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름날 산책
라커 펠러 센터
브루클린 식물원 장미 정원
브라이언트 파크
금요일 아침 라커 펠러 센터에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공연이 열려 새벽에 일어나 서둘러 식사 준비하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7호선 5번가 브라이언트 파크 지하철역에서 내려 라커 펠러 센터 채널 가든으로 걸어갔는데 직원이 공연장 입구가 다른 곳이라 하니 괜히 채널 가든 입구로 갔나 보다. 닌텐도 숍 옆에서 공연이 열리고 7시가 지난 무렵 도착했는데 이미 티브이쇼 보려고 온 방문객이 넘쳐 맨 뒤에 서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나오길 기다렸다. 8시 반이 지나 그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맨 뒤라 그녀 목소리만 겨우 들려오고.
뉴욕 스테이튼 아일랜드 출생인 그녀 노래를 오래전 딸이 유튜브로 들려줘 알게 된 가수. 명성 높고 노래를 잘 불러 힘들지만 새벽에 일어나 라커 펠러 센터에 갔다. 아들은 오래전 우리 가족이 롱아일랜드에 살 때 "강남스타일"노래를 들으러 새벽 2시에 일어나 기차를 타고 라커 펠러 센터에 친구랑 갔는데 기차 요금도 비싸고 뉴욕시도 아니라 더 일찍 일어나야 하니 난 포기했던 공연. 한국 공연이라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새벽 2시 출발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라커 펠러 센터 공연을 보러 멀리서 온 여행객도 많은 듯 보이고 난 그곳에 도착해 검문을 받는 순간 가방 안에 지갑이 없다는 것을 발견. 난리가 났다. 정말 분실했으면 어떡하지 했는데 아들에게 급히 연락하니 집에 지갑을 두고 왔어. 집을 나올 때 맨해튼에서 밤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려 했는데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어.
지갑이 안 보여 마음이 불안했지만 지하철을 타고 브루클린 식물원에 갔다. 금요일 오전 장미 정원에 가는 게 나의 2차 목표. 라커 펠러 센터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아틀란틱 애비뉴에서 2호선에 환승 브루클린 뮤지엄 역에서 내려 식물원에 갔다. 장미향 가득한 정원에 햇살 가득하고,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도 보이고, 연인들도 보이고, 혼자 찾아온 사람도 보이고, 친구끼리 찾아온 사람들도 보였다. 보랏빛 라벤더 꽃과 예쁜 양귀비꽃도 보고 꿀벌 비행을 들으며 장미 정원을 산책했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멀리 보이고 바람이 살랑살랑 부니 천상의 날씨. 어린아이들과 엄마가 장미 정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도 보고 모두 모두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작년에 비해 장미꽃이 약간 더 빨리 핀 듯. 이미 져 버린 장미꽃도 많았다. 1928년에 오픈 한 장미 정원에 1000가지 이상의 장미꽃이 있다고. 신데렐라 동화 장미꽃 이름도 보여 웃고 말았어. 브롱스 뉴욕 식물원 페기 록펠러 장미 정원에는 어린 왕자를 집필한 생텍쥐페리 장미꽃 이름이 보여 웃었다. 집에서 브루클린 장미 정원까지 지하철과 버스를 수차례 환승해야 하고 약 2시간 걸리니 왕복 4시간 정도 걸려 마음먹지 않으면 힘들고 사랑하는 장미 정원 보러 가니 힘들지만 찾아갔다.
커피 한 잔이라도 먹으면 좋겠는데 지갑은 없고 장미 정원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 도착했다. 좀 더 버텨보기로 하고 브라이언트 파크에 가는 중 타임 스퀘어에 많이 있는 캐릭터 인형이 날 보며 웃으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는데 얼마나 웃음이 나오던지. 지갑을 가져오지 않아 커피도 못 마시는데 사진 찍고 팁을 어찌 주겠니. 내 형편을 모르니 아무나 붙잡고 사진 촬영하자고 했나 보다. 브라이언트 파크에 가서 잠시 뉴욕 타임지 신문 읽다 12시 반경 시작하는 피아노 연주 잠깐 듣다 집에 갈지 말지 망설이다 그냥 집에 돌아왔다.
아는 사람 만나면 커피 한 잔 사 마실 돈을 빌렸으면 좋겠는데 빌려 달라고 부탁할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으니 슬프지. 오래전 링컨 센터 공연 예술 도서관에서 흑인 여자에게 커피 사 마시고 싶다고 1불만 빌려 달라고 했는데 그녀는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내게 10불을 빌려 주었다. 도서관에 가끔 가니 그녀가 내 얼굴을 기억하고 빌려주었다. 그때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서 오후 3-6시 사이 세일하는 커피를 약 1불에 사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 그 카페는 사라져 버렸다.
금요일 저녁까지 스케줄 꽉 채우느라 많은 시간 들였는데 지갑 소동으로 일찍 집에 돌아왔다. 금요일 오후 기온이 24도 선선해 참 좋은데 내일부터 불볕더위가 시작되려나 보다. 내일은 29도, 모레는 31도, 글피는 36도. 아이고 생각만 해도 태양이 불타오른 듯. 얼마나 더울까. 걱정이 된다. 작열하는 태양도 싫고 너무 추운 것도 싫은데 난 어디로 가지. 계획대로라면 지금 북 카페에서 놀고 있을 텐데 집에서 메모하는 중.
2018. 6. 15 금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