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위탁아동 'O' 이야기 - 2편
자정이 지나자 아이의 비명소리는 한풀 꺾였다.
"I'm thirsty!"
가까이 오지 말라, 만지지 말라, 쳐다보지 말라 - 뭐든 하지 말라고 내게 소리 지르던 아이는 처음으로 무언갈 달라고 요구하였다.
"'주세요'라고 말해야지?" 하니 짧은 혀로 "please"라고 대답한다.
물을 가져다주고 조심스럽게 "옆에 앉아도 돼?"라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집에 도착한 지 세 시간 만에 드디어 신발을 벋기고 안아주었다. 현실을 드디어 받아들였는지 이제야 품에 쏙 안긴다.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아이를 세수시켜 주고 옷도 갈아입혔다.
"Just one night? Just one?"
사회복지사가 아이를 진정시킨다고 하루만 자면 된다고 거짓말을 해놨는데 그걸 기억하고 자꾸 내게 확인해 온다.
조그마한 손가락을 하나 들어보며 확인을 요구하는 아이가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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