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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닝리 May 12. 2022

전기차는 정말 친환경적일까?

생각의 날개 : 전기차

이 글은 내가 현재 가진 지식 범위 내에서 품게 된 의문에 대한 이야기다. 실제 과학적 근거나 자료를 가지고 논증하는 글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혀 둔다.



전기차가 대세가 될 것 같다.

지금 내연기관 자동차를 구매하고 있다면 아마 역사상 마지막 내연기관 차량이 될 수도 있다.

현대차는 2030년 내연기관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고, BMW, 벤츠, 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3사도 2030년까지 판매하는 모델을 전기차로 대부분 교체할 계획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처럼 화석연료를 각 차량에서 직접 연소하지 않고, 전기를 동력원으로 쓰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가?

어차피 대부분 화석연료에서 오는 것 아닐까? 그럼 결국 차량에서 연료를 때는 걸 발전소에서 때는 걸로 교체할 뿐인 것 아닌가?

궁금해서 통계를 찾아봤다.


2021년 한국전력통계를 보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이 63%, 원자력발전이 29%로, 결국 화력과 원자력이 전체 발전량의 92%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 사용연료만 보면 기력(석탄, 중유, 가스), 복합(복합연료), 내연력(경유), 집단(LNG)이 모두 화석연료에 해당한다.


그럼 전기차로 바꿨을 때의 기본적인 효과는 큰 틀에서 <화석연료 100%>의 동력을 <화석연료 + 원자력> 에너지의 배분으로 대체하는 결과가 된다고 볼 수 있다.


 [Before] 내연기관 차 : 화석연료 100%
 [After] 전기차 : 화석연료 63% + 원자력 29% + 기타(신재생, 수력) 8%  


하지만 원자력은 비중이 늘어나면 화력보다 지구환경에 더 치명적인 동력원이다.

또, 전기차는 배터리에 전기를 충전해서 쓰게 되는데, 이 배터리라는 것은 우리가 써봐서 알지만 끊임없이 에너지 손실이 있다. 쉽게 말해 100% 상태가 하루 종일 유지되지 않고 99%, 98% 등 계속 떨어진다. 내연기관 차량으로 치자면 기름이 새기라도 하는 것처럼 연료가 슬금슬금 새는 것이다. 게다가 배터리는 환경에 유해한 중금속으로 만들어진다. 전기차가 계속 보급되다 보면 언젠가 지구에 폐배터리가 대량으로 늘어나게 되는 문제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지금 단계에서 전기차를 곧바로 친환경이라고 부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눈 앞에 보이는 오염을 눈에 안 보이는 곳으로 치워놓은 수준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까지가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막연하게 했던 생각이다.


하지만, 전기차가 친환경적인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 깨달은 건데, 전기 에너지를 이용하게 되면 결정적으로 전기 에너지를 무슨 발전을 주력으로 이용해 생산할 것인지에 대해 국가 단위의 정책적인 결정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국가 단위로 하면 일단 효율 관리가 가능하다. 가령  도로주행을 하는 개별 차량에서 모두 고효율의 연비를 뽑아내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화력발전소에서의 연비를 개선하거나 뽑아내기가 더 좋을 것이다.

친환경 정책을 추진한다고 할 때 작은 문제를 전 국민의 협조 하에 일일이 바로잡는 것보다 큰 문제 한두 개를 국가 단위로 바로잡는 게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여나가고 친환경 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적인 결정을 지속해 나가기만 한다면, 전기차로 기존 차량의 플랫폼을 바꿔놓는 것은 분명히 유리할 것이다. 지금 당장 친환경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해서 변화하기 위한 노력 자체를 폄하해서는 안 되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전기차로 바꾼다고 바로 친환경이 되는 게 아니라, 여전히 우리의 에너지 시스템, 에너지 생산 방식 자체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지속해야만 진정한 미래의 친환경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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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각은 어디까지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습니다. 찾은 답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행위조차 의심합니다. 질문과 의심, 호기심과 자유로운 생각이 우리를 더 높은 차원으로 날게 해 줄 거라 믿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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