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처럼 살다가
가끔 찾아오는 두통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아무도 없는 듯한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질렀을 때야
누군가 시끄럽다고 도로 외쳐주어
내 가까이에 다른 이가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통장에 찍히는 숫자의 의미를
내가 먹고 있는 밥에서야 찾았을 때
나는 내 젊음을 팔아 양식을 사는 것인가 생각하고
이것은 인간인가 아니면 동물인가 고민이 된다
불행한 꿈을 꾸다 잠을 깨었을 때
수술부위가 아픈 것은 감각을 날카롭게 만들고
지금이 몇 시인가를 가늠해보면
거의 정확하게 맞추는 시와 분
밤은 편하지만 두렵고
아침은 두려움과 함께 자신을 몰아낸다
남들처럼 일어나서 걷고 먹고
똑같이 살아가면서도 이것을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지
그런 고민들은 아침과 함께 모두 몰아낸다.
오늘은 죽을 것이고 내일은 또 태어나겠지만
나는 계속 죽어있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