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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영 Aug 15. 2021

작은 쉼표, 동네 서점


지방의 어느 소도시로 여행을 갔을 때,

목적지로 향하는 길 그 중간에서,

갑자기 작은 서점이 나타났고,

서점은 그 작은 동네를 밝혀주는 등대 같았다.


등불에 일렁이는 물처럼 그곳에 들어갔고,

작은 종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는데, 

그 소리가 잦아들자 오래된 나무의 냄새가 났다.


때로는 정갈하고,

때로는 자유분방하게 놓인 책들 사이를 걸으며,

오래전 알던 반가운 이를 만난 것처럼,

혼자서 조용히 탄성을 내지르기도 하며,

같이 놓인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나간다.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지만,

책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느라,

그들의 머릿속은 누구보다 소란스러우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롭다.


다른 세기를 살았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보고 잠시 자리를 옮겼을 때,

이름 모를 누군가가 다시 그 책을 들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이런 시대에서도,

사람들이 계속 글을 쓰는 이유를 짐작하게 된다.





                                                                                                           Photo by Jianxiang Wu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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