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위탁아동 'O' 이야기 - 1편
나의 위탁아동 'O' 이야기 -
띵동! 벨소리에 문을 열었는데 앞에 아무도 없어 순간 당황했다.
고개를 아래로 숙이니 작은 소녀 아이가 씩씩한 표정으로 현관문을 두 손으로 잡고 빼꼼하니 집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5살짜리 O. 똘망똘망한 파란 눈에 길게 빠진 속눈썹을 가지고 있던 O와의 첫 만남이다.
위탁부모가 되고 나서 처음 배정받은 아동이라 살짝 긴장한 상태였는데, 이렇게 예쁜 아이가 오다니.
뽀얀 우윳빛 피부에 허리를 넘어가는 긴 생머리. 20여 갈래로 정성스럽게 한가닥 한가닥 땋여있는 머리 스타일에 비해 입고 있던 교복은 꼬질꼬질 음식물이 여기저기 묻어있었다.
아이를 뒤따라 두 명의 사회복자지사가 아이의 짐을 들고 왔다. 조그만 아동용 칫솔과 치약, 팬티와 런닝 몇 장.
"이 쪽은 너희 엄마 친구란다. 잠시 너를 돌봐줄 거야."
무슨 일로 보호가 필요하게 됐는지 아이 엄만 누구인지 하나도 아는 게 없지만, 갑자기 엄마와 떨어지게 된 아이가 조금이나마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는 날 '엄마 친구'로 소개했다.
소파에 앉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던 아이는 엄마와 떨어졌다는 게 드디어 실감이 났는지 기어이 울음을 터트렸다.
'Mummy!'
서럽게 터진 울음은 얼마 안 되어 비명에 가까운 절규로 바뀌었다.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어주자 잠시 울음을 멈추는 듯했지만 몇 번 입에 대곤 또 엄마를 부르며 아이스크림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Where's my mummy? I miss my mummy!"
어른 셋이서 열심히 율동을 하며 아기상어송을 부르면 잠시 따라 부르다가도 다시 울음보가 터졌다. 어를수록 비명 소리는 더 커지기만 했다.
"I hate you! Go away!!!"
현관문을 열고 자꾸 밖에 나가려고 해 복지사 한 명이 문 앞을 지키고 앉아 있어야 했고, 눈에 보이는 거라면 잡고 던지고 온갖 몸부림을 치는 바람에 벽에 설치된 인터넷 케이블이 떨어져 나갔다.
3시간이 지나도 아이는 지칠 줄 모르고 비명을 질러댔고, 밤 12시가 되자 결국 복지사들은 절규하는 아이를 뒤로한 채 퇴근해 버렸다.
자지러지듯 울고 소리 지르는 아이를 바라보며 그날 밤 난 깨달았다.
난 아이를 몇 달을 손꼽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아이 입장에선 절대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