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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영 Aug 12. 2023

나는 열 살 즈음에는 자유를 알았다

나는 열 살 즈음에는 자유를 알았다.  

아무런 대비 없이 길바닥에 누웠다.

물이 더러운지 깨끗한지 모르고도 손발을 담갔다.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는 길로 자전거를 몰았다.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부끄러운 것을 몰랐다.  

내 인생 마지막 조르바였을 것이다.

그때는 내가 자유로운가에 대해 질문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지금은 간혹

내가 자유로운지, 묶여있는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꿈이 있는지, 권태롭게 사는지, 사는 게 무엇인지, 죽으면 어떨지의 오만가지 질문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오늘밤도 계속 생각하고, 그리스인은 잠들었거나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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