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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dsbird Jun 25. 2024

책, 덕후질 하기

난 좀 덕후 기질이 있다. 무언가에 꽂히면 거기에 관련된 정보를 리서치하고 서적을 무더기로 사댄다. 그렇게 사들인 책들을 다 읽어 내느냐. 결코 아니다. 구매한 책을 읽는데 시간을 들이기보단 내가 소유하지 않은 다른 책을 조사하기 바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덕후질의 대상은 다른 주제로 넘어가 난 다시 새로운 종목의 정보를 리서치하고 서적을 구매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우리 집에는 읽지 않은 산더미다. 장르도 정말 다양하다. 


언론사 편집장으로 있을 땐 한국어 문법과 글쓰기 기술 책들을 교보문고에서 사다 날랐다. 지식 교양도 쌓아야 하니 사들인 역사·정치 책도 꽤 된다. 심리학, 자기 계발 서적도 여럿 되고 한때는 튜더 시대에 빠져 그때를 배경으로 한 역사물 소설과 전기도 엄청 사들인 적이 있었다. 지금은 요리책만 보면 그냥 지나치치 못하고 꼭 구매를 하곤 하는데, 2주에 한 번 꼴로 새 요리책을 사는 것 같다. 


현재 빠진 소설 장르는 판타지와 공상과학물이다. 브랜든 샌더슨의 '미스트본(Mistborn)' 시리즈 3권을 끝내고 '스톰라이트 아카이브(The Stormlight Archive)'를 시작했다가, 영화 '듄: 파트 2'를 보고는 원본 소설도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SF물 삼체에 빠져 중국 작가 류츠신의 원작 '지구의 과거' 시리즈를 섭렵 중이다. '삼체'는 넷플릭스가 8부작 드라마를 만들기 전 2023년 중국에서 30부작 드라마로 제작된 적이 있다길래 이 것도 찾아볼 예정이다. 


그 와중에 또 새로운 덕후질 상대가 생겨버렸다. 몸이 너무 자주 아파 생활 습관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고민하다가 관심을 가지게 된 Gut health. 장 기능은 면역력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고 하는데 하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영국에서도 요새 핫한 키워드다. 슈퍼마켓에 가면 장에 좋다는 이런저런 식품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내친김에 장건강에 대해 조금 더 깊게 공부해보려 한다. 


오랜만에 날씨가 좋으니 따듯한 햇볕아래 앉아 하루종일 책만 읽고 싶은 날이다. 기분 탓에 온라인으로 건강 서적 몇 권을 주문했다. 이렇게 작은 우리 집 책장은 새로운 책으로 미어터진다. 아직 읽지 못한 책으로 가득하지만 보고만 있어도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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