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만든 닭튀김 요리 먹고

조용한 일요일

by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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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열기가 지상을 덮을 때 활활 타오는 열기를 느꼈지. 내 열정이 태양처럼 뜨거우면 좋을 텐데. 캐나다에 사는 바이올리니스트 열정은 요즘 태양보다 더 뜨거워. 결혼 후 두 자녀 출산하고 바이올린을 쉬었는데 다시 악기 잡고 음악가의 길을 천천히 걷는데 태양보다 더 뜨겁게 하루하루 산다고. 아무리 힘들어도 좋아하는 일을 하니 좋다고 하니 좋은 소식이고. 토론토도 너무너무 덥다고 하고. 숨이 멎을 거 같은데 학자는 숨도 안 쉬고 연구실에서 연구를 할 테고,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는 맛있는 음식을 준비할 테고, 사랑하는 허드슨강에서 하얀 요트가 춤을 출 텐데 난 집에서 조용히 태양의 열기와 씨름을 하며 지냈다. 온몸에 땀이 뒤범벅. 너무너무 덥네.

하얀 냉장고에서 수박을 꺼내다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아들은 엄마를 위해 닭다리 튀김을 만들었다. 소금을 뿌리고, 밀가루를 입히고, 달걀을 묻히고, 빵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겼다. 닭튀김 소스도 만든 아들. 인터넷에서 찾아서 고추장, 토마토케첩 고춧가루, 물엿과 마늘 등을 넣어 냄비에 넣고 팔팔 끓여 식혔다. 아들 덕분에 닭튀김 요리를 아보카도와 고구마와 함께 브런치로 먹고, 저녁은 미트볼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었다. 어느새 아들이 자라서 엄마를 위해 요리를 만드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아들이 설거지도 하니 더 감사하고.

더운 열기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늦은 오후 작은 에어컨을 켰다. 비싼 전기 요금이 공포인데 다음날 전기 고지서 보는 게 미리 겁이 나면 어떡해. 7월 첫날도 어제도 조용히 집에서 지내고 있다. 나의 에너지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7월 좋은 소식이 들려오면 좋겠다. 뜨거운 태양 아래 월드컵 축구 열기는 더 뜨겁고 우루과이는 포르투갈 선수팀을 이겨서 좋겠다.

며칠 맨해튼에 가지 않으니 조용한 섬에 사는 느낌이다. 푸른 파도가 넘실 거리는 그리스 섬이 그리워. 그리스에 여행 간 적도 없지만 맘마미아 영화를 보고 상상을 해본다. 아들이 서울 예종에서 바이올린 레슨을 받으러 다닐 무렵 맘마미아 포스터가 보이던데 많은 세월이 흘러갔구나. 버스 타고 서울에 가서 레슨 받으러 가는 게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레슨 받고 터미널 식당에서 식사하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이었다고 하고. 다 지난 추억이 되어 버렸어.


매일매일 축제가 열리는 뉴욕. 오늘 밤도 링컨 센터에서 스윙 댄스를 추고 있겠지. 너무너무 더워 정신이 없다. 난 너무 더운 여름도 싫고 너무 추운 겨울도 싫은데. 홈리스는 뭐가 더 싫을까. 맨해튼에 가지 않으니 깡통 줍고 다니는 홈리스도 안 보는구나.

2018.7. 1.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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