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산책, 콜럼비아 대학과 심포니 스페이스에서 이벤트 보다.
아름다운 시월 겨울 동화를 쓰려나. 왜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지? 수돗물을 켜면 손이 시려. 곧 하얀 눈이 내릴 거 같아. 창문을 꼭꼭 닫고 지내야 하는 계절이 돌아왔어. 난방이 그리워. 슈퍼는 언제 난방을 줄까. 매달 꼬박꼬박 렌트비를 내도 난방을 언제 줄까 걱정을 하네.
정신이 하나도 없는지 화요일을 수요일로 착각했다. 수요일 스케줄과 화요일은 분명 다른데. 맨해튼에 가려고 줄리아드 학교 공연 티켓을 가방에 담는 순간 그제야 수요일이 아닌 게 생각이 나. 화요일 마스터 클래스 공연 티켓은 없고 수요일 공연은 미리 받아두었지. 아파트 문을 열자 막 버스가 떠나가고 할 수 없이 시월의 빛이 내리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아직 장미꽃도 보이고 이제 갓 피어난 장미꽃을 보니 마치 십 대 같아. 만약 십 대라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시간여행을 했다. 20대라도 좋겠다. 아니 30대라도 좋겠다. 40대도 좋지. 그래도 내 마음은 항상 청춘이야. 누가 나이를 물으면 스물둘이라 답해야지.
집에서 상당히 떨어진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에 도착해 지하철역으로 갔다. 어디로 갈지 약간 고민을 하다. 북 카페에 갈지 뮤지엄에 갈지. 그러다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티 경매장에 갔다. 항상 부자들의 향연이 열리는 게 아니니. 크리스티 바리스타는 하트 모양의 라테를 만들어 줘. 감사함으로 먹었지. 맛도 좋고 무료니 더 좋아. 조용한 갤러리에서 전시회 보고 맛있는 커피도 마시고 가격은 정말 비싸지만 예쁜 티파니 스탠드도 보고 예쁜 장식품과 가구와 소파와 그림도 보고 잠시 현실과 동떨어진 귀족들 잔치를 구경했지. 커피 향기에 그림 향기에 잠시 도취되어 천국에서 산책하는 기분이 드는 크리스티 매장을 나와 라커 펠러 센터 채널 가든도 지나고 국화꽃이 약간 시들기 시작해. 다른 날과 다르게 분수에서 물이 흐르지 않아. 분수가 흐르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아주 커. 그 후 관광객이 아주 사랑하는 5번가를 걷기 시작했다. 뉴욕의 아이콘 성 패트릭스 성당도 지나고 미국 성조기, 프랑스 국기와 영국 국기가 걸려 있는 빌딩도 지나고 잠들 곳이 없고 가족이 없고 돈이 없다고 말하는 홈리스도 보고 나의 목적지는 다름 아닌 갤러리.
아, 그런데 보고 싶은 갤러리가 문을 닫아버렸어. 섭섭하지만 마음을 비워야지. 다른 갤러리도 방문하고 멋진 그림도 보고. 낯선 작가의 그림이 날 사로잡아 가격이 얼마냐 물으니 이미 팔렸다고 해. 내가 구입할 상황도 아닌데 느낌이 좋아 그냥 물었지. 5번가 트럼프 타워와 버그 도르프 굿맨 백화점 근처에 아트 갤러리가 있어서 오랜만에 찾아가서 산책을 했지. 마카롱을 정말 사랑하는 이웃 블로거분이 생각나게 하는 팝 아트 작품도 보고 정말 자연을 사랑하는 아티스트 작품도 보고 앙리 마티스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도 보고 미드 타운 갤러리도 귀족들의 잔치를 하는 곳이라 좀 부담이 되기도 해. 너무 근사한 빌딩 안에 갤러리가 있지. 그래도 갤러리는 좋아. 멋진 그림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 맨해튼에 갤러리가 아주 많고 가끔씩 갤러리 방문하곤 해.
꽤 오랜만에 방문한 몇몇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보고 플라자 호텔을 지나는 순간 정말 예쁜 빨간색 페라리 스포츠카가 보여. 아, 갖고 싶어. 농담이지. 고등학교 시절 봤던 프랑스 영화 "남과 여"도 생각이 나고.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던 주인공 남자가 떠올라. 빨간색 단풍만큼 페라리도 정말 예쁜 게 확실해. 영화 "나 홀로 집에" "위대한 개츠비"를 촬영한 플라자 호텔을 지나 콜럼버스 서클을 지나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 도착했다. 자주 보는 할머니 홈리스가 보여. 댄 브라운의 소설 "오리진 Origin"이 앞에 놓여 있더군. 가끔 뉴욕 타임지를 읽곤 하는 홈리스. "다빈치 코드"로 명성 높은 댄 브라운의 새 소설이나 봐.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나와 몇몇 갤러리를 산책하니 피곤이 밀려와 다시 커피 한잔 주문했지.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 오후 3-6시 사이 음료 세일 중이라 작은 사이즈 커피 한 잔에 약 1불을 주면 마실 수 있고 뉴욕 물가에 비하면 아주 저렴해.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달렸지. 지성의 전당 콜롬비아 대학 밀러 시어터에서 이벤트가 열렸다. 밀러 시어터에서 많은 공연이 열리고 매달 1회 정도 무료 공연도 열리고 가끔 찾아가서 공연도 보고 맥주나 와인을 무료로 마시는 곳이지. 오늘은 밀러 시어터 입구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 아티스트와 큐레이터가 잠깐 이야기를 나눴지. 식물 시리지 작품이고 꽤 근사해. 작은 공간도 작품을 전시하는 뉴욕이 놀랍지. 얼마 후 레드 와인과 포도, 치즈, 빵, 케이크도 먹었다. 무료.
그 후 지하철을 타고 로컬이 사랑하는 명성 높은 공연 홀 심포니 스페이스에 갔다. 그곳은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 중요한 문화센터로 자리 잡음으로써 수많은 배우들, 작가들, 음악가들과 무용가들의 무대가 되었다. 유료 공연이 자주 열리고 가끔은 무료 공연을 여는 이곳은 연 200회가 넘는 공연을 열며 음악, 댄스, 연극, 문학, 영화와 어린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매년 월 투 월 뮤직 마라톤(Wall to Wall Music Marathons)과 Selected Shorts: Celebration of the story가 열린다. 핀커스 주커만, 이작 펄만, 제임스 레빈, 머스 커닝햄, 존 케이지, 프랭크 시나트라 등이 무대에 올랐다. 심포니 스페이스는 원래 마켓에서 스케이팅 링크로 변했다. 지하에 레스토랑이 있었고 스케이트장은 나중 심포니 극장(Symphony Theater)으로 변했고 지하에도 Thaila Theater이 있었다. 1978년 1월 Allan Miller와 Isaiah Sheffer가 극장을 공연장으로 바꿨다. 지하철 1.2.3호선 96th 스트리트 역에 내리면 바로 보인다.
저녁 6시 반 -7시 반 사이 맨해튼 음대 교수님이 모차르트에 대한 강의를 하셨다.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했고 실은 공연 볼 거라 예상하고 갔는데 착각이었다. 저명한 교수님의 음악 강의를 듣게 되고 우연히 모차르트가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았다는 것도 듣고 프리랜서로 활동한 모차르트를 당시 비엔나에서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 천재는 항상 그런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성공작이 되었지만 비엔나 사람들 음악 수준이 당시 아주 높지는 않았다고 해 약간 놀랐다. 비엔나 하면 음악의 도시라 더 그랬지. 디베르티멘토 음악은 가볍게 듣는 음악이라고 하면서 강의를 마친 후 모차르트 죽음과 영화 "아마데우스"가 어느 정도 진실인지 궁금하지 않니, 라 물으며 강의를 마쳤다. 아들 바이올린 교수님이 아마데우스 영화가 절반 정도가 허구라고 말씀하셨다고.
초기 정착 시 롱아일랜드 딕스 힐에 거주할 적 한국과 다른 뉴욕에 적응하느라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고 두 자녀와 나는 공부하느라 더더욱 힘든 시간들이었고 그해 크리스마스 처음으로 맨해튼에 갔다. 낯선 지역이라 걱정이 되어 한인 여행사에 예약을 하고 버스로 맨해튼 투어를 했는데 당시 1인 80불인가 줬는데 지금 생각하면 거액이네. 지금 내가 하루에 80불을 지출한다면 차원이 다른 문화생활을 하지. 링컨 센터에서 오페라도 보고 메트 뮤지엄에 가서 전시회도 보고 스트랜드에 가서 헌책도 구입하고 북 카페에서 책도 읽고 센트럴파크에서 산책도 하고 정말 무진장할 게 많은 뉴욕 맨해튼. 보물섬이지. 오늘 링컨 센터에서 1불 주고 커피 사 마신 것이 전부. 라커 펠러 센터에서 라테 커피 무료로 마시고 귀족들 잔치 갤러리도 감상하고 미드 타운 갤러리도 감상하고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속하는 지성의 전당 콜롬비아 대학에 가서 이벤트 보고 무료로 레드 와인과 딸기와 포도와 치즈와 빵 등을 먹고 심포니 스페이스에서 저명한 맨해튼 음대 교수님 강의 듣고. 자본주의 꽃이 피는 뉴욕에서 무료로 새로운 세상을 봤으니 정보가 돈이야. 매일매일 맨해튼 답사를 하니 매일매일 하나씩 새로운 것을 배워가고 있다. 밤늦게 집에 돌아와 기록 작업도 하는 중.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 할인 매장 센추리 21에서도 자주 이메일을 보내와. 뉴욕대, 콜럼비아대, 하버드대, 메트 오페라, 메트 뮤지엄 엄, 소호 포토 갤러리 등 많은 이메일이 쏟아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