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드 공연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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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날마다 비가 온담. 내 슬픈 마음을 알아버린 거야. 도망가고 싶어라. 멀리멀리. 푸른 바다 보이는 곳으로. 하얀 갈매기 울고 파도 소리 들으며 모래 위를 걷는 것을 상상해 본다.
종일 비는 내리고 마음 무겁게 하는 세탁을 했으니 조금 안심이 되나 이불 커버는 마르지 않았다.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각나게 하는 아파트 지하에 내려가 무사히 세탁을 했으니 다행이다. 세탁을 하려니 25센트 동전이 필요해 은행에 갔다. 예전 하루 30불만 준다고 하던데 은행 제도가 변했는지 100불까지 준다고 하나 동전이 너무 무거우니 60불만 달라고 부탁했다. 한인 교포가 지점장으로 있는데 1주일 60시간씩 일한다고 하니 얼마나 힘든지. 예전 모건 스탠리에서 근무할 적 아침 6시 출발 밤 11-12시 사이 귀가. 삶이 삶이 아니었다고 하고 시티은행 등 다른 곳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데 아래 직원은 고정 급여를 받지만 위 책임자는 정해진 급여가 아니라 커미션을 받는다고 하니 미국 사회가 결코 만만치 않아. 은행계 일도 쉽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그분 말씀에 의하면 한국은행이 편한 편이라고 미국이 훨씬 더 힘들다고. 평소 손님이 아주 많아 기다리는 게 불편한데 비 오는 날이라 손님이 많지 않아 금방 일을 처리했다. 우체국과 은행에 가서 기다리면 원시시대로 돌아간 기분이 들지. 맨해튼에 가지 않아도 하루가 금세 흘러가고.
어제는 지하철 소동으로 너무너무 피곤했지. 천둥도 심하게 치고 하늘에서 천둥 치는 소리 들으니 무섭기도 하고. 줄리아드 학교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 학위 체임버 공연이 열렸다. 어제저녁 천둥이 쳐서 갈지 말지 고민 고민하다 용기를 내서 시내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에 가서 지하철을 타고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공연을 봤는데 클라리넷 소리에 황홀했지. 이번 주 금요일 줄리아드 학교 졸업식이 열리고 이제 학기가 끝나는 시기라 너무너무 조용한 학교. 로비도 나무 계단에도 사람이 거의 없으니 평소와 너무 다른 분위기. 어제도 폴 리사이틀 홀에서 공연이 열렸는데 천둥 치는 저녁에도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이 찾아와 공연을 봤다. 정말 아름다운 클라리넷 소리를 들려줘 감사했다. 모차르트와 브람스 곡을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과 피아노 소리로 들으며 행복했는데 링컨 센터에서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 가서 얼른 7호선 익스프레스에 환승해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었으나 갑자기 지하철이 멈춰버렸고 방송이 울렸다. 승객들 얼굴이 점점 짜증스럽게 변하고 결국 지하철에 문제가 있다는 기관사의 말에 따라야지 별수 없지. 일찍 집에 가려했는데 밤중에 소동을 벌였어. 무한 메트로 카드 없었으면 화가 날 뻔했지. 다시 메트로 카드사용해야 하니 1회 2.75불이니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지. 가끔은 뜻하지 않은 불편한 일도 생기고 밤 10시가 지나 맨해튼 미드타운을 걷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할 수 없이 그랜드 센트럴 역을 빠져나와 미드 타운을 걷다 수많은 홈리스를 지나치고 얼마나 슬픈 사람들인지. 브라이언트 파크를 지나 근처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 쪽으로 달리다 잭슨 하이츠 역에서 천 개의 계단을 올라가 7호선에 환승 집에 오니 한밤중이 되어버렸어. 100년이 넘는 역사 깊은 뉴욕 지하철 자주 보수 공사를 하니 불편하기도 하고 24시간 운행하니 런던과 파리에 비해서 지하철 관리도 힘들 거 같고 어제도 지하철 소동으로 몹시 피곤했지만 무사히 집에 온 것에 감사하는 밤.
메트(오페라)에서는 지난 시즌 참석해줘서 고맙다고 이메일이 오고 American Ballet Theater와 카네기 홀 등 많은 곳에서 공연 소식을 알려오고 시간은 정말 빨리 달려간다. 6월은 장미의 계절인데 이웃집 뜰에는 목련 꽃과 벚꽃이 이미 져 버렸고 장미꽃과 아이리스 꽃이 피어 있고 장미축제도 곧 볼 수 있겠다.
2018. 5. 16 수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