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 꽃향기 가득한 금요일 아침
어제는 너무 슬펐지

뉴 뮤지엄 & 하우징 웍스 북 카페

by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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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6302.jpg?type=w966 소호 하우징 워스 북 카페 필립 로스 책 테이블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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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른쪽 New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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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뉴 뮤지엄 근처에서 무료로 옷 나눠주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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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6365.jpg?type=w966 New Museum / “Songs for Sabotage/ 02/13/18-05/27/18




IMG_6371.jpg?type=w966 ICP



하얀 작약 꽃향기 가득한 금요일 아침. 새들의 합창도 들리고 초록 나무 잎새는 더위에 지친 듯 보인다. 겨울 같더니 금세 여름 날씨 같아.

어제 무더운 여름날 슬프기만 했다. 아침부터 경찰팀이 2번이나 찾아와 쾅쾅 쾅하고 노크를 하고 심장이 얼마큼 떨렸겠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누가 일부러 장난을 했다면 지옥에 떨어질 거다. 맨해튼에 가려고 샤워를 하려고 하니 온수가 안 나와 더 슬펐고 정말 화가 났어. 공연도 놓치고 공연은 항상 하는 것도 아닌데 딱 그 순간에 볼 수 있는 게 공연인데. 포기하고 좀 쉬다 다시 몇 차례 온수가 나오는지 확인을 하고 결국 늦은 오후 샤워를 하고 기어코 맨해튼에 갔다.

슬픈 일은 그뿐만 아니다. 그제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 지하철역에서 메트로 카드를 그었는데 작동을 하지 않아 다시 긋고 다시 긋고 화가 나니 성질을 부려도 내가 졌어. 결국 포기하고 직원에게 말하니 그냥 들어가라고 했는데 7호선을 타고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지하철역에 도착해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려 탔는데 다시 메트로 카드를 사용했는데 역시 작동이 안 되니 너무 답답했어. 어제 그 메트로 카드를 직원에게 보여주며 사정을 말하니 뉴욕 교통국에 보내라고 하고 우편물로 보낼 하얀 봉투를 내게 주는 게 원칙인데 그것도 없다고 하고 물론 난 여러 차례 그런 경험이 있어서 교통국에 레터를 보낸 적도 있었으나 거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재수 없는 것이지.

플러싱 지하철역 부근 한인 상가는 이전한다고 세일 중이고 그 가게는 자주 주인이 변경되는 듯. 아마도 렌트비는 오르고 장사는 안 되니 그런 거 아닌가 싶고 서민들 삶은 정말 어렵다고 하고. 다음 달 렌트비 보내라고 레터가 날아왔는데 괴물로 보이는데 어쩌지. 한 달 무얼 했니. 비싼 렌트비 내고 뉴욕에 살면서 난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을까. 뜻대로 안 되니 마음대로 살고 있지만 삶은 너무나 슬프지. 복도 하늘이 줘야지 내가 주라고 하면 주지도 않고. 복 많은 사람은 복 없는 사람 삶을 이해하기 어렵겠지.

경찰과 온수 소동에 맨해튼에 가지 않으려다 늦게 맨해튼에 도착. 뉴 뮤지엄에서 열리는 특별 전시회가 곧 막이 내려 어제 아니면 내게 기회가 없을 거 같고 소호 하우징 웍스 북 카페에 갔다. 어제는 여름 같은 날씨라 아름다운 몸매가 빛나는 날. 하늘하늘한 원피스나 핫팬츠를 입은 여자들도 많이 보이고 온몸에 문신을 하는 뉴요커들도 보고 난 소호 지하철역에 내려 사랑하는 하우징 웍스 북 카페에 갔다. 전에는 작은 사이즈 커피 한 잔이 1.5불이라 좋았는데 거기도 2불로 인상이 되었으나 여전히 다른 곳에 비해 더 저렴하고 평소 손님이 많으나 어제는 빈 테이블을 어렵지 않게 찾아서 좋았다.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책과 놀고. 누가 필립 로스 책 <포트노이의 불평>과 이솝 우화를 읽고 떠나 내가 앉은자리에 몇 권의 책이 보였다. 미국 문학계의 거장 필립 로스가 지난 22일 향년 85세로 세상을 떠났다. 유대인계 작가. 뉴욕에 와서 알게 된 작가고 가끔 그의 책을 읽다 덮어버린 일도 있고 거의 매일 맨해튼에 가니 집에서 차분히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서글픈 변명도 하고. 노벨상과 인연이 없었는지 노벨상을 받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으니 많이 슬펐을까.

작은 컵에 든 커피가 바닥이 될 무렵 난 북 카페를 나와 터벅터벅 걸어서 근처에 있는 New Museum에 갔다. 컨템퍼러리 아트로 명성 높은 뮤지엄. 관광객들은 잘 모르고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미술관. 특별 전시회가 곧 막을 내리고 매주 목요일 7시부터 기부금을 주고 입장하니 지갑이 가난한 사람들은 그 시간을 이용해 전시회를 보고 나도 그 부류에 속하지. 평소 줄이 너무너무 길어서 오래오래 기다리는데 어제는 내가 1등을 하고 말았어. 너무너무 더운 날씨 에어컨이 없는 밖에서 기다리는 게 무척 힘들기만 했고 1시간 반 이상 동안 기다렸는데 괜히 기다렸지. 7시 10분 전 즈음에 도착해도 바로 전시회를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럴 줄 미리 알았다면 맞은편에 있는 ICP에 가서 사진전을 볼 텐데 거기도 목요일 오후 6시부터 기부금 입장이라 좋은데 뉴 뮤지엄 특별 전시회가 곧 막을 내려 우선순위였고 방문자가 소수일 거라 미처 생각을 못해서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뜻하지 않게 거리에서 무료로 옷을 나눠주는 것을 보았다. 뉴 뮤지엄 근처에서 한 달에 한 번 무료로 옷을 나눠준다고. 뉴저지 봉고차에 옷을 가득 싣고 와서 거리 사람들에게 준다고 하니 내게도 가져가라고 해서 웃었다. 맨해튼에도 너무너무 가난하게 사는 사람도 많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빈부차가 큰 도시가 뉴욕.

어제 뉴 뮤지엄에서 특별 이벤트가 열렸는지 꽤 많은 사람들이 이벤트를 찾아서 오고 그들은 티켓을 구입하고 뉴욕은 특별 행사도 많이 열리고 유료인 경우도 보는 분도 많고. 난 저녁 7시에 뮤지엄에 들어가서 잠시 전시회를 보고 나왔다. 컨템퍼러리 아트는 사회적 정치적 이슈를 담은 작품이 많아서 잠깐 전시회 보고 바로 이해하기는 어려운 듯. 어제도 수험생이 공부하듯 전시회 보지 않고 가볍게 전시회장을 둘러보고 나왔다. 몇몇 작품은 이해가 쉽게 와서 좋고 갈수록 뉴욕 뮤지엄에 가면 첼시 갤러리와 비슷한 분위기도 느껴지고 뮤지엄과 갤러리 경계가 사라지는 건가.

뉴 뮤지엄에서 전시회 보고 나와 지하철역으로 가는데 국제 사진전이 열리는 ICP에 도저히 들어갈 에너지도 없고 그제도 종일 걸으며 특별 럭셔리 디자인 쇼와 첼시 갤러리 전시 보고 공원에 가고 지하철에서 서서 오느라 너무너무 피곤했고 매일매일 맨해튼에 가면 1000년 묵은 산삼을 구해서 먹어야 할지. ICP에서도 특별 이벤트가 열리는지 안에서 뭐라 뭐라 하나 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주 월요일 보스턴으로 떠날 예정인데 미국 휴일이라 한 달 전 미리 GO BUS를 예약했는데 슬프게 내가 예약하고 하루가 지나 버스 요금이 내려가니 더 슬펐지. 알 수가 없어. 버스 가격은 변동이 되고 가끔 올라가고 가끔 내려가는데 왜 하필 내가 살 때는 더 비싼 건지. 고 버스회사에서 보내 준 내게 이메일이 도착하니 더 슬펐고 종일 슬픈 일만 가득했던 어제. 우울한 나를 위로한 것은 밤하늘의 노란 달과 별과 초록 나무들.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갈 때도 초록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만 봤다. 머릿속과 마음은 하얗게 텅텅 비웠어. 슬픈 마음 비워야지 어떡해.

런던에 여행 간 중국 시니어 벤저민 부부도 여행을 잘 하고 있을까.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라 많은 분들이 여행을 떠난 듯. 지난번 카네기 홀에서 열린 키신 연주를 보고 갔을지. 지난주 키신 공연 못 봐서 서운하지만 잊어야 하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 왜냐면 카네기 홀에서 봤던 공연 가운데 최고라서 그런지 몰라.

며칠 전 럭셔리 디자인 쇼 보러 가서 바다 그림 봤는데 롱아일랜드 햄튼이 그리워지네. 뉴욕 상류층은 주말마다 롱아일랜드 햄튼에 가는데. 어제 하우징 웍스 북 카페에서 헌책 안에 햄튼 지트니 버스 예약표가 있어서 재미있었다. 12년 전 롱아일랜드 가는 햄튼 지트니 버스 예약표가 헌책 안에 담겨 있었다. 2006년 7월 1일 오전 9시 35분 출발.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에 거주하는 분. Georgetown 대학 이메일이 있는 것으로 보아 로스쿨 교수든지 아니면 로스쿨에 다닌 학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별거 다 알게 되네. 그 대학은 명성 높은 대학이고. 내가 사랑하는 햄튼이라 자세히 봤어. 버스 예약표에는 이름, 주소,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다. 그날 12시 도착 예 저이라 적혀 있으니 약 2시간 반 정도 버스 타고 달리면 햄튼에 도착한가 봐. 난 뉴욕 탐정이 되어가나.

하얀 작약 꽃향기 가득한 작은 거실. 꽃이 좋긴 좋구나. 향기도 좋고.
커피 마시며 메모 중인데 새들에게 좋은 일이 있는지 새들의 합창이 갈수록 커지네. 무슨 일일까.
내게도 좋은 소식 오면 좋겠어.

2018. 5. 25 금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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