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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닝리 Aug 30. 2021

아웃사이딩, 인싸에서 탈출하기

생각의 날개 : 유일함의 미학 #2

세상의 모서리
구부정하게 커버린
골칫거리 아웃사이더

(중략)

보이니 그 유일함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야
You are my celebrity

- 아이유, Celebrity



아이유의 <Celebrity>는 이렇게 시작하고 마친다.

처음부터 '아싸(아웃사이더)'에 대한 노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비록 걸음걸이와 옷차림부터 모든 것이 다 마이너한 아웃사이더이지만 나에겐 셀러브리티(celebrity)라는 내용의 가사다.


그리하여, 지난 글 '영원히 아름다울 수 있을까'에 이어 아이유로부터 시작된 유일함의 미학 2탄!

바로 아웃사이더와 다름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직 하나라는 뜻의 '유일(唯一)'이라는 단어 다음에 우리가 흔히 붙이는 두 글자가 있다.

바로 '무이(無二)'다. 합치면 '유일무이'가 된다. 이 세상에 둘도 없이 단 하나뿐이라고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다.


이런 의미에서 '유일함'은 영어로 '유니크(unique)'라 번역될 수 있다.


unique  [juˈniːk]
(형용사) 유일무이한, 독특한, 특별한, 고유의


애초에 'uni-'의 어원 자체가 '하나'라는 뜻이고, 'que'는 '무엇, 어떤 것'을 뜻한다.

즉, '유니크'는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어떤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유일'과 거의 같은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아이유가 예찬한 아웃사이더란 세상에서 그 사람과 비슷한 사람을 둘도 찾을 수 없는 단 하나뿐인 유니크한 사람이다. 그렇다. 우리는 남들과 다른(=고유의 유니크한 특성을 가진) 사람을 '아싸(outsider)'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반대인 사람들을 지칭하는 '인싸(insider)'라는 말도 생겨났다. (실제 영단어 뜻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한국식 신조어다.)




그런데 왜 '유일한 사람(unique) = 아싸(outsider)'인 것일까?


'아웃사이더(outsider)'는 말 그대로 바깥쪽(outside)에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대체 어디의 바깥쪽인가? 바로 집단(조직)의 바깥쪽이다. 그런데 집단의 구성원이 아닌 사람은 애초에 바깥에 있기 때문에 '아싸'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건 그냥 외부인이다.


즉, 집단에 소속되어 있지만 무리의 중심부에 어울리지 못하고 바깥쪽에서 겉도는 사람을 '아싸'라고 부르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집단을 형성하며 살아가는 것이 일종의 '종특(종족 특성)'이다. 집단을 형성한다는 것은 동일한 목표와 가치,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이다. 즉, 최초의 '핵인싸'가 자신에게 동조할 '인싸'들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집단의 동질성이라는 것은 자칫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동질한 사람들에게는 집단을 형성해서 얻는 이익의 일부를 공유하고 무리에 속해 있다는 안심을 심어줘야 하지만, 반대로 동질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불이익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집단이 유지가 된다. 따라서 인싸들은 남들도 자신처럼 인싸가 될 것을 요구하려는 경향이 생기는 한편, 자신들과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아싸들을 배척하고 차별하려는 경향도 생기기 쉽다. 세상의 인싸들이 가장 주의해야 하는 지점이다.


어떤 집단이 자신의 고유가치를 동력 삼아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척, 혐오, 차별만으로 유지된다면 그 집단은 결국 자유로운 개인을 압살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전체는 개인에 우선하지 않는다' 참조)




인싸가 되고 싶은가?


인싸와 아싸를 구분하는 기준은 '다름'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름(difference)'을 '틀림(wrong)'으로 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

사회적 동물로서 살아온 인류의 역사가 그렇게 교육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구 정복을 이루어 인류를 하나로 통일하지 않는 이상에야 다른 집단을 존중(respect)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나 자기 집단에서는 인싸지만 다른 집단에서는 아싸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인싸인 곳에서 아싸를 존중해야, 자신이 아싸인 곳에서도 존중받을 수 있다.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결론은 인류의 역사가 증명하다시피 결국 전쟁밖에 답이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전쟁을 하고 학살을 해서 자신과 다른 무리들을 죽인들 인싸만 남은 평화로운 세상이 만들어지는 일은 없었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기에 우리는 존중을 배운다.


'다름' 존중한다는 것은 말로 하긴 쉽지만 나에게 닥치면 어려운 일이다. 나를 부정하는 존재를 긍정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Celebrity>의 가사는 그 '다름'에서 '유일한 아름다움'을 발견함으로써 존중이라는 가치를 담고 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곧 세상에서 유일한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다.

그리고 모든 새로운 변화와 발전은 처음에는 유일함에서 시작된다.


인싸는 자신의 집단을 공고히 하고 유지하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지만, 아싸는 그 집단의 가치와 생각을 넘어선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물론 모든 아싸가 그런 건 아니다. 100명 중 99명의 아싸는 기존 질서의 파괴와 부정밖에 하지 못하더라도 그중 단 1명의 특별한 아싸는 파괴 위에서 새로운 창조와 건설을 해내고야 마는 것이다. 우리가 아싸를 모두 부정하고 싹을 짓밟아버리면 그런 새로움은 이 세상에 나올 수 없다. 인싸는 집단의 부품이 되지만 아싸는 새로운 세계의 설계도가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래서 아름답다.


"남들은 보통 어떻게 해요?"


이 얼마나 아름답지 못한 질문인가.

우리는 집단의 부품이 아닌 이 우주에서 유일한 자아다.

'다름'이 되는 것을, '유니크'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제 갈길을 가자. 남들이 뭐라든.

Segui il tuo corso, e lascia dir le genti.


아이유 <Celeb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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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각은 어디까지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습니다. 찾은 답을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행위조차 의심합니다. 질문과 의심, 호기심과 자유로운 생각이 우리를 더 높은 차원으로 날게 해줄 거라 믿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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