치를 즐겼다. 아름다운 경치를 눈으로 보면서 그리는 것은 너무 기분이 좋다. 물론 사진을 보면서 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현장에서 그리는 것과 느낌이 다르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냄새도 맡으면서 그려야 제맛이다. 그런데 스케치를 다 마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버스를 타러 갈 시간이 되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예약한 버스를 타리라. 다 마치지 못한 그림은 집에 와서 완성했다. 그런데 어째 그림솜씨는 퇴보하는 듯하다.



이제 다시 밴프 시내로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나왔다. 버스를 예약한 사람부터 먼저 탑승하라고 해서 신나게 제일 먼저 타서 자리에 앉았다. 이번에는 앉아서 졸 수 있다. 이 작은 기쁨이 얼마나 좋은지... 버스가 출발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거의 기절 수준으로 졸았다. 유리창에 머리를 콩콩 박으면서 졸았다. 밴프 시내로 돌아와서는 바로 숙소로 가서 씻고 맥주를 사왔다. 숙소와 연결된 옆 건물이 술 상점이다. 어쩌면 나는 신이 내린 술꾼인가보다. 숙소의 야외 공간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아까 남은 스파게티와 함께 저녁을 즐겼다.

너무 많이 걸어서 다리는 아프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모레인 호수에 가지 못했지만 루이스 호수를 아주 깊이 즐기고 와서 그 정도면 만족한다. 버스를 놓친 멍청함에 속상했지만 이런 경험도 그냥 웃어넘길 수 있는 이 상황이 좋다. 그냥 이대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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