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잖아

뉴욕의 여름

by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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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덥다. 여름이잖아. 참아야지. 에어컨 켜고 팥빙수나 밀크셰이크나 먹으면 좋겠어. 팥빙수는 한국에 가야 제맛이지. 뉴욕에서도 팔지만 난 한국 팥빙수가 더 맛있더라. 오래전 한국에 방문할 때 아들은 바이올린 선생님과 식사할 때 난 팥빙수를 사 먹었다. 탱크 소리 나는 12살 하얀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어. 아니 없는 것은 아니고 아이스 일리 커피가 있는데 유효기한이 지났으니 그림의 떡이고 아들이 구글에서 일하는 친구 만나러 가서 받아온 음료도 유효기한이 지나버렸어. 종일 생수만 마시니 물먹는 하마로 변했어. 아이고 더워라.


뉴욕 얼마나 많은 축제가 열리는데 내 에너지 어디로 갔지. 3일 동안 열리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 거버너스 볼은 정말 볼만하겠지. 수 십 년 전 한국에서 이문세 콘서트 10만 원이나 주고 봤는데 나의 팬인데 그날 공연은 정말 죽여주게 못해서 기억에 오래 남아. 그날 처음으로 이문세 라이브 공연 봤는데 10만 원 돌려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참았다. 이문세도 많이 늙었겠어.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흐른 거니. 거버너스 볼은 3일 티켓이 300불이 넘으니 이문세 공연과 비교하면 세월이 흐른 거에 비하면 아주 비싸다고 말하기 어렵겠다. 내 형편이 안되니 볼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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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는 이 더운 날이 좋을까. 장미 정원에 얼마나 많은 장미꽃이 피었을까. 6월은 장미의 계절 감미로운 장미향 감도는 계절에 태어나 좋은 건가. 어릴 적 6월은 너무 무더워 아름다운 계절인지도 몰랐는데 뉴욕은 6월 내내 수많은 축제가 열리니 여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게 된다. 장미 축제도 열리고, 뮤지엄 마일 축제도 열리고, 인어 축제도 열리고 얼마나 예쁜 인어들이 코니아일랜드에 찾아올지 궁금해. 프라이드 축제도 열리고 영화 속 배우처럼 멋진 분장을 한 뉴요커들이 퍼레이드에 참가할 텐데, 타임 스퀘어에서 요가 행사가 열리고, 경마 축제도 열리고 2년 전 버스를 타고 경마 축제를 봤는데 세월이 정말 빨라, 유에스 오픈 골프도 롱아일랜드에서 열리고 가고 싶은데 차가 없고 돈도 없고 돈아 이리로 오렴, 세계적인 골프 선수들 볼 수 있을 텐데, 뉴욕을 사랑할 수밖에 없어. 축제의 도시지. 센트럴파크에서 메트 오페라 축제와 뉴욕 필하모닉 축제도 열리고 또 얼마나 많은 청중들이 공원을 가득 메울지 무더운 여름날에도 공연을 보러 공원에 가는 뉴요커들, 센트럴파크에서 셰익스피어 연극 오셀로도 열리는 중. 매일 아침 공원에 가서 새소리 들으며 연극 표 받으려고 기다릴 텐데. 뉴욕 시 공원에서 서머 스테이지 축제도 열리고 가는 곳마다 아는 가수 한 명 없으니 난 이방인 아니겠어.

그제 뉴욕에 돌아왔는데 보스턴 여행 간지 10년이 지난 것 같아. 하얀 요트 춤추는 찰스 강이 그리워. 요트 인구도 정말 많더라. 뉴욕도 마찬가지이지만. 인상파 그림에서 본 요트가 왜 그리 많아.

종일 새소리만 듣고 집에서 지내는데 가끔 바람이 부니 초록 나무가 바람에 살랑거리나 내 가슴에 바람이 불어오지 않아 너무 더워. 브루클린 뮤지엄도 오후 5시부터 무료입장인데 얼마나 많은 공연이 열릴까. 또 수많은 사람들이 뮤지엄에 갔겠지. 심포니 스페이스에서 합창 축제가 열리는데 역시 가지 않았어. 마음은 그곳에 보내고. 워싱턴 스퀘어 파크 근처에서 아웃 도어 전시회도 열리는데 그림 보러 가야 하는데 내일이 마지막 날이네. 냉방이 안 된 집보다 시원하게 냉방된 장소를 찾아서 떠나야 하는데. 마음속의 근심이 문제야. 근심이 날 통째로 삼키고 있어. 살려달라고 애원해야지.

책과 과일과 와인과 맥주 가방에 담고 섬으로 떠나고 싶다. 사랑하는 롱아일랜드 파이어 아일랜드는 잘 있을까.

등대도 그립고
사슴도 그립고
죽어가는 소나무도 그립고
야생 풀도 그립고
하얀 갈매기도 그립고
모래사장도 그립고
푸른 바다도 그립다.

푸른 바다 생각하니 바닷가에서 듣던 노래도 생각나.
동해 바다, 서해 바다, 남해 바다, 제주도 모두 그립네.



6월 이제 시작인데 벌써 무더위와 전쟁하면 이 여름을 어찌 보낼까. 최고 온도가 29도인데. 오래전 뉴욕 날씨는 휴양지처럼 좋던데 점점 한국 날씨와 비슷해져 간다. 습도도 높고 견디기 힘들 정도로 무덥네.

2018. 6. 2 토요일 종일 집에서 머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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