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뉴욕
& Met Roof Garden Huma Bhabha We Come in Peace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잘까 봐 경찰이 날 깨우러 왔다. 아침 일찍 아파트 문을 쾅쾅 쾅 두드릴 사람이 누가 있겠어.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하얀 창으로 밖을 내다보니 하얀 경찰차가 집 앞에 주차되어 있어. 분명 난 유명해지려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 경찰이 일요일 아침잠을 자고 있는데 날 깨우러 찾아오겠어. 지난 한 달 경찰이 몇 차례 집을 찾아온 거야. 해도 해도 너무하구나. 누가 이 장난질을 할까. 망할 놈이야. 내 슬픈 마음을 알고 하늘은 울고 있어. 어제는 태양이 불타오르더니 오늘은 주룩주룩 슬픈 눈물을 뿌리고 있어. 초록 나무도 좋을까. 어제 무더워 나무도 지친 모양이던데. 새들도 쉼 없이 노래를 부르고 있어. 새소리가 다른데 어떤 새 인지 알 수가 있나. 한국에서 참새와 비둘기와 앵무새를 봤는데 뉴욕은 새 종류도 아주 많은 듯. 사실 기러기도 뉴욕에 와서 알게 되었다. 호수에 가면 기러기떼들이 산책을 하고 얼마나 많은지 배설물을 조심해야 할 정도다.
일요일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에서 타이완 이민자들 축제가 열리고 워싱턴 스퀘어 파크 근처에서 아웃도어 전시회가 열리고, 이스트 빌리지에서 로어 이스트 축제가 열리는데 난 집에서 머물고 있네. 로어 이스트사이드 축제는 상업적인 분위기가 아니고 리얼 뉴욕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는데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리나 내 에너지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누가 시 낭송을 할 테고, 누가 댄스를 출 테고, 누가 노래를 부를 텐데. 내 에너지 돌아오렴. 1000년 묵은 산삼을 구해와야 하나.
지난번 브런치에 올린 일본 모자 디자이너 포스팅은 이틀 사이 7만 명이 넘게 읽었다고 알림이 와서 놀랐어. 20대 일찍 뉴욕으로 유학을 와서 공부하고 세계적인 모자 디자이너가 된 그녀. 유방암으로 콜롬비아 대학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서비스가 형편없고 의료비는 너무 비싸 불평이 저절로 나오더라고. 일본 병원 시스템이 훨씬 좋다고 하면서 엄마도 일본 병원에서 수년 동안 지내는데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게 많아 개인 부담이 작다고 했고 엄마가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고 염려를 했다. 6월이나 7월이나 일본 백화점에서 모자 전시회를 연다고 하던데. 그래서 내가 일본 도쿄 백화점이 정말 럭셔리하고 화려하다고 하니 그녀가 웃었다. 2000년 초 일본 여행 가서 일본 물가가 너무 비싸서 놀랐고 사찰 등은 한국과 비슷했고 백화점은 너무너무 화려했어. 동경에 사는 시민이라면 문화적인 행사를 더 많이 볼 수 있었을 텐데 당시 인터넷에서 정보 찾는 것은 상상도 못 하였고 우린 여행객처럼 낯선 도시를 활보하고 다녔지. 동경이 얼마나 큰 도시인지 차를 타고 달려도 한참 달리더라. 카네기 홀에서 그녀를 만난 날 그녀도 나도 센트럴파크에 가서 설경 사진을 담았고 서로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그녀가 내 사진이 더 예쁘다고 하면서 보내 달라고 해서 몇 장 사진을 보내주어 친하게 되었다. 그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일하니 디자인 분야에 대해 많은 정보가 있고 내게 몇몇 이벤트에 가 보라고 알려줘 그녀 덕분에 럭셔리 디자인 쇼와 아트 축제를 보았다. 나 역시 그녀에게 특별한 정보를 주었다. 음악과 미술과 여행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면 낯선 사람과 친하게 되는 거 같아.
일본 동경 생각하니 지난 5월 초 뉴욕대에 가서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음악제 IBLA 우승자 공연에서 본 일본 출신 트롬본 연주자가 생각나. 트롬본 소리가 정말 아름다워 연주가 끝나고 하루 몇 시간 연습하냐고 물으니 7시간 연습하고 동경에 있는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일한다고 했는데 내가 트롬본 소리가 아름답다고 하니 일본 음악가가 좋아하더라. 그날 아이폰 분실을 하지 않았다면 공연 사진을 담았을 텐데 휴대폰 분실로 대소동을 피웠어.
메모리얼 데이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보스턴에 여행 갈 예정이라 여행 준비도 해야 하고 오늘은 편히 쉬어야 여행 가서 더 좋을 거 같다. 일요일 늦잠 자면 안 될 거 같아 하늘이 경찰을 불러 날 깨웠을까. 작년 가을 땡스기빙 데이 버스를 타고 보스턴에 가는 중 초보 버스 기사 운전 솜씨에 심장이 콩알보다 더 작아졌는데 내일 누가 운전을 할까. 한국처럼 휴게소에서 쉬지도 않아 불편하고. 무사히 보스턴에 도착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텐데. 땡스기빙 데이 휴일에 보스턴 하버드 대학 교정에 갔는데 하버드 대학 로스쿨 200주년 기념이라고 학교 교정에 펄럭이고 칠면조 몇 마리가 산책을 하고 있어서 웃었어. 식탁에 오를 칠면조 아닌가. 무엇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죽도록 일하는 딸과 아름다운 찰스강이 그립기만 하구나.
모마, 메트 뮤지엄, 뉴 뮤지엄에 3일 연속 전시회 보러 갔는데 까마득한 세월이 흐른 거 같아.
어제 메트에 가서 본 특별 전시회는 금으로 만든 전시품이 많이 보였다.
금과 450개의 초록빛 에메랄드로 만든 왕관도 보이고
금이 얼마나 많으면 금으로 상의와 헬멧을 만드는 것인지
내게도 금을 주면 얼마나 좋아
007 영화 보면 주인공이 금 가득 든 007 가방 들고 다니는데
그게 엄청난 돈이란 것도 나중 알게 되었어.
일요일도 뮤지엄에 방문자 많을 텐데
어제 보니 갓난아이 유모차에 태우고 온 젊은 부부도 있고
아직 붉은빛도 가시지 않았던데
어릴 적부터 뮤지엄에 가면
삶이 많이 달라질까.
세상은 변하고 있어.
빠른 속도로.
창밖에서 새들은 하염없이 지저귀고 무슨 노래를 부를까.
하늘은 흐리고 비가 오다 멈추고 말았나.
워싱턴 스퀘어 파크 근처 아웃 도어 전시회에서
누가 그림을 팔고
누가 그림을 사고 있을까
잭슨 폴락이 렌트비 없어서 거리에서 그림을 팔았다고 하던데
지금은 미국의 명성 높은 화가
하늘나라에서 잘 지낼까.
2018. 5. 27 일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