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6월 말에 접어들고 내일 수요일 아침 10시(뉴욕 시간)에 독일과 한국 월드컵 경기가 열리고 누가 이길까. 아들은 친구네 집에 테니스 치러 가고 8월 말경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도 열리고. 매일매일 축제의 바다 뉴욕. 정말 많은 축제를 보러 가곤 했지만 몸 하나로 모든 축제를 볼 수는 없었다. 경제적인 면도 고려해야 하고 보고 싶지만 비싼 공연 티켓은 하늘처럼 멀리 있으니 눈을 감고 살아야지. 오늘 밤 U2 공연도 열리는데 보고 싶은데 저렴한 티켓이라도 수수료 합하면 100 불 정도 줘야 볼 수 있을 거 같아. 내 형편에 100불 티켓을 사서 공연 보기는 어렵고. 오래전 내게 U2 공연 보러 가자고 한 A가 있었는데 따라갈 걸 그랬나. 100불 티켓 줄 테니 함께 가자고 했는데 가지 않았다. A는 럭셔리 스포츠카와 고급 세단 카와 SUV 카가 있고, 여름휴가를 맞아 프랑스 성을 빌려 친구네 가족과 함께 놀러 가고, 세계적인 요리사를 불러 지낸다고. 미국 돈 많은 사람들 삶이 한국과 많이 다름을 뉴욕에 와서 느끼고 있다. 해마다 겨울이면 스키하러 가고 겨울에 연세 든 부모님은 플로리다에 가신다고. 내게 책도 선물했는데 어찌 지낸 지 안부가 궁금해지네. 롱아일랜드 집도 스스로 설계해서 지은 집이라고. 건축가도 아닌데 재주가 좋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는 유 2 공연 볼 만할 텐데 아들은 엄마 혼자 보러 가라고 하지만 100불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싸지.
난 저렴한 티켓 구하면 보러 가고 지난번 운이 좋아 저렴한 해리 티켓을 2장 구입해 아들과 함께 공연 보러 갔는데 소녀 팬들의 함성이 공연장을 가득 메워 뜨거운 열기를 느꼈지. 어릴 적 부모가 이혼한 해리. 빵집에서 일했다고 하는데 20대 젊은 나이 세계적인 가수로 성공했으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물론 재능도 많고 운도 따랐을 거다.
뉴욕에 와서 처음으로 작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가서 머라이어 케리와 라이오넬 리치 공연을 봤고 머라이어 캐리 공연은 정말 형편없어서 실망했는데 나중 알고 보니 우울증으로 오래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하고, 대학 시절 자주 라이오넬 리치 노래를 들었는데 뉴욕에서 만나니 감명 깊었다. 아들은 엄마 따라와서 노래 잘 부르네 하면서 공연 보고,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은 비싸지 않으면 전부 보고 싶은데 대체적으로 비싼 편이고 난 두 차례 모두 저렴한 티켓 구해서 봤다.
앞으로 내게 남은 날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평생 나의 의무를 하면서 세월을 보냈으니 남은 세월은 생을 즐기면서 보내고 싶은데 누가 생을 알 수 있니. 아무도 모르지,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뜻대로 된다면 세계 여행을 하며 오페라, 월드컵 축구, 록 공연 등을 보면서 지내고 싶은데 꿈이 꿈으로 남을지 꿈이 현실이 될지 아직은 몰라. 대학 시절 꿈꾸던 세상을 수 십 년이 지나 만나니 내게는 꿈같은 일이지만 오래오래 암흑 같은 세상에서 내 의무만 하고 지냈다.
사실 뉴욕은 문화 예술의 도시이니 매일 세계적인 공연도 열리고 매일 공연만 보러 가는 사람도 있는 특별한 도시. 종일 사무실에서 일하고 저녁에 공연을 보러 매디슨 스퀘어 가든, 웹스터 홀, 링컨 센터, 카네기 홀, 라디오 시티 뮤직 홀을 순례한 사람도 있다.
장미의 계절 6월 장미 축제를 보러 브롱스에 있는 뉴욕 식물원에도 가고 브루클린 식물원 장미 정원도 가고 장미를 사랑하는 꿀벌의 비행을 들으며 사진을 담다 꿀벌과 키스할 뻔했어. 장미꽃과 꿀벌 사진이 어디 쉬워. 금세 벌이 날아가 버리고 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고 폭탄이 날아올지 모른대 사진을 담으려고 참았다. 카네기 홀에서 메트 오케스트라 공연과 빈 음악가 공연도 보고, 뮤지엄 마일 축제도 보고 가고, 브루클린 코니아일랜드에서 열린 인어 공주 축제 보러 가서 죽을 거처럼 고생도 많이 하고 그래도 축제를 봤어, 사랑하는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가서 Jazz Age Lawn Party & Rite of Summer Festival 등 몇몇 축제를 봤고, 매년 하지 타임 스퀘어에서 열린 요가 축제도 보고 남녀노소 모두 요가 매트를 깔고 세계적인 명소 타임 스퀘어에 앉아 요가를 하고, 그날 뉴욕 시에 1000개가 넘은 무료 공연이 열렸고 맘마미아 뮤지컬 공연도 잠깐 봤어. 아주 오래전 두 자녀와 함께 맘마미아 영화도 보고 아들과 함께 맘마미아 뮤지컬도 봤어. 대학 시절 자주 아바 그룹의 노래를 들었지. 영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그리스 섬에 가서 여름을 보내면 좋겠구나. 돈이 많다면 그 아름다운 섬을 사고 싶어라. 첼시 오픈 스튜디오 행사도 열려서 베니스 비엔날레 참가했던 아티스트도 만나고 그녀의 전시회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열리니 꿈이 여행을 한다고 하니 감동적이었다. 꿈을 향해 얼마나 열심히 지냈을까 생각도 하고. 매년 여름 뉴욕 시 공원에서 열리는 서머 스테이지 보러 센트럴파크에 몇 차례 가고 메트 오페라 공연과 뉴욕 필하모닉 공연과 이디시 공연도 보았는데 모기에게 헌혈하며 고생도 많이 했지. 센트럴파크 나움버그 밴드쉘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도 잠깐 보고. 며칠 전 열린 프라이드 축제 보러 가서 죽을 뻔했지. 냉커피라도 사 마시며 퍼레이드 행사를 기다렸을 면 좋았을 텐데 경찰이 사방 군데를 막아버려 이리저리 이동했고 겨우 자리 구해서 뜨거운 땡볕 아래서 축제를 봤어. 뉴욕 시민들의 함성이 아직도 들리는 거 같아. 무지갯빛 종이가 하늘에서 쏟아지고 연상의 흑인 여자와 결혼한 뉴욕 시장도 축제에 참가하고 정말 놀랍기만 하다. 롱아일랜드에서 열리는 경마 축제를 보기 위해 아들과 함께 시내버스를 몇 차례 환승하고 찾아갔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새로운 세상을 보는 아들은 생각보다 더 좋았다고. 도박을 배우라고 아들을 데려간 것은 아니고 넓은 세상 구경하고 다양한 사람들 만나고 경마 축제도 보고 바람도 쐴 겸 찾아갔다. 그날 처음으로 다양한 종류의 부엉이도 봤다. 너무너무 더운 날 모마 PS1에 가서 전시회도 보고 곧 웜업 파티가 열리는데 명성 높은 공연인데 아직 한 번도 못 봤다. 정말 지갑에 무한한 돈이 있다면 뉴욕 시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 다 볼 텐데. 아, 돈이 없어.
그래서 요즘 영화는 거의 안 보는데 딸이 엄마와 동생 영화 보라고 티켓을 사서 내게 보내줘 지난 금요일 링컨 센터에 가서 <1993 Summer> 스페인 영화를 봤다. 비평가로부터 극찬을 받은 영화라고 딸이 엄마에게 선물을 줬다. 어릴 적 부모 모두 돌아가셔 친척 집에서 살면서 지낸 추억을 담은 자서전적인 스토리 영화. 어린 두 소녀 연기가 죽여주게 좋았다. 따스한 햇살 비추는 스페인 시골 배경도 아름답고 닭울음소리도 너무 좋아서 마치 한국 시골에 돌아간 느낌이 들었지. 너무너무 비싼 15불짜리 영화를 딸 덕분에 감사한 마음으로 봤지만 영상도 아름다웠지만 스토리 면은 아쉽기만 했다. 왜냐면 우리네 삶은 너무너무 복잡해서.
영화를 보면서 잠시 1993년 나의 시절로 돌아가 보았다. 그해 여름 아들을 출산했으니 두 아이의 엄마로서 집에서 지냈던 시절. 학교에 사직서 제출하고 오로지 두 자녀 양육하며 집에서 지낸 게 너무 힘들기만 했다. 누가 조금만 도와주면 육아가 그리 힘들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혼자 모든 걸 감당해야 하니 엄마로서 삶은 없고 오로지 의무, 의무, 의무가 내 생의 전부였지. 아파트 슈퍼에 장 보러 가는 것도 힘들기만 했던 시절. 세월이 흘러가니 두 자녀가 대학을 졸업했고 뉴욕에서 혼자 힘으로 두 자녀를 키우니 죽음처럼 힘든 세월이 흘러갔고 두 자녀 대학 졸업 전 난 스타벅스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사 먹지 않았지.
아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함께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가서 잠시 쉬다 난 스웨디시 미드 서머 축제 보러 가고 아들은 친구들을 만나러 이스트 빌리지에 갔다. 맨해튼 배터리 파크 시티에서 열리는 스웨디시 축제도 매년 하지에 열리고 볼만한 축제. 죽여주게 전망이 아름다운 곳에서 열리니 더 좋고 아름다운 해바라기 꽃을 장식한 십자가가 보이고 사람들은 화환 장식을 머리에 쓰고 춤을 추며 시간을 보낸다. 그날 밤 카네기 홀로 달려가 비엔나 음악가 공연도 보고 늦은 밤 집에 돌아왔다.
다음날 토요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 센트럴파크에 갔다. 셰익스피어 연극 오셀로를 보기 위해서 이른 아침에 공원에 갔는데 달리기를 하는 뉴욕 시민들을 보고 놀라고 유모차를 끌면서 달리기를 하는 부부도 보고 내게 하이 파이브 하면서 달리는 멋진 뉴요커도 보고 난 도로를 횡단해야 하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달리니 나도 총알 같은 속도로 달려 반대편으로 가로질렀다. 셰익스피어 가든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기다리고 있고,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신문을 읽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등 하고 싶은 거 하면서 12시가 되길 기다리는데 무료 표를 구할 수 있을지는 그날그날 사정이 달라 아무도 모르고 그날 1번으로 도착한 사람은 새벽 2시에 왔다고 하니 얼마나 특별한 연극인지.
그래도 해마다 셰익스피어 연극을 보려고 노력하고 프라이드 축제가 열린 날이 마지막 오셀로 공연이 열린 날이니 그 전날 갔는데 오래오래 기다려 연극표 2장을 받았다. 여름인데 그날은 겨울처럼 추워 고생도 많이 했고 오후 1시가 되어서 내 손에 2 장의 표가 들어왔다. 400불을 내면 공연표를 기다리지 않고 받을 수 있고, 원래 표를 팔면 안 되나 몰래 파는 사람도 있다고 하고, 1장에 60불 정도라 하니 맨해튼에서 일하는 아들 친구들은 이제 더 이상 공원에 가서 몇 시간 기다릴 수 없어, 차라리 돈 주고 사서 보겠다,라고 한다고. 사람들은 형편에 따라 다른 사고를 하고 다른 행동을 한다.
공원에서 나와 빵과 커피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소호 하우징 웍스 북 스토어 북 카페에 갔는데 무슨 이벤트가 열렸는지 젊은이들이 아주 많았고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기 어려워 그냥 나와버렸다. 연극표 받기 위해 너무 고생해서 힘도 없고 춥고 하니 소호 갤러리에 갈 에너지도 없어 다시 카네기 홀 근처 마트에 돌아와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하다 저녁 무렵 센트럴파크 탱고 공연을 보러 갔다. 토요일 저녁 셰익스피어 동상이 세워진 공원에서 열리는 탱고 이벤트. 음악도 흐르고 탱고 춤도 보면서 모기에 헌혈을 해 너무 아파 자리를 뜨고 말았다.
저녁 8시 오셀로 연극을 보러 셰익스피어 가든에 가서 아들을 기다렸는데 아들은 주말 지하철 운행이 정상적으로 운행 안 하는데 실수로 지하철 타고 할렘으로 가 버려 늦게 공원에 도착했다. 막장의 드라마 시기와 질투가 빚어진 비극을 보여준 연극 오셀로를 보면서 왜 데스모나는 죄 없이 죽어야 하는지. 운명의 뭔지 운명의 회오리바람 속으로 사라지는 데스모나. 살아가는 동안 죄를 짓고 죄를 받아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데스모나는 이유 없이 하늘로 떠났다. 그녀를 보며 슬픈 운명에 대해 생각이 들었다. 또 당시 흑인과 결혼한 데스모나도 특별하고, 그런 스토리를 집필한 셰익스피어도 특별하고. 연극이 막을 내릴 즈음 이미 오셀로가 아내 데스모나를 죽인 후. 이아고의 부인이 찾아와 노크를 하며 사실을 이야기하니 오셀로가 시기와 질투에 눈이 멀어 사랑하는 아내를 죽인 것을 깨닫게 되고. 이아고 부인 노크 소리를 들으며 우리 집에 경찰이 찾아와 쾅쾅 쾅 두드리는 게 생각났는데 내 옆에 앉은 아들도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고. 작은 하나하나 소동이 우리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나 보다. 충격은 언제나 안 좋아. 암튼 우리와 사이가 안 좋은 아래층 노부부도 생각이 났다. 연극을 본 날도 자정이 지나 새벽 1시 가까운 시각 집에 도착.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 내 생일도 있고 생일날 아침 케이크 대신 수박을 먹고 맨해튼에 축제 보러 가지 않고 난 아파트 지하에 내려가서 세탁을 했는데 하필 아래층 할머니를 만났지. 인사를 해도 받지도 않았어. 물세탁이 되어 건조기에 옮겨야 하는데 빈 건조기가 안 보여 어찌할까 고민하다 이미 끝난 건조기 하나 문을 여는데 그 순간 할머니가 "내 거다"하면서 문을 열고 세탁물을 꺼냈다. 거의 매일 맨해튼에 가서 놀다 밤늦게 돌아오고 집에서 식사 준비하는데 기본 생활 소음조차 싫어하면 어떡하니. 아름다운 성을 짓고 살아야지 서민들이 사는 가난한 아파트에 살면서 어린아이도 없는데 불편하다고 불평을 하는 노부부랑은 무슨 인연일까. 집에 찾아와 쾅쾅 쾅 두드리며 조용하지 않으면 경찰을 부른다고 한 후로 가끔 집에 경찰이 찾아와 쾅쾅 쾅 노크를 해서 심장이 콩알보다 더 작아졌지. 무슨 죄가 있다고 그 소동을 보고 살아야 하는지.
연극을 본 날도 자정이 지나 새벽 1시 가까운 시각 집에 도착. 다음날 프라이드 축제가 열리고 잠도 못 자고 눈뜨자마자 지하철 타고 맨해튼에 갔다. 6월의 마지막 일요일에 열린 프라이드 축제.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미리 의상도 준비하고 그러니 나보다 훨씬 더 힘들 텐데 난 축제 보러 가는 게 힘들다고 불평. 200만 명이 넘는 뉴욕 시민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축제이니 경찰이 통제를 하고 여기저기 다 도로 입구를 막아 축제를 볼 수 있는 장소를 찾느라 죽을 고생을 했지. 잠도 못 자고 맨해튼에 갔는데 그냥 돌아서기 너무 아쉬워 힘들지만 참고 기다려 축제를 봤다. 몸이 점점 너무 뜨거워져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떠나 지하철 타고 소호에 티를 사러 가다 스타벅스 카페에 가서 아이스커피 한 잔 사서 몸을 식혔다. 그 후 Harney & Sons에 가서 이집트산 티를 구입해 가방에 담고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가서 축제를 봤다.
어제 월요일 메츠 홈 경기장 시티 필드에 가서 아들과 함께 야구 경기를 봤다. 뉴욕에 와서 처음으로 방문한 시티 필드. 가끔은 실수를 하고, 가끔 홈런을 치고, 가끔 역전승도 있고 인생과 비슷비슷한 면도 많은 야구 경기.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보다 더 서민들이 많이 찾아오고 가족끼리 연인끼리 찾는 사람들이 많고 테니스 경기에 비해 가격도 더 저렴하고 맥주를 마시거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야구 경기를 보는 뉴욕 시민들. 어제 메츠가 졌지만 그래도 흥미 있는 경기를 보여줘 좋았다. 역시 밤늦게 집에 도착.
새소리 들려오는 화요일 아침. 테니스 치러 간 아들은 아직 소식이 없고.
오늘 밤 링컨 센터에서 Midsummer Night Swing 축제가 시작되고 벌써 1년이 지나갔어. 삶은 너무나 복잡하고 힘들고 슬프지만
세월은 날개를 달고 달린다.
2018. 6. 26 화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