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indsbird Mar 19. 2024

똠얌꿍과 된장의 한 끗 차이

런던, 오늘의 식탁 - 3월 18일

버섯과 양파를 통통 썰어 물이 바글바글 끓고 있는 냄비에 털어 넣어주었다. 오늘의 메뉴는 참치 비빔밥에 곁들일 된장국이다. 


국물 요리를 자주 하진 않지만 식탁에 올리는 메뉴가 뭔가 부족하다 싶을 때 만만한 게 바로 된장국이다. 된장과 기본적인 야채 몇 가지만 있으면 금방 완성이 돼 쉽게 손이 간다. 


사실 이 날 저녁거리를 사러 세인즈베리 슈퍼마켓에 들렀을 때 계획했던 메뉴는 똠얌꿍이었다. 저번주 요리하고 남은 레몬그라스를 빨리 처분하기 위해 정한 메뉴였다. 슈퍼에서 똠얌꿍에 넣을 야채 몇 가지와 고수, 토마토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육수에 필요한 라임잎과 생강은 이미 집에 있고, 마지막으로 필요한 재료는 갈랑갈. 하지만 대형 슈퍼마켓이라 있을 줄 알았던 갈랑갈이 하필 오늘따라 없었다. 그래서 바꾼 메뉴가 된장국이었다. 


똠얌꿍을 만들기 위해 장바구니에 담은 두부와 양파, 버섯을 그대로 냄비에 썰어 넣고 육수에 들어가는 재료만 바꾸어 함께 끓였더니 된장국이 완성됐다. 피시소스 대신 엄마가 담가준 된장을, 토마토 대신 감자와 애호박을, 라임잎 대신 파를 송송 썰어 넣어주었다.  


갈랑갈의 부재로 오늘의 밥상엔 새콤함 태국 국물이 아닌 구수한 한국 국물이 대신 등장했다. 똠얌꿍과 된장국은 생각보다 가까운 사이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