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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Sep 30. 2023

휴대폰 긴급 알림

2023.07.19.수요일

Grammar Class

몇 명 친구들이 다음 달에 Level up을 한다고 들어서 그들에게 헤어지는 것이 아쉽다고 했더니 어떤 친구는 여기 남을 거라고 한다. 그렇게 결정했다고 한다. 왜? 그 친구가 말하기를 Level up해서 만나게 되는 교사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교사라고 했다. 다른 친구는 자기도 남고 싶지만 Level up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지만 지금 가르치는 교사 S가 최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몇몇 교사들에 대해 품평을 했다. 유용한 정보 고맙다. 나는 Level up을 하려면 멀었지만 어쨌든 좋은 정보다. 

숙제를 확인하고 여러 연습문제를 풀면서 미래 시제에 대해 익혔다. 따로따로 연습문제를 풀때는 헛갈리는게 덜하다. 사실이나 예측은 will 혹은 be going to, 계획은 be going to 혹은 present progressive, 결정이나 약속은 will, 스케쥴은 simple present.  이렇게 정리하면 간단한데 이것들이 한데 뒤엉키면 어려워진다. 교사가 연습하라고 나눠준 review 문제를 풀려니 다시 이론 부분을 펼쳐보게 된다. 어렵다.


Listening Class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학생들끼리 일본 친구 H의 홈스테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H는 지금 일본에 있는 자기 엄마와 유학원, 이곳 sslc 담당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라서 어쩌면 홈스테이를 옮기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수업에서는 어제에 이어서 다각형에 대해 용어를 배웠다. 그리고 사칙연산의 기본적인 단어와 그밖에도 사용되는 단어도 배웠다. 또 다시 실전 연습. 에고에고 여기저기서 곡 소리가 난다. 하지만 처음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내가 느끼기에 다들 한결 숫자를 대하는 태도가 편해졌다. 역시 연습이 좋은 해결책이다. 파트너와의 연습, 실전 문제 등을 풀어본 후에 교사 W가 내일은 small test로 단어시험과 숫자 연습 문제를 볼 거라고 했다. 

테스트라는 말에 이번 주에 새로 시작한 한국인 B가 이게 뭔 소리인가 싶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암만, 내가 그 심정을 완전 이해하지. 최대한 열심히 여기 시스템을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결론은 처음 온 학생에게 무슨 test가 의미가 있겠는가이다. 그래도 B는 나보다 더 빨리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신입생들은 나보다 빠르게 적응하는 듯하다. 내가 첫 주에 너무 요란을 떨었나? 반성해 본다.



Reading and Writing Class

오늘은 그림과 단어를 연결시키는 숙제에 대해 답을 확인했다. 헛갈리는 단어 'shocked'는 당황하거나 놀라는 것 자체를 의미하고 'gasp'는 그렇게 놀래서 숨이 헉, 하는 것을 의미한단다. 단어들을 다시 확인한 후에는 단어들에 대해 이런 저런 질문을 나누는 그룹 활동을 했다. 

재미있는 질문이 있다. If you were a superhero and you had the power of 'invisibility', what would you do? 만약 영웅이 되어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힘을 갖게 된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뭐 이런 저런 상상을 하는 문제인데 교사가 예를 들어 자기는 은행에 갈 거란다. 은행에 가서 돈을 훔친다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그녀는 은행에 가서 컴퓨터에 입력하는 비번을 볼거란다. 그리고 비번으로 돈을 훔칠거란다. 역시 대단한 그녀다. 이런 종류의 재미있는 질문들을 그룹지어 토의했다. 

어느 정도 활동이 끝나자 교사는 교재를 보란다. 긴 글이 제시되어 있다. 아까 배운 단어들이 여기에 관련되어 있는 단어들이었다. 글을 몇 개의 묶음으로 나누어 번갈아 가면서 읽다가 수업이 끝났다. 앞으로의 일정. 지금 읽은 본문의 내용 확인 writing 숙제, 이번주 금요일에는 관련 퀴즈(작은 시험?), 다음주 월요일에는 복습으로 리뷰(작은 시험?), 그리고 목요일에 시험(레벨 테스트?)이란다. 그래. 바쁠 때는 한꺼번에 바쁜게 나을 수도 있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오늘도 점심은 9층에서 먹었다. 블루베리를 주신 한국 분이 이번에는 미숫가루 스틱을 왕창 주셨다. 워낙 여기저기서 잘 얻어먹고 다니는 편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계속 얻어먹어도 되나 싶다. 우리 식구들이랑 나눠먹어야겠다. 오늘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점심시간이 지나갔다. 오늘도 열나게 숙제를 하다가 오후 수업에 들어갔다.


Communition Class

수업에 들어가 보니 보강 교사가 들어왔는데 전에 다른 수업의 보강 교사였던 사람이다. 아무래도 그는 보강 전담 교사가 아닌가 싶다. 반가워하면서 인사하는데 놀랍게도 그는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쉬는 시간에 내 친구 R이 무언가에 열중하면서 주변 친구들과 심각하게 의논하고 있길래 뭔가 들여다보니까 바로 전 시간에 했던 활동의 답이 헛갈려서 의논들을 하고 있다. 쓰윽 들여다보니 대략 이해가 되어서 그들이 헛갈려하는 부분을 살짝 짚어 주었다. 내가 듣기는 약하지만 읽기는 좀 한다.

오늘의 수업은 어제에 이어서 스포츠와 운동이다. 그룹을 지어서 서로 선호하는 운동, 얼마나 자주 하는지, 싫어하는 운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서로 다른 팀원의 답을 소개하는 연습도 했다. 이때 주로 헛갈리는 3인칭 단수의 동사 -s' 등에 대해 반복해서 교정을 받았다. 교사는 우리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듣다가 문법을 교정해주었다. 이렇게 자주 하는 실수를 고치면서 다시 말하는 것은 아주 좋은 연습이 된다. 


extra class

오늘의 보충수업은 수요일이라 문법 보충이다. 우리가 공통으로 혼동하고 있는 'simple past와 past progressive에 대해 기초부터 배웠다. 차근차근 배워서 이해가 충분히 되었지만 여전히 실전에서는 혼동스럽다. 그런데 수업 중간에 휴대폰에서 긴급 알람이 울렸다. 어머나 깜짝이야! 확인해보니까 영어로 뭐라뭐라 왔다. 교사도 자기 핸드폰으로 확인하더니 침착하게 설명해준다. 납치사건이 벌어졌단다. 상황으로 보아 어떤 부모가 서로 헤어졌고 아이를 한쪽에서 키우는데 반대쪽 부모가 아이를 납치했단다. 그래서 경찰에서 긴급 문자로 아이들의 인상착의와 예상 도주 경로를 보내고 발견하면 경찰로 신고해달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휴대폰 긴급 경보로 보낸다고? 아. 역시 여러 가지 면에서 한국과 많이 다르구나.

계속 이어지는 수업.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 시간대별로 질문하는 종이를 두고 파트너와 함께 질문하고 답하는 연습을 했다. past progressive를 사용해서 표현하는 것인데 일회성 이벤트나 non action 동사는 사용할 수 없다. 내 친구 R과 파트너가 되어 연습해 보았다. 



보충 수업이 끝나고 서둘러 집에 와서 책을 던져놓고 밴브릿지로 갔다. 오늘은 '코스트코'로 쇼핑가는 날이다. 여기 물가가 워낙 비싼데 생필품이나 식품류는 '코스트코'에서 사면 아주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다만 연간회원권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 학생들은 회비를 내고 회원권을 갖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연간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밴브릿지의 테드님이 한달에 한 번씩 시간을 내서 희망하는 학생들과 함께 '코스트코'로 쇼핑을 간다. 

나는 사고 싶은 가방이 있어서 길을 나섰다. 바퀴달린 책가방을 사고 싶다. 4가지 교재와 공책, 도시락, 물통, 기본적인 물품 등을 넣고 가방을 매고 다니려니까 오후에는 어깨가 너무 아프다. 대체로 걸어다니기 때문에 더 심하다. 그래서 좀 창피하겠지만 바퀴달린 책가방 혹은 작은 캐리어를 사고 싶다. 오늘 동행한 학생들은 각각 목표가 달랐다. 어떤 학생은 먹거리를 사려고 작은 수레까지 가져왔다. 어떤 학생은 학용품을 살거란다. 각자 목표가 달라서 들어가서 각자 필요한 것을 찾고 한시간 후에 모이기로 했다. 

그런데 내가 찾는 바퀴달린 책가방은 안타깝게도 없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상품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중간 크기의 캐리어가 있으나 책가방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다.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코스트코의 어마무시하게 많은 대용량 제품들을 보면서 눈요기를 했다. 정말 창고형 매장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나도 뭔가 여기 온 보람을 느끼고 싶어서 견과류바와 티셔츠를 샀다. 확실히 다른 곳보다 많이 저렴하다. 다만 여기는 대부분 너무 대용량 포장된 것들이라서 내가 감당할 수가 없다. 한국 학생이 김치 통을 샀는데 12불 정도 했다. 그 정도면 한국보다도 싸다. 신기한 코스트코 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서 돌아왔다. 집까지는 걸어서 대략 30분 정도 걸렸다. 역시 우리집 위치는 정말 짱이다.

집에 와서 씻고 저녁 먹고 내일 도시락을 싸고 나니까 시간이 많이 늦었다. 그래도 아까 못한 숙제가 있어서 서둘러 숙제부터 했다. 그리고 시험 공부도 좀 했다. 다음주의 테스트들을 위해서 이번 주말도 좀 쉬어야겠다. 이렇게 말하지만 아마도 좀이 쑤셔서 어디론가 다닐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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