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택시와 슬픈 추억

뉴욕 이민 정착 시절

by 김지수
IMG_5661.jpg?type=w966



우리 가족의 첫 정착지 롱아일랜드 딕스 힐은 차 없이 지내기 힘든 곳. 뉴욕 시는 대중교통이 발달한 편이지만 그 외 지역은 차 없이 지내기 너무너무 힘들다. 한국과 달리 집에서 백화점이 가까운 것도 아니고 차를 타고 가야 장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뉴욕은 고등학교 학생들이 벤츠 등을 운전하고 학교에 간다. 롱아일랜드 부촌 고등학교 학생들은 상당수 고급 승용차 운전한다 뉴욕에 오자마자 바로 차를 구입할 수도 없다. 뉴욕 운전면허증이 있어야 하니.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다르고 뉴욕 주는 더 까다롭고 운전면허증 조건도 더 복잡해 서류를 준비하고 시험을 치러야 하니 시간이 걸린다. 뉴욕에 도착한 첫해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집에서 최소 필요한 책상과 침대와 의자를 조립하는데 무려 1달 이상이 걸렸고 전부 자녀가 했고 이불과 가구와 냉장고를 구입하고 학교 수속을 했고 아들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러 갔다. 학교에 갈 때는 집주인이 직장 가는 길 차로 데려다주었지만 돌아오는 길은 우리의 몫이었다. 택시를 불렀다면 쉽게 집에 돌아왔을 텐데 한 푼도 아끼던 시절. 휴대폰도 구입하지 않고 지내던 시절. 아들과 난 쉽게 집에 돌아올 줄 알았다. 우리의 착각이었다. 롱아일랜드 주택가는 비슷비슷하고 골목도 비슷비슷해 어디로 가야 할지 짐작을 못했다. 한여름날 태양이 쨍쨍 내리쬐는 날 우린 결국 4시간을 헤매고 말았다. 지금도 잊히지 않은 추억으로 남아있고 뉴욕은 갖은 자에게 천국이지만 갖지 않은 자에게는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이 시작된다. 택시비가 한국처럼 저렴하다면 택시를 불러 탔을 텐데 너무 비싸서 일어난 일이다. 한국과 다른 문화에 적응하고 사는 게 고생의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이다. 험난한 고생을 하던 무렵 한국에서 우리 가족이 궁궐에서 지낸다는 소식을 듣고 웃고 말았지. 뉴욕에서 궁궐처럼 멋진 곳에서 화려한 생활을 할 정도면 얼마나 좋을까. 착각은 커트라인이 없더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월요일 한바탕 소동 경찰이 왜 찾아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