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나도 쓰는 게 두려웠다

한걸음,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글을 썼던 날들

by 바람의흔적

요즘은 기록하는 삶이 대세다

기록을 하면 삶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익숙하게 듣는다


나의 기록은

2019년 이직과 함께 시작되었다


출퇴근 시간이 늘었다

그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하루를 기록해 보자”


노트에 적고, 포스트잇에도 적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바람에 날려가듯

나의 마음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방법을 바꿔보기로 했다

아이패드를 통해 글을 쓰면 조금 나아질까?

조금은, 나아질지도 몰라

그래서 이직선물로

아이패드를 나 자신에게 건넸다


회사에서 화가 나는 일

아내에게 미안한 일

태어날 아이에 대한 글들

감정의 무게를 이기기 위한 다짐들


“주변에서 블로그를 해보는 것은 어때?”

권유의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공개되는 글을 쓰는 것이 두려웠다

’ 내 주제에 무슨 글을?

악플이라도 달리면 어쩌지?‘

두려움을 품은 채

남에게 보여지지 않는 글을 써 내려갔다


책을 읽고 요약하고

실천하는 문장을 모으고

주식 트레이닝에 대한 단상을

적어두었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글

그래서 더 솔직한 문장들

욕설을 쓰기도 하고,

감정을 쓰레기통에 던지듯 내던지기도 했다


프롬프트 위에,

나의 씨앗들을 쏟아 내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 와서 깨달은 게 있다

나의 내면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


책을 읽고 요약하고 정리했지만

그 무늬만 더듬으며, 읽은 척을 했던 것이다


방향은 알 수 없고

짙은 안갯속을 걸어가는 기분

바닥에 바짝 엎드려

길을 더듬으며, 낭떠러지나 진창에 빠지지 않게

조심스레 길을 더듬었다


포기하고 싶었고,

의미가 있나 싶었고

무서웠다


“글을 쓰는 게 맞는 걸까?”


스스로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 순간

아주 강한 직감이 나를 관통했다

“지금 놓으면 안 돼!”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글을 썼다


그렇게 1년,

그리고 2년

시간은 쏜살 같이 흘렀다


아무것도 바뀐 것 같지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쓰고 있었다


그건 작은 싸움이자.

작은 사랑이었다


#글쓰기 #블로그 #내마음의초대장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 마음의 초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