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발견한 독일 한국 월드컵
축구 2018

by 김지수

6월 27일 수요일 오전 10시(뉴욕 시간)에 독일과 한국 팀 월드컵 축구 경기가 열렸다. 수신료가 비싸서 집에서 티브이를 시청하지 않고 지낸다. 어려운 형편이라 꼭 필요한 우선순위로 결정하고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지내는 뉴욕의 삶. 그래도 감사함으로 지낸다.

그날 맨해튼 뉴욕 독일 문화원(괴테 인스티튜트 Goethe-Institut New York)에서 축구 경기를 시청할 수 있고 음료도 무료로 준다는 정보를 구해서 그날 아침 경기를 보러 갈까 하다 최소 집에서 아침 8시경 출발해야 하는데 머뭇머뭇하다 시간이 흐르고 말았다. 그래서 그냥 집에서 컴퓨터로 축구 경기를 조금 봤는데 역사적인 감동의 순간을 보게 되니 너무나 기뻤다.

한국 팀이 독일과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16강에 올라가지 못하는데 마지막 추가로 6분을 줬는데 바로 그 순간 한국 팀이 두 골을 넣어 2:0으로 독일과 경기에서 승리를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한국 팀에게 박수를 보냈다. 얼마나 감동적인 순간인가. 초록색 상의를 입은 독일팀 선수들 얼굴은 슬픈 표정을 보여주고 반대로 한국 팀은 환희의 미소를 짓는 행복한 표정을 보여 주었다. 희비가 엇갈린 순간 세계 언론에서 세계 최강팀 독일을 이길 것이라 짐작을 못 했다. 독일 언론은 "월드컵 역사상 최대 굴욕"이라고 표현했다고.

한국 팀이 승리를 하고 나니 그날 맨해튼 독일 문화원에 가서 축구 경기를 봤으면 아주 어색했을 거 같았다. 뉴욕은 다인종이 함께 사는 도시라서 이민족 문화 단체도 많지만 나처럼 다른 나라 문화에 관심을 갖고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는 사람은 아주 많지는 않은 듯. 난 어릴 적부터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뉴욕이란 도시를 잘 모르고 왔는데 뉴욕에 살면서 세월이 흘러가니 내가 어릴 적 꿈꾸던 도시란 곳도 알아가게 되고, 할 수 있는 한 더 많은 문화 행사를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뉴욕 독일 문화원에서 독일이 한국 팀에 졌는데 나 혼자 한국인이라면 얼마나 어색했을지.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살아가는 동안 최선을 다해야지 하고 마음먹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도 쉽지 않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 끝나기 마지막 6분 전에 두 골을 넣어 승리를 해서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처음 한 골은 감독이 "인정하다"가 다시 "아니다"라고 부정을 하고 다시 천천히 골을 넣는 장면을 돌리면서 한국 팀이 1점을 받았다고 하니 더 기뻤다.

독일 축구팀은 세계 최강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이 승리를 해서 한국 선수들과 감독과 한국인들이 모두 벅찬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경기를 보며 느낀 점은 다음 월드컵 축구 경기에 가면 승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겼다는 것이다. 다음 월드컵에 꼭 승리를 한다고 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면 분명 조금씩 더 발전할 것이다. 하루아침에 로마는 이뤄지지 않았다.

"희망을 갖는 것과 희망이 없는 것"의 차이는 아주 크다. 우리가 살면서 희망, 사랑, 소망, 꿈이 중요하다고 늘 말하곤 하지만 자주자주 들은 말이라 그 중요성을 잊게 되고 희망, 사랑, 꿈이 얼마나 중요한지 잊고 사는 사람도 아주 많다. 꿈과 희망이 있는 사람의 삶과 없는 사람의 삶의 차이는 아주 클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어려운 고비가 많다. 위기를 맞을 때 어떻게 위기를 벗어날지 고민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오래전 위기 한가운데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단 한 번도 내가 그런 위기를 맞을 거라 미처 생각을 못 했다. 어느 날 영락없이 드라마와 영화의 슬픈 주인공이 되었다. 혼자 펑펑 몇 시간 동안 울다 지난날을 돌아다봤다. 내가 수 십 년 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 우리 가족에게 위기는 너무 자주 찾아왔고 언제나 나 혼자만의 몫이었다. 누가 도와준 사람이 없었다. 그날도 그랬다. 펑펑 울고 나니 감정이 정화되고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무에서 시작한 우리의 삶을 생각하고 그때 난 뉴욕으로 떠나자고 결정을 했다.

아무도 믿지 않았다. 40대 중반 뉴욕에 가서 공부하고 산다는 것은 모두 불가능한 꿈이라고 했다. 그랬다. 너무너무 힘든 일이었다. 뉴욕에 단 한 명도 아는 사람도 없고 난 교회를 통해 도움을 받은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을 혼자의 힘으로 했다. 지옥 같은 재판을 혼자 1년 동안 했고 모두가 내가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난 정신병자로 세상에 알려졌지만 정신병자도 아니었고 1년에 걸친 재판은 나의 승리로 끝났다. 어떻게 환자 얼굴도 보지 않고 허위로 정신과 소견서를 작성할 수 있는지 그런 정신과 전문의는 오늘도 열심히 환자 보고 돈을 벌고 있겠지. 세상에 너무나 어이없는 일이 많기도 하지. 의사 하면 고개 숙이고 하늘처럼 바라본 사람들도 많고.


어린 두 자녀 교육은 신경 쓸 수 없고 1년의 세월이 흐르니 재판이 끝나자마자 뉴욕에 갈 준비를 했다. 서점에 가서 토플 책 한 권 구입해 대학 도서관에 가서 혼자 공부를 하고 몇 달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낯선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시험장에 가고 몇 차례 시험을 봤지만 토플 성적은 그만그만하니 포기하고 그 성적으로 뉴욕에 있는 대학원에 원서를 보냈다. 유학원을 통해 하려니 비용이 너무너무 비싸 결국 혼자 힘으로 알아보고 서류를 보냈다. 40대 중반 평범한 아줌마가 언제 학원에 다닌 적도 없고 당시 컴퓨터는 내게는 괴물이었다. 컴퓨터 켜고 끄는 것 정도 알아서 컴퓨터로 토플 시험 보는 거조차 두려웠다.

주위 사람들이 불가능한 꿈이라고 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 혼자의 힘으로 유학 준비를 하고 뉴욕에 왔다. 대학원에서 합격 레터를 보내오자 다시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누가 40대 아줌마가 어린 두 자녀 데리고 뉴욕에 간다면 미국 학생 비자 줄 거냐고. 포기하지 않고 인터뷰에 필요한 서류 준비하고 인터뷰 보고 미국에 왔다. 하나하나 과정은 너무너무 힘들었다.

뉴욕에 와서도 한국과 너무 다른 상황이나 우린 감사함으로 지낸다. 한국에서 지낸 친구들은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잘 산다. 타워 팰리스에 사는 지인도 있고, 청담동 빌라에 사는 친구도 있고, 강남에 사는 친구들 친척들이 있다. 난 그들과 비교하지 않는다. 내 삶은 내 삶이니. 한국에서 편하게 지내던 시절 생각하고 그렇게 살고 싶다면 진즉 이민 가방 싸서 한국에 돌아갔을 것이다. 뉴욕에 사니 한국에서 지낸 상황은 다 잊고 지낸다. 뉴욕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만약 위기를 맞을 때 희망이 없었다면 난 절망 속으로 빠졌을 것이다.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가지만 나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 내 삶은 내가 결정하고 내가 책임지는 것이다. 미국에 오면 미국에 태어나는 것이다. 최소 30년이 지나야 안정이 된다고 하고 30년이 지나도 어렵게 지낸 이민자들이 더 많다. 그래도 희망을 갖고 꿈을 향해서 천천히 살아간다.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날 매일매일 감동으로 이어지면 좋겠다. 감동으로 가득한 하루를 위해서 난 열심히 살아야겠다.



2018. 7. 1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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