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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중독의 발견

Je ne sais quoi - 알 수 없는 글쓰기의 매력

by Windsbird

딱 한 달만 해보자.


퇴사하고 넉넉하게 남는 시간을 생산적인 일로 채우고 싶어 매일 글쓰기 챌린지를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향긋한 커피 향을 맡으며 글을 구상하고, 작성하고, 다듬고. 소박하지만 나만의 무언갈 내 손으로 빚어 세상에 태어나게 한다는 건 경이로운 일이었다. 내 글에 눈길을 주는 이가 있다는 것도, 시간을 투자해 댓글을 달아주는 이가 있다는 것도.


문제는 갑작스러운 스카우트 제의로 몇 달 여유롭게 쉬려던 계획이 확 틀어지면서부터였다.


시간은 사치 용품이 아니라 아껴 써야 하는 자본이 되어버렸고 글쓰기 챌린지는 일상에 걸리적거리기 시작했다.


챌린지 수료증, 그까짓게 뭐라고. 내 이름 석 자 들어간 이미지 파일 한 장이 그렇게 욕심이나 꾸역꾸역 글을 써 내려갔고 매일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은 한결같았다.


이번 달만 채우고 그만해야겠다.


그렇게 매일 똑같은 생각만 했으면서 막상 다음 기수 신청할 때가 다가오니 살짝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내 안에 숨어있었던 아이디어의 발견.

매일 차곡차곡 쌓여가는 뿌듯함과 성취감.

동료 작가님들에게서 받는 자극과 도전.

글을 쓸 때마다 구체적으로 빚어지는 새로운 목표와 비전.


이 모든 것들을 조금 더 쉬자고 다 포기할 수 있을까?


글쓰기를 시작하며 발견하게 된 평범한 일상 속 반짝이는 보석들이 한꺼번에 사라질 생각을 하니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프랑스어로 'Je ne sais quoi'란 표현이 있다. 꼬집어 말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특별한 매력.


막 글쓰기를 시작한 내게 글쓰기는 그러하다. 너무나 귀찮으면서도 멈출 수 없는. 그만하고 싶지만 자꾸 돌아오게 만드는.


그래서 이번 달도 다시 꾸역꾸역 글쓰기를 시작한다. 글 마감 시간이 다가올 때마다 챌린지 신청한 걸 후회할 걸 알면서도. 글쓰기의 묘한 매력에 이번 달도 사로잡혀 버렸다.


#글루틴 #글쓰기 #챌린지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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