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질문육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혜로운보라 Jun 20. 2020

나는 why에서 미래를 키웠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이는 성장하는데 나는 매일 똑같은, 아니 도태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직감! 그래서 아이들 그림책을 사주면서 내 책도 함께 샀다. 육아서, 자기 계발서, 문학이라고 불리는 유명한 책들, 그리고 사람의 심리에 관한 책들을 계속해서 읽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도통 모르겠어서 찾아 읽기 시작했는데 점점 나를 위한 읽기가 되어갔다. 나를 알아갈수록 화, 분노의 게이지는 내려왔다. 분명 전에는 화가 났는데 같은 일에 미친년처럼 화가 나지 않았다. ‘왜 화가 나지 않지?’, 신세계였다. 화로 에너지를 분출하지 않으니 다른 것에 에너지를 쓸 수 있었다. 전보다 잠도 더 푹 자고,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화를 참아내는 엄마였다. 화가 아이에게 흐르면 엄청난 결과를 가지고 온다는 것을 이미 친정엄마의 삶에서 배웠기에 나는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억누른 화는 어느 순간 활화산처럼 폭발해 버린다. 활화산처럼 터져 버리는 일들은 큰일이 아니었다. 아이가 우유를 엎지르거나, 컵을 깨는 일, 무언가를 흘리는 일, 흔히 생기는 일들이 분노로 이어졌다. 심지어 컵을 깬 아이가 다치지 않음을 확인한 뒤에는 다행이라는 마음과 함께 분노가 올라왔다. 화나는 상황들을 질문으로 적고, 그것들을 다시 읽는 피드백 시간을 가지면서 분노가 올라왔던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나를 분노하게 하는 이 ‘화’가 어디서 왔는지, 화를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큰 그림으로 보니 아마존의 시간은 나에게 생계에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는 곳을 넘어 훈련과 배움의 과정, 곧 ‘도제’의 시간과도 같았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p.10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의 박정준 작가님은 12년 아마존에서의 시간을 자신을 키운 ‘도제의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위의 문장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줄을 긋고, 책 여백에 메모를 했다.     

‘육아는 나의 목표가 아닌 과정이다.’, ‘지금 나밖에 할 수 없는 일’, 육아는 곧 ‘도제의 시간’이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반복되는 것의 중요함, 인내라는 것을 훈련하고 사랑을 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더불어 아이를 위한 일들이 결국은 엄마인 나 자신을 성장하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다.  

  

처음엔 앞서 나가던 회사들이 프로그램의 덩치가 커질수록 숨이 차 허덕일 즈음 아마존은 자동차를 타고 나타나 이들을 저만치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아마존 웹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그 자동차를 다른 회사들에도 팔고 있다.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p.170    


왜 앞서가던 회사가 주춤할까?

왜 앞서가는 자동차에서 아이들이 떠오를까?

왜 아이들이 회사라면 급하게 빨리 키우면 주춤하게 될 거란 생각이 들까?

왜 아마존의 고객중심의 철학은 육아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왜 아이가 고객이라면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엄마가 되어야 할까?

왜 아마존은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정체성을 내걸었을까?

왜 자신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자신이 정의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걸까?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닿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why가 떠오르면 그 답을 여백에 기록을 했다. 


육아는 장기전이다. 놀린다고 아이는 멈춰있거나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만나는 순간, 행복한 일상이 자원이 되어 저만치 날아갈 힘이 될 것이다. 아마존의 철학, 고객중심. 아이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엄마가 되자. 각자 자기의 자리에서 자립해서 일하고, 놀고, 공부하다가 합체해서 더 좋은 세상을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우리 가족이 되기를... 2019년 5월 9일 예담이 생일날    


책을 읽고, why를 던지면 내가 적용할 것들이 떠오른다. 오늘도 나는 책의 여백에 기록을 할 것이다. 언젠가 아이가 내가 읽은 책들을 읽게 되면, 엄마의 사랑을 느끼며 행복한 일상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why는 언제나 그랬듯 미래를 알려준다. 내가 관심 있어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힘들어하는 것을 보여준다. 거기에는 내 마음이 담겨있고, 마음을 알아차리면 실마리가 생긴다. 여기에 why를 멈추지 않고 답을 찾아 why를 계속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why는 미래를 키우는 나침반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말 그릇을 키우는 why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