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다 무서운 현실 : 소설 <파도의 모서리>의 서울 풍경
* 이 글은 2025년 12월 출간된 저의 소설 <파도의 모서리>를 쓰면서 조사한 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구 온난화(warming)가 아니라 지구가 끓고 있는(boiling) 시대라고 한다. 매년 극지방의 빙하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2013년 과학자들은 1992년부터 한 해 평균 6,500만 톤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고, 서기 7000년에 지구상 모든 빙하가 녹을 거라고 경고했다.
안이한 생각이었다.
2023년 과학자들은 2003년 이후 매년 2,600억 톤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고, 이제 2100년이 되기 전에 대부분의 빙하가 사라질 거라고 경고한다.
이를 환산하면 시간당 3,000만 톤의 얼음이 사라지는 거니까, 과거엔 1년에 걸쳐 녹던 얼음이, 이젠 2시간 10분마다 녹아 없어지는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빙하가 녹으면 교과서에서 봤을 무수한 기후 재앙이 닥치겠지만, 일단 모든 걸 차치하고 해수면이 66m 상승한다.
소설 <파도의 모서리>는 여기서 시작한다.
모든 빙하가 녹아 과학자들의 계산대로 서울의 해수면이 66m 상승한다면?
그것도 우리의 예상보다 급격히 빠른 속도로 빙하가 소멸해 어느 날 갑자기 그날을 맞이하게 된다면?
이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고 나서 가장 먼저 우리 집의 해발고도부터 찾아봤다.
해발 14m. 고민할 것도 없었다. 물에 잠긴다.
건축법상 아파트 1층의 높이는 2.8m니까, 18층까지는 물에 잠긴다.
해발 14m + (2.8m x 18층) = 64.4m
내친김에 평소 다니던 길의 해발고도를 찾아봤다. 광화문 30m, 서울시청 28m, 영등포 8m, 여의도 11m, 마포 9m...
모두 물에 잠긴다. 이제 주변 풍경이 더 이상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기 전에 고지대로 이사 가야 하는 건가.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된 장소는 모두 실제 서울의 풍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나는 물에 잠긴 서울을 상상하며 그 길을 걸었다.
해수면 66m 상승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새삼 실감하며, AI를 이용해 <파도의 모서리>에 묘사된 물에 잠긴 서울을 만들어 보았다.
원본 사진은 직접 촬영한 사진이고, AI는 구글 제미나이(Gemini)를 이용했다.
초판 인쇄를 마치고 책을 받아 두근두근 첫 장을 열자마자 철렁 심장이 내려앉았다.
앗, 이게 왜?
책 앞부분에 첨부했던 서울 지도상 위치가 조금 틀어졌다. 뚝섬이 강남에 있다.
분명 2교 때까지는 멀쩡했었는데, 어떤 이유로 3교 때 살짝 좌표가 틀어졌던 걸 출판사도 나도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
너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인쇄를 다시 할 순 없으니 이렇게 된 이상 얼른 1쇄를 다 팔고, 2쇄를 수정해서 찍는 수밖에. 중쇄를 찍자!
아쉬운 마음에 소설 설정에 사용했던 지도를 첨부한다.
이상민/서랍의 날씨/SF소설
아슬아슬 오리배로 물에 잠긴 서울을 모험하는 SF 재난 서바이벌!
<파도의 모서리>를 가까운 서점 혹은 도서관에서 만나보자!
도서 정보
<참고자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209216?sid=105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781047?sid=104
https://www.yna.co.kr/view/AKR2023010602530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