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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영 Jul 30. 2021

가로등

잠 못드는 밤, 눈은 내리고


붉은 벽돌집 앞에 가로등이 한대 서 있다.

내가 붉은 벽돌집을 생각할 때는

가로등의 주황빛이 골목을 밝히는 모습이 떠오른다.

어느 날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담배를 꺼내 들고 밖으로 나왔을 때

눈이 오고 있었고,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눈이 내리는 밤의 풍경은

참으로 운치 있었다.

나는 불도 붙이지 않고 선 채로

가만히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 뒤로 붉은 벽돌집을 생각할 때의 풍경은

항상 눈 오는 밤이었다.


아마 가로등도 그 밤을 좋아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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