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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dsbird Mar 22. 2024

핫크로스번과 파인애플 코티지치즈

런던, 오늘의 식탁 - 3월 21일

날이 무척이나 따듯해졌다. 워낙 변덕스러운 영국 날씨라 언제 다시 추워질지 모르겠지만, 해 뜨고 따듯하니 기분이 좋다. 


이런 날은 소박한 음식이 먹고 싶어 진다. 냉장고엔 만들어둔 요리가 몇 가지나 되지만 오늘 점심은 빵 세 조각이다. 


부활절 시즌이 되면 영국 사람들은 핫크로스번을 먹는다.  건포도와 계핏가루를 넣고 밀가루 반죽을 해 주먹만 하게 구운 부드러운 빵인데, 동네 슈퍼에 가니 이 핫크로스번을 모티브로 한 '자이언트 핫크로스번'을 팔았다. 건포도를 좋아하지 않아 전통적인 핫크로스번은 잘 먹지 않지만 자이언트 빵은 건과일 호밀빵에 가까워 보여 아침에 산책 나갔다가 사보았는데 점심으로 간단히 먹기 딱이다. 


크리미 하면서도 다른 치즈에 비해 함유 지방과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할 때도 먹기 좋은 코티지치즈에, 어제 탕수육 소스 만들고 남은 파인애플을 송송 썰어주었다. 곁들일 음료로는 집에 남아 굴러다니는 토마토 세 개를 갈아 스무디를 만들었다. 


햇살 좋은 나른한 오후에 어울리는 아티스트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를 틀어주고, 새로 산 요리책을 읽으며 먹는 빵은 꿀맛이다. 과하지 않은 은은한 달콤함과 고소함은 일에 치여 정신없는 한 주를 포근하게 위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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