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날개 : 유일함의 미학 #1
잊지마 넌 흐린 어둠 사이
왼손으로 그린 별 하나
보이니 그 유일함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야
- 아이유, Celebrity
처음 들은 순간부터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는 노래였다.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이것!
아름다움과 유일함의 상관관계는 무엇일까?
유일(唯一)하다는 것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라는 것의 의미가 단순히 '개수'를 뜻하는 건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 순간이 단 한 번이라는 '일회성'을 의미하는 것에 가깝다.
가령 세상에는 수백만 송이의 장미가 있지만, 존재하는 모든 장미가 항상 아름다운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나에게 선물한 그 한 송이가 그것을 건네받은 그 순간에 아름다운 것이다.
똑같은 미술 작품을 교과서에서 봤을 때는 아무 감정이 없었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늦은 오후 미술관에서 창문 너머 떨어지는 햇살 아래 마주했을 때 특별히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다.
평소 들을 때는 아무 감흥도 느껴지지 않던 가슴 아픈 이별 노래도, 연인과 헤어진 오늘 들으면 더 아름답고 슬프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공간에서 만났을 때 그 대상이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름다움과 마주친 그 순간은 "이 우주에서 유일한 시공간"이 된다.
다들 사랑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당신의 상대는 그 시간 그 자리에서 다른 누구보다 아름다웠을 것이고 그래서 당신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을 것이다.
즉, '아름다움'이란 흔히 대상이 가진 속성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 아름답다고 느끼는 특정 순간의 '내 마음의 상태'인 것이다. 그리고 그 상태를 경험하는 순간은 단 한 번뿐이고 반복될 수 없기에 결코 영원하지 않다.
'영원성'이 아닌 '유한성'이 아름다움의 핵심적인 특징이다.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아름다운 것이다.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니까 '영원한 아름다움'이란 형용모순이다.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
벚꽃은 지기 때문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그 순간이 아름다운 것이고,
우리의 찬란한 청춘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인간의 생각은 어디까지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자신이 속한 시대와 사회의 가치관과 인식 범주를 어디까지 넘어설 수 있을까요? 우리가 정답이라 믿는 것들이 진짜 정답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습니다. 찾은 답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행위조차 의심합니다. 질문과 의심, 호기심과 자유로운 생각이 우리를 더 높은 차원으로 날게 해줄 거라 믿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