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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Oct 04. 2023

여기 오길 잘했다

2023.07.20.목요일

Garmmar Calss

숙제를 하면서 다시 한번 느끼는 건데 단어의 의미, 뉘앙스를 제대로 모르면 문법을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오늘도 나는 단어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혼동을 겪었다. 역시 기초가 중요하다. 이번 unit은 Futusr time clauses 미래의 시간 표현절이다. 대체로 When, after, as soon as나 before, until 등의 문구에 따라 종속절의 의미와 시간 순서가 달라진다. 대충 아는 얘기지만 실전에 적용되면 쉽지는 않다. 특히 예비시험인 review는 헛갈리는게 많았다. 학생들이 이것저것 심각하게 질문한다. 아무래도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다들 예민한 것 같다. 브라질 학생 한 명이 시험 범위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우리는 겨우 1단원부터 6단원만 배웠는데 교재 전체가 시험범위인거는 옳지 않다. 이런 얘기다. 그런데 교사는 아주 쿨하게 지금은 여름, 좋은 시즌인데 너무 시험에 목매달지 말라, 비치를 즐겨라 이런 답을 한다. 그리고 여기 학원의 교육과정에서 레벨 테스트가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는 정도의 답을 했다. 

한편으로는 수긍이 가고 한편으로는 납득이 안된다. 여기는 학원이다. 대학 정규과정이나 대학원 과정이 아니므로 좀 즐기면서 영어 스킬을 익혀라, 그렇다면 뭐 그렇지. 당연히 그렇다. 그러나 이곳에 인생의 직업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온 학생이라면 그런 느긋한 말을 할 때가 아니다. 어서 레벨 업해서 다음 과정에 진입해야 한다. 그렇다면 느긋하게 즐길 수가 없다. 나는 물론 이 과정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같은 상황일 수는 없다. 문득 지금 내 위치를 점검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걸까?


Listeing Class

어제 예고했던 small test를 봤다. 단어와 숫자를 받아 적는 시험이었다. 15문제, 30점 만점에 29점을 받았다. 한 개의 스펠링을 틀렸다. 그럭저럭 부끄럽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은 매우 자랑스럽다.내 인생에서 이렇게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은 드문 일이다. 대체로 내 평균은 70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교사 'W'가 잘했다고 상을 준다. 자신의 얼굴이 박힌 작은 모형 지폐다. 어디 가서 사용할 수는 없을 거란다. 



Reading and Writing Class

숙제를 확인하고, 단어를 다시 한번 복습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교재의 본문 내용을 숙지했다. 역시 이 부분이 다음 퀴즈(중간 시험) 범위다.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는 여러 질문이 적힌 종이를 들고 다들 일어나서 처음 보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 활동을 했다. 단어의 의미, 본문의 내용 등을 확인했다. 그리고 교사는 이런 내용들이 다음 퀴즈나 테스트에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여러번 복습하니까 좀 익숙해진 단어들도 있어서 다행이다. 물론 시험에서 나오면 어렵겠지만서도 말이다.


점심시간에 9층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고 있으려니까 여러 학생들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이 여름방학임을 실감한다.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들이 많다. 우리의 앞에 일본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뒤섞여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딱 봐도 어려보이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려니 문득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이 생각나면서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귀여운 학생들. 나를 비롯한 한국친구 N, 멕시코 친구 R은 모두 나이든 사람들이다. 우리는 흐뭇한 표정을 어린 학생들이 영어, 일본어,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소통하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Communition Class

오늘도 스포츠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각자 선호하는 그룹 스포츠의 규칙, 선수들 특징 등을 메모하고 나서 그룹을 지어서 서로 선호 스포츠를 유추해보는 활동을 했다. 나는 딱히 떠오르는 스포츠가 없어서 비교적 접근이 쉬운 basketball을 선택했다. 5players in each tean, use a ball, dribble and bounce 등으로 설명했다. 

오늘의 파트너는 한국친구 N인데 나의 둘째 조카와 비슷한 느낌의 친구다. N은 중국에서 몇년간 살고 와서 중국말도 잘하는데 이번에 인스타그램 맞팔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과 소통하려면 인스타는 필수인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 솔직히 아직은 글이나 사진을 어떻게 올리는지도 잘 몰라서 버벅대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인스타그램 공부를 해야겠다. 

N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사 자격증도 따고 싶고 중국 여행도 다니고 싶다고 했다. 내 블로그에 있는 중국여행에 대해서 봤다고 했다. 나는 젊은이들이 다양한 꿈을 가지고 전세계를 여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친구는 중국어도 잘하고 이제 영어도 배우니까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갖게 되면 아주 좋은 교사가 될 거라고 기대된다. 나도 기회가 될 때 자격증을 받아둘걸 그랬나? 아냐아냐. 나는 이제 일하지 않을꺼야.

다음 활동으로는 basketball에 대한 글을 읽고 내용을 활용한 활동을 했다. 농구는 어느 체육교사가 겨울에 실내에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체육활동을 고민하다가 만든 것이란다. 그밖에 농구의 발전사에 대해 설명한 글이다. 이 글을 읽고 when, what, where, who, how 등의 질문을 만드는 활동은 좀 어렵지만 영어 공부에는 아주 유익한 것 같다. 


extra class

오늘은 더위를 피하는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사 M이 요즘 날씨가 덥다는 얘기를 시작하길래 나는 살짝 흥분해서 에어컨이 고장나서 나오지 않는 기숙사 얘기를 했다. 그런데 원래 캐나다 날씨가 이렇게까지 덥지는 않았다고 하고, 그래서 오래된 건물들은 대부분 에어컨이 없다고 했다. 최근에 많이 더워져서 에어컨 시설이 없는 곳에서는 작은 에어컨 portable를 사기도 한다고 했다. 여기 교실에도 있어서 가끔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선풍기보다는 더 시원하다. 대신 전기를 많이 사용하게 된단다. 

내가 너무 더운 시간에는 도서관으로 간다고 했더니 그것도 더위를 피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또다른 방법으로 go to swim이 있다면서 밴쿠버에서 수영할 수 있는 장소들을 몇 군데 알려주었다. 수영에 대해 새로 배운 단어 'lap' 수영장에서 라인을 따라 한바퀴 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1 lap라고 한단다. 그리고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지 않고 걷거나 팔다리를 움직이는 운동하는 것을 'aquafit' class라고 한단다. 

오늘은 학생이 4명뿐이라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질문지를 뽑아서 이야기하는 활동을 했다. 소규모 그룹이라 교사가 한 명 한 명 말할 때마다 문법도 교정해주고 단어도 알려주어서 아주 좋다. 여름에만 음식을 말하라고 해서 한국 학생 'I'이 팥빙수를 설명했다. 신나서 설명하니까 다들 신기해한다. 나는 '삼계탕'을 소개했다. 역시 다들 신기해한다. 브라질 친구는 수박을 소개했다. 브라질 수박이 맛있단다. 밴쿠버의 수박은 대부분 브라질 혹은 멕시코산이란다. 멕시코 친구인 R은 망고에 칠리파우더를 곁들여먹는단다. 다들 흐헉했다. 칠리를? 그런데 설명을 들어보니까 우리가 아는 그 칠리와는 약간 다른 종류란다. 그래도 약간 맵긴 하단다. 한번 먹어보고 싶다. 


오늘도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했다. 오늘은 6시쯤 한국 친구 K와 도서관 앞 카페에서 맥주 한 잔 하기로 약속했다. 야외 테이블에서의 맥주 한 잔.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열나게 숙제를 했다. 정말 숙제가 너무 많다. 짧고 굵게 숙제를 마치고 룰루랄라 카페로 향했다. K는 내일까지만 학원에 나온다. 슬프다. Don`t go!!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데 정말 대단하고 멋진 친구다. 배울 점이 많다. 늘 느끼는 거지만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 그래서 또 나는 많은 것을 배운다. 삶의 지점마다 어렵지만 당당한 선택을 하고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지금 상태에 안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친구도 나에게 놀랍고 배울 점이 많다고 해서 기분이 좋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건배했다. 

가볍게 맥주 2잔을 마시고 기분 좋게 집으로 왔다. 집에 오면서 생각해보니까 나는 역시 복이 많은 사람이다. 이 나이에 어학연수를 도전해서 좀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여기저기서 응원도 많이 받았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이 어학연수는 정말 잘 온 거 같다. 영어도 영어지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더 가치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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