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토요일은 뉴욕에서 '산타콘 축제'가 열린 날. 오래전부터 가려고 생각했으나 첫눈이 소복소복 내리니 마음이 변해.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브런치를 먹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플라자 호텔 부근에 내렸다. 거리는 하얀 눈으로 덮여 아름답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뭐냐 물으니 마차를 타려고 기다린다고. 하얀 눈이 내리니 마부는 미소를 웃고. 반대로 말은 힘들었을까. 시처럼 아름다운 센트럴파크는 하얀 동화 나라가 펼쳐지고 정말 많은 사람들로 가득가득. 호수에서는 기러기 떼와 청동 오리 떼가 산책을 하고 하얀 눈으로 덮인 나뭇가지는 얼마나 아름다운지. 공원에 아주 큰 눈사람도 보이고 아주 작은 눈사람도 보이고 여기저기 눈사람이 보여. 눈 뭉치를 들고 눈사람을 만들려면 손이 시릴 텐데. 마차는 달리고 색소폰 소리가 울리고 연인들은 데이트를 하고 망원렌즈로 사진을 담는 카메라맨도 많고 난 아름다운 공원으로 들어가 셰익스피어 동상에게 인사를 하고 베토벤에게도 인사를 하고 더 몰을 지나 베데스다 테라스를 지나 베데스다 분수대를 지나 럭셔리 아파트 산레모 아파트 근처를 돌아 쉽 메도우 근처로 걷다 센트럴파크 웨스트로 걸어 나왔다. 존 레넌이 사망한 12월 8일 센트럴파크 스트로베리 필즈에 가 볼걸 그랬지. 오늘이라도 가 볼 텐데 좀 피곤해서 그냥 지나쳤다. 링컨 센터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공연 보고 싶으나 시간에 늦을 거 같아 바로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체임버 뮤직 공연을 보고 지하철을 타고 콜롬비아 대학에 특별 공연을 보러 갔다. 대학 교정도 눈으로 덮여 아름답고 입구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빛나는데 눈까지 내리니 더 아름다워. 사람들은 사진을 촬영하고 난 세인트폴 교회에서 공연을 보고 나오는 길 버틀러 도서관을 바라봤다. 밤에도 불빛이 환하게 켜지고 첫눈이 내리는 날에도 누군가는 도서관에서 책을 펴고 공부를 하나 봐. 그 후 근처에 있는 맨해튼 음대에 가서 오페라 공연을 1부만 보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센트럴파크에서 빙 크로스비가 부른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색소폰으로 연주하고 있고 그리니치 빌리지 '블루노트' 재즈 공연장에서는 크리스 보티가 해마다 홀리데이 시즌 특별 공연을 하는데 저렴하지 않아 아직 가보지 못했어.
산타콘 축제가 열린날 센트럴파크에서 만난 산타클로스
첫눈이 오는 날은 연인과 데이트를 하는 게 최고. 사랑하는 나의 연인 센트럴파크도 만나고 줄리어드 학교에 가서 라흐마니노프와 피아 졸라 곡도 듣고, 콜럼비아 대학에 가서 공연도 보고 맨해튼 음대에 가서 모차르트 오페라 공연도 봤어. 연인이 너무 많은가.
뉴욕에는 하얀 눈이 내리고 캘리포니아는 산불이 나고. 하늘의 뜻은 어디에 있을까. 지옥불 같다고 하는데 서부에 사는 사람들 마음이 얼마나 무거울지. 한밤중 누군가는 폭죽을 터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