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여름 더워 더워 더워

모마 PS 1 & 북 카페

by 김지수


Fernando Palma Rodríguez



Projects 108: Gauri Gill | M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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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5번가 거리 풍경




여름 같은 날씨 푸른 바다가 그리운 날 집에 수박도 없고, 팥빙수도 없고, 뜨거운 태양의 열기와 씨름하다 태양 앞에 하얀 백기를 들고 외출을 했다. 아버지의 날 세 번째 일요일 원래 맨해튼 로어 이스트사이드에서 열리는 축제와 루빈 뮤지엄 축제를 볼 생각이었으나 브런치를 먹고 설거지를 하니 축제를 보러 갈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거 같고 집에서 최소 2시간 정도 타고 달려야 하는데 그럼 축제가 막을 내릴 시각이라 별 의미가 없을 거 같아 게으른 난 포기하고 말았다.

엄청난 인파가 모여든 축제에 가는 게 사실 상당히 피곤하다. 햇볕은 쨍쨍 사람들은 많아 축제를 볼 좋은 장소는 찾기 어렵고 사람에 치여 피곤이 밀려온다. 어제 난 거버너스 아일랜드와 브루클린 코니아일랜드 인어 공주 축제 보느라 진이 다 빠져버렸다.


집에서 생수에 얼음조각 둥둥 띄어 마시다 시내버스를 타러 정류장에 가서 기다리다 버스를 타고 플러싱 지하철역에 가서 로컬 7호선에 탑승. 잠시 어디로 갈지 망설이다 퀸즈 롱아일랜드 시티에 있는 모마 PS 1에 가기로 결정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니 좋고 에어컨이 가동되니 더 좋고 집 보다 백배 더 좋은 공간.

모마 PS 1은 1971년 롱아일랜드 시티에 설립한 컨템퍼러리 아트 뮤지엄이다. PS는 Public School의 줄임말. PS 1은 뉴욕 최초의 초등학교란 의미다. 다시 말해 폐교를 미술관으로 바꾼 곳이다. 사용하지 않은 학교 건물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내부만 개조를 해 전시관으로 만들어 무척 인상적이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비영리 현대 미술 기관의 하나이며, 실험적인 미술을 전시하는데 주력하고 현대 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넓히는 곳이다. 신진 예술가와 새로운 장르 중견 예술가를 지원한다. 2000년 모마와 제휴하고 모마 입장권으로 이 전시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단 티켓에 적힌 기일 이내에 방문해야 한다. 컨템퍼러리 아트에 관심 있는 자에게는 좋은 미술관이다. 롱아일랜드 시티 Court Square 역에 내리면 된다. 진정한 예술 실험실이며 매년 열리는 여름 축제가 유명하며 모마 PS 1 옥외 전시장에서 <웜업 (Warm Up)> 파티가 열리며 뉴요커가 사랑하는 뮤지엄에 속한다.

2013년에 이 뮤지엄에서 본 마이크 켈리 전시회가 인상적이었고, 어느 날 화요일과 수요일 문을 닫는 줄 모르고 방문했는데 결국 입장하지 못하고 돌아섰고, 뮤지엄 시간도 12시부터 오후 6시 사이인데 역시 나의 실수로 오전 일찍 가니 입장할 수 없어서 돌아섰던 뮤지엄. 뉴욕 뮤지엄 방문 시 반드시 뮤지엄 개장 시간과 요일을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Mike Kelly MOMA P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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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무더위 뮤지엄이 생각나 방문했는데 마침 <웜업 (Warm Up)> 파티 공간을 준비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헬멧을 쓰고 일하고 있었다. 태양이 불타오른 날 20대 후반 즈음으로 보이는데 육체적인 노동을 하니 뉴요커의 힘든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IMG_8057.jpg?type=w966 모마 PS 1


뮤지엄에 휠체어를 타고 온 노인도 젊은 연인들도 나이 든 노인들도 찾아와 일요일 전시회를 보나 모마와 메트 뮤지엄처럼 방문객이 많지 않아 언제나 조용하고 좋은 뮤지엄.

뮤지엄 내 서점에서도 다른 서점에서 볼 수 없는 책도 있어 참 좋은 공간. 서점에서 책을 넘기다 중국 아티스트 아이 웨이웨이가 고양이랑 함께 찍은 사진과 로버트 프랭크 사진도 보았다. 1층 2층 3층 전시실에서 낯선 몇몇 작가의 작품을 보고 돌아섰다. 뮤지엄에 세워진 퀸즈 롱아일랜드 시티는 오래전 초록색 시티 뱅크 빌딩만 보였는데 차차 높은 빌딩이 세워지고 있고 뉴욕이 변하고 있다. 플러싱 집에서 이 뮤지엄까지 약 50분 내지 1시간 걸리는 곳이나 뮤지엄에서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까지는 약 15분 정도 걸리니 맨해튼과 가까워 위치가 좋은 편이나 맨해튼과 달리 가난한 서민들의 삶이 느껴지는 곳이다.

뮤지엄에서 나와 7호선을 타고 맨해튼으로 달리고 5번가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내려 5번가 반스 앤 노블 북 카페를 찾아갔다. 더운 날 북 카페처럼 좋은 놀이터가 어디 있을까. 푸른 바다가 그립지만 지하철 타고 오래오래 가야 하니 맨해튼에서는 북 카페가 좋은 피서지다. 운이 좋아 바로 빈자리를 구해 앉아서 잠시 휴식을 했다. 음악이 흐르는 공간 북 카페 옆자리에 앉은 흑인은 스케치북에 스케치를 하고 어떤 사람은 랩톱으로 작업을 하고 어떤 사람은 책을 읽고 있었다.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데 북 카페 커피가 더 비싸고 커피 한 잔이 거의 5불에 가까워 태양처럼 뜨거운 핫 커피를 마셨다. 에어컨이 가동된 공간이라 핫 커피도 감사함으로 마시고 저녁 식사를 아들과 함께 먹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5번가 거리에 아이스크림 먹으며 걷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더운 날에도 거리에서 퍼포먼스를 하며 돈을 버는 젊은이들도 보고, 앵무새와 고양이 등 애완견을 데리고 거리에 앉아 기부금을 받는 노인도 보고, 거리에서 1-2불짜리 맨해튼 사진을 파는 상인도 보고 맨해튼은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는 멋진 의상을 입고 댄스를 추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텐데 왜 그 파티가 열리는 날은 항상 무더울까. 그럼에도 멋진 정장을 입고 댄스를 추는 것을 보면 언제나 감탄이 나온다.

내일은 34도까지 오를 예정이라 하는데 걱정이네. 뉴욕 전기 요금도 너무너무 비싸니 에어컨 켜는 것도 마음 무겁게 하고. 여름날 부자들은 파란 바다에서 요트를 타며 즐길 텐데 가난한 서민들의 삶은 어렵기만 하다. 한동안 선선하더니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나 보다.


2018. 6. 17 일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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