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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Sep 16. 2023

My guys!

2023.07.13.목요일


grammar 시간. 내 친구 R이 오더니 쿠바 여행은 언제 가냐고 한다. 아직 모르겠다고 했더니 자기가 같이 가면 안되겠냐고 묻는다.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약간의 데자뷰 같은 것이 있다. 20년쯤 전에 한국에서 영어학원 다니면서 친해진 친구가 미국 여행 갈 때 같이 가면 안되냐고 물었다. 심지어는 그 친구의 부모가 나랑 같이 가지 않으면 미국 여행을 보내주지 않겠다고 했다고 했다. 주로 내 친구의 부모님들은 나랑 같이 여행간다고 하면 허락해준다고 해서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많이들 졸랐다. 내가 생각보다 덜렁대고 허둥대는 사람인데 나를 믿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국제적으로 일어날 줄은 몰랐다. 어쨌든 좀 생각해보자.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숙제의 문제를 가지고 학생들끼리 토론이 붙었다. 학생들의 견해가 2가지로 나뉘었는데 교사의 설명을 들으니 결국은 학생들이 모두 틀렸다. 우리는 두 개의 절이 붙어 있는 문장을 두고 하나는 past progresive이고 하나는 simple past라고 생각해서 어느 것이 past progresive인지 의견이 갈렸다. 그런데 결론은 둘 다 simple past였다. 의외로 단순한 부분에서 혼동했다. 진행형을 쓸 수 없는 종류의 동사, 이걸 non-action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동사의 종류에 주의를 기울이면 될 것 같다. 'The electricity went out when the wind began the blow.'는 go out과 begin이 모두 progresive가 불가능한 동사란다. 


listening 시간. 오늘도 숫자놀이다. 달력을 보면서 방송을 듣고 어느 날짜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등을 맞추는 문제를 풀었다. 날짜는 서수로 말하기 때문에 또 다시 귀를 쫑긋해야 한다. 5는 five이지만 다섯번째는 the fifth다. 그게 잘 안들린다. 이번에도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엉뚱하게 푼 것이 있다. 'which happens first, the wedding or the party?'를 물었는데 문제를 제대로 읽지 않고 무조건 파티가 언제 열렸는지만 들으려고 했다. 영어도 어려운데 덜렁대기까지 하면 곤란하다.



R&W 시간. 우리가 작성해야 할 글의 주제는 'time travel(past)', 'time travel(future)', 'dream job', 'big family', 'small family' 다섯가지이다. 예를 들어 'time travel(future)'라는 주제에서 주제문은 'If I gound a time machine, I would travel to future.'라고 한다면 그 이유를 'technology chage'(기술이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서), 'my life'(내 인생이 어떻게 되었을지), 'end of world'(지구 종말이 궁금해서)와 같은 이유를 제시해 볼 수 있단다. 내 생각을 정해야 하고 그 이유를 영어로 설명해야 한다. 상상력은 무궁무진하게 펼쳐지지만 그걸 영어로 표현하기는 참 어려울 것 같다. 


오늘 점심은 멕시코 친구 R과 한국 친구 K, 그리고 브라질 친구 L과 함께 했다. 밥을 먹으면서 L이 채식주의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브라질의 유명 장소, 멕시코의 유명 장소 등도 알게 되었다. K가 내일은 금요일이니까 우리 자신에게 상을 주는 의미에서 점심을 학원 옆 카페에서 먹자고 했다. 다들 좋다고 한다. 안그래도 점심으로 만든 샌드위치가 오늘로 끝이었는데 잘 되었다.


communication 시간. 오늘은 친구 사이에 허용되는 행동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자끼리, 여자끼리, 남녀간에 'hold hands', 'hug', 'kiss on the cheek', 'kiss on the lips' 등등의 행동이 제시되었다. 나라마다 문화가 달라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아무래도 동양은 좀 덜 허용적이고 서양은 좀 더 허용적이다. 하지만 개인 의견은 또 조금씩 다르다. 남자끼리와 여자끼리에 대해서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문화의 차이를 좀더 이해할 수 있는 토론이었다. 


보충수업시간. 오늘의 주제는 health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을 쭈욱 물어보는데 대부분 vegetable, fruit, see food, nut 등을 이야기하는데 meat도 나왔다. 교사는 meat에는 proteins, iron 등이 있어서 이것도 건강을 위한 음식이란다. 자신은 Food we eat = diet라고 생각한단다. 그리고 healthy snack 접시를 그림으로 그려서 각종 야채를 소개하고 가운데에 우리가 흔히 소스라고 부르는 dip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tzatziki dip을 설명해주었는데 검색해보니까 요커트에 각종 채소를 넣어 만든 그리스식 소스란다. 

그리고 좀 놀란 것은 peanut butter jelly가 좋은 음식이란다. 빵에 땅콩버터와 잼을 함께 발라서 먹는 것이 캐나다에서는 아이들 아침이나 간식으로 흔하단다. 나는 칼로리 폭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단다. 재밌는 음식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이번에도 질문지를 나눠주어서 파트너끼리 질문하고 답했다. 중간에 파트너도 바꾸었다. 학생들이 너무 신나게 듣고 토론도 잘하고 질문도 잘하고 하니까 교사 M이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헤어질 때 'My guys, have a good day!'라고 여러번 말했다. 'My guys'가 상투적으로 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친근하게 느껴졌다.



오늘도 도서관에 가서 열공하고 집으로 왔다. 집에 오는 길에 한인 마트에 들렸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우리 기숙사의 한국 친구들과 소풍을 간다. 나는 떡볶이를 만들기로 해서 재료를 샀다. 마음 같아서는 김밥 재료를 사고 싶었지만 꾸욱 참았다. 학원에서 같이 점심을 먹었던 한국 분이 여기서 일하시는데 내가 김밥 재료를 망설이니까 여름이라서 상할 위험이 있는 것은 피하는게 좋겠다고 조언해 주셨다. 맞다. 여기는 일교차가 큰데 자칫 음식이 상하면 큰일이다. 그리고 이미 만들기로 한 음식이 너무 많다. 이번에는 참자. 장을 보고 와서 씻고 냉장고를 정리하고 나니 또 늦은 시간이다. 냉장고를 여러 명이 나누어 사용하다보니 내 지정칸에 넣으려면 수시로 정리해야만 한다. 한국의 내 냉장고가 그립다. 나는 살다살다 냉장고가 그리울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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