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by 김지수

누가 나 보고 "부족한 사람"이라고 말하면 난 웃는다. 난 "완벽한 사람"이 아니니 말할 것도 없이 부족한 사람이다. 평범 자체의 사람이니 하루하루 고민 덩어리를 안고 산다.


부족한 사람에게 완벽하기를 기대하면 오산이다. 내가 가진 게 뭐가 있니. 너무너무 위기지만 참고 견디고 산다.

너무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한 교육받고 아무것도 가진 거 없는 평범한 남자와 결혼했다. 수 십 년 뒷바라지하니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회적 지위에 올랐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멀리 뉴욕으로 어린 두 자녀 데리고 이민 가방 몇 개 들고 떠나왔다.

국립 사범대 졸업 후 교직에 종사했으나 아무도 두 자녀 양육을 도와주지 않아 내 혼자 힘으로 키워야 하니 사직서 제출하고 오로지 두 자녀 교육에 힘쓰며 살았다. 하루 왕복 버스로 4-5시간 통근하며 직장에 갔다. 임신을 했을 때도 왕복 4-5시간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다. 누가 날 도와줬을까. 아무도 없더라. 언제나 나 혼자. 결국 인생은 혼자 가는 길이란 것을 일찍 깨달았다.

늘 부족하니 배움으로 나의 부족함을 채우고자 했다. 어릴 적부터 책을 사랑하고, 책을 많이 읽었고, 집에서 두 자녀 기르니 외출하기 힘들지만 시간 나는 대로 책을 읽고 공부를 계속했다. 어린 두 자녀 데리고 공부하기 힘들었으나 방송 통신 대학교에서 중문과와 불문과에 등록해 공부를 하고 졸업했다.

음악을 좋아하니 힘든 형편에 틈틈이 레슨을 받았다. 음악 전공하지 않았지만 두 자녀 바이올린 특별 레슨 받을 때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두 자녀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습을 도와줬다. 내가 레슨을 받으니 두 자녀 레슨 받을 때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악기 특별 레슨 뒷바라지는 결코 쉽지 않다. 그냥 학원에 픽업하는 게 아니다. 10년 이상을 매일 두 자녀 레슨 뒷바라지했다. 두 자녀 기본 일과는 밤 10시가 지나 막이 내렸다. 10년 이상 하루도 빠짐없이 시계 초가 돌아가는 것을 느낄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두 자녀 몇 년의 스케줄이 미리 정해져 있고 계획대로 최선을 다했다.

사직서 제출하고 집에서 지내니 같이 놀자고 연락 온 친구들도 많았으나 난 언제나 시간이 없어서 한가로이 친구들과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지내는 시간은 드물었다. 어느 모임이든 꼭 참석해야만 하는 경우만 참석하고 두 자녀 교육과 내 공부에 집중했다.

주부니 말할 것도 없이 집안일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 주위 많은 사람들이 집안일은 도움이 아줌마에게 맡기기도 했으나 난 다른 사람에게 내 살림을 맡긴 적도 없고 무슨 일이든 내 몫이었다.

살아가는 동안 위기도 많았다. 위기를 맞을 때도 언제나 나 혼자의 몫이었다. 일찍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남에게 기대를 하지 않은 것도 행복이다. 괜히 남에게 기대를 하고 도와주지 않으면 혼자 실망을 한다.

요즘처럼 복잡한 현대 사회에 남의 집 가정에 적극적으로 나서 도와준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평범한 나 혼자의 힘으로 두 자녀 아빠 뒷바라지 수 십 년 하고 두 자녀 특별 레슨 시키고 뉴욕에 데리고 와서 교육하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내 의무라 생각하고 나의 최선을 다했다. 아무리 최선을 다했으나 인연이 끝난 남자와 헤어지고 멀리 떠났다. 우리가 뉴욕으로 떠난 뒤 그는 재혼을 했다. 뉴욕에서 두 자녀 너무너무 힘든 상황에 지내도 단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는다. 기대도 안 한다. 사람마다 타고난 복이 다르다.

뉴욕에 와서도 계속 공부를 했다. 미국인 회사와 연구소에서 일도 했고 오랫동안 뉴욕 롱아일랜드 양로원에서 발런티어도 했다. 개인적으로 노인 복지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양로원에서 일했다. 연구소와 한인 커뮤니티에서 일하고 자정 무렵에 집에 돌아오기도 했다. 그러다 두 직장 모두 그만두게 되고 그 후 맨해튼에 나들이를 하기 시작했다. 맨해튼이 얼마나 멋진 보물섬인지 뉴욕에 올 때도 몰랐고 아무도 내게 말해준 사람이 없어서 몰랐다. 어릴 적 꿈꾸던 도시가 바로 뉴욕이었다. 혼자서 지하철 타고 맨해튼에 가서 여기저기 방문하다 보니 저절로 알게 되었다. 어디 책에서 읽은 것도 아니고 내 발로 직접 찾아가 보고 듣고 느꼈다.

난 평범한 사람이고 40대 중반 싱글맘으로 어린 두 자녀 뉴욕에 데리고 와서 홀로 힘으로 교육하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너무너무 어렵고 힘든 상황이나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고 늘 그러하듯 삶은 나 혼자의 몫이다. 난 너무나 부족하다.

두 자녀 데리고 뉴욕에 오니 두 자녀랑 함께 미국에서 새로 태어났다. 뉴욕 상류층 집에서도 자녀 교육 뒷바라지 최선을 다해서 한다. 우리 집은 그런 상황과 극으로 반대다. 뉴욕에 와서 무얼 알겠는가. 두 자녀가 보는 엄마는 많이 부족했다. 영어와 컴퓨터와 씨름하며 석사 공부를 하는 엄마가 얼마나 많이 부족하게 보였을까. 컴퓨터 컴퓨터도 모르고 뉴욕에 와서 컴퓨터 수업을 들었다. 다른 집에서는 엄마가 자녀 교육을 위해 개인 지도를 시키고 좋은 대학 정보를 찾아 주고 별거 다 했지만 나의 경우는 반대였다. 내 공부도 죽을 만큼 힘드니 다른 거에 신경 쓸 여력이 없고 두 자녀 스스로 힘으로 모든 것을 알아서 했다.

인생은 어디서 출발했는지 중요하다. 하루아침에 로마는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젊은 나이 뉴욕에 와서 전문적인 길을 간 것과 보통 사람이 결혼해 두 자녀 출산하고 집에서 지내다 40대 중반에 뉴욕에 와서 공부하는 차이는 엄청나다. 또한 나 혼자와 두 자녀 뒷바라지하는 경우 역시 다르다. 부족한 싱글맘으로 두 자녀 교육하며 뉴욕에서 살고 있다. 뉴욕에서 10년이 지난 세월 동안 두 자녀는 대학을 졸업했고 나의 최선의 최선을 다했다. 부족한 인간으로 얼마나 최선을 다했을까

부족하다는 말로 부족할 정도로 뉴욕의 삶은 위기고 흔들거린다. 뉴욕 문화가 한국과 다르고 내가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뉴욕 문화를 찾아 순례를 하고 있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뉴욕의 문화가 아름다우니 뉴욕 문화에 대해 기록하고 싱글맘의 도전기를 적는다.

누가 내게 부족하다고 하면 난 웃는다. 내게 뭔가를 기대하면 오산이다. 흔들흔들거리는 집에서 다른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함께 나누는 삶은 블로그와 브런치를 통해 뉴욕 삶을 보여 주고자 노력한다. 블로그와 브런치 운영이 얼마나 힘든지 직접 블로그와 브런치 운영하면 알게 된다. 단 1원의 수입도 없다. 좋아서 하고 있다.


이제 남은 생은 나를 위해 살고 싶다. 지금 맞는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이 되면 어릴 적 꿈꾸던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아직은 모든 게 안갯속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 그게 내가 할 일이다.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지낸다.

2018.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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