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친한 사이였던 D의 부고를 전해 들은 날 밤
소나기가 내렸다.
D는 특별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신발이 빗물을 튀겨 바지 밑단이 젖어들었다.
D와 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둘이서 밥을 먹은 적이
적어도 한 번은 있었던 것 같다
편의점 앞에는 우산을 포장했던 비닐이 너저분하다.
작년 여름 D가 나에게 너는 참 좋은 사람인 것 같아.. 했을 때
나는 왜 죄의식을 느꼈을까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쏴아 소리를 내며 수십 개의 빗방울을 뿌린다.
집으로 올때까지도 그치지 않는 비는
그것이 잠깐 지나가는 것이 아님을 말하는 듯.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밤새 나리고
나는 D가 두고 가는 기억들을 되짚어보고
계속되지 못할 젊은 인생에 대한 넘쳐흐르는 상실감에
비는 계속 오고..
밤새 비는 계속 오고...
Photo by Benjamin Sow on Unsplash
휴지통(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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