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파크 나움버그 밴셀, 브라이언트 파크, 북 카페
메트 뮤지엄
태양이 작열하는 한여름 태양의 노래가 대지를 뒤덮고 내 몸과 마음도 뒤덮고 난 태양과 한판 승부를 벌이기로 했다. 스파게티를 먹은 후 샤워 후 지하철과 버스를 몇 차례 환승하고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 렉싱턴 애비뉴 86th st. 에 도착했다. 7호선을 타고 맨해튼을 향해 달리는 동안 소호 포토 갤러리에서 이메일을 보내오고, 지하철 안에는 빨강 머리 백인 할머니가 탑승 흑인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빨간색을 좋아하는지 빨간색 페디큐어를 하고, 내 앞에는 수박을 먹는 히스패닉계 중년 여자가 앉아 있고, 6월 27일부터 공원, 학교, 도서관 등에서 18세 이하 뉴욕 시민에게 무료 식사를 준다는 광고도 보이고, 콜롬비아 대학에서 마약 무료 테스트한다는 광고도 보이고,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서 환승하니 빨간색 바지를 입은 흑인 남자 엉덩이가 보여 백인 중년 남자가 인상을 쓰고 쳐다보더라. 빨간색 바지를 약간 내려 입으로 흑인 남자 엉덩이가 보였다. 렉싱턴 애비뉴 86th st. 에 도착하니 백인 남자가 계단에 앉아 엉엉 울고 있는데 무슨 일인지 궁금도 했고 옆에는 경찰 두 명이 지키고 있었다. 집은 태양이 폭발할 듯이 더운데 지하철 안은 너무 시원하니 괜히 집에서 지냈나 생각이 들 정도.
오랜만에 메트 뮤지엄에 가려다 나도 모르게 반스 앤 노블 북 카페로 갔다. 지하철역 바로 옆에 서점이 있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 북 카페 빈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데 옆자리에 앉은 백인 남자는 어린 아들에게 우유병으로 우유를 먹이고 하루 이틀 해 본 솜씨가 아닌 프로 아빠처럼 보여 놀랐다. 어린 아들 눈은 호수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날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니 난 어린아이 눈 속으로 들어가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다. 맑은 눈망울로 세상을 바라보면 얼마나 더 예쁜 세상을 보게 될까. 혹시나 내 마음과 눈은 편견 가득해 아름다운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가끔씩 생각을 하곤 하지. 미소를 짓는 어린아이와 마주 보고 장난을 하는데 아이 아빠가 아들을 데리고 가버려 슬펐다. 원래 나의 목적도 북 카페에 가는 게 아니고 뮤지엄에 갈 예정으로 외출해 나도 얼른 일어섰는데 날 보고 백인 남자가 미소를 지었다. 내가 일어서니 빈 테이블을 줘서 고맙다는 인사 표현이다. 북 카페에 르네 플레밍이 출연하는 뮤지컬 이벤트에 대한 광고도 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서점을 떠났다. 뉴욕 서점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가하면 정치인, 오페라 가수, 뮤지컬 가수, 요리사, 작가 등 별별 사람 다 만날 수 있는 뉴욕 문화도 참 놀랍기만 하다. 오래전 이작 펄만도 이 서점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가했다고.
센트럴파크 베데스다 테라스 & 분수대
서점을 나오니 태양이 불타오르고 도로에서 스테이크 구워도 될 열기가 사로잡았다. 너무너무 덥지만 난 메트 뮤지엄을 향해 걷고 파크 애비뉴 교회에서 연극 캠프 광고를 보고 지나치고 뮤지엄 마일에 있는 메트 뮤지엄에 도착했다. 뉴욕시에 거주하니 기부금을 내고 입장할 수 있고 줄이 꽤나 길었고 기다려 입장권 1장을 받았고 메트 1년 회원권에 등록했다. 1년 동안 뮤지엄을 사랑해 볼까. 지난 3월부터 관광객은 기부금이 아닌 뮤지엄 입장료를 내고 입장해도 여전히 사랑받는 뮤지엄. 방문객이 아주 많았다. 2층에서 열리는 특별전을 보러 계단을 올라가 갤러리에 가서 멕시코 미술 전시회를 보았다. 예수님의 옷이 얼마나 화려하고 예쁜지 내 시선을 잡았고, 멕시코 그림이 병풍에 그려진 것도 흥미 있고, 부유한 상인의 의상과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프랑스 공원 전시회도 보고, 모네 마네가 담은 그림도 보고. 메트 중세 미술관에서 열리는 특별 전시회도 보고 음악이 흐르니 너무너무 좋았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재주에 감탄을 하면서 의상 전시회를 보았다. 메트 루프 가든에 올라가고 싶었으나 너무 더운 날씨라 루프 가든을 닫아버려 볼 수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아름다운 뉴욕의 멋진 전망을 볼 수 있어서 좋은데. 밖은 뜨거운 열기 가득 하나 뮤지엄 안은 시원하고 좋으니 며칠 괜히 집에서 지냈단 생각이 들 정도.
뮤지엄에서 나오니 분수가 흐른 앞에서 묘기를 부린 남자도 보고, 한국 신라면 광고가 그려진 투어 버스가 지나고 거리에서 상인들이 소시지와 생수를 팔고 난 천천히 센트럴파크를 향해 걸었다. 저녁 6시부터 나움 버그 밴드 셀러에서 이탈리아 오페라 특별 공연이 열려서 공원에 가는 중 뉴욕 부자들이 사는 산 레모 아파트도 보고 누가 누가 살까 생각도 하고. 뉴욕에 부자들이 너무 많아도 명성 높은 아파트 입주도 어렵다는 말도 들리고 산 레모 아파트 입주도 쉽지 않다는 말도 들려온다. 돈만 많다고 아파트에 입주하는 게 아닌 뉴욕 문화.
공원에 들어서자 자전거 투어를 하는 남자가 내게 자전거 타지 않겠니? 라 묻는 순간 내 옷에 메트 뮤지엄 입장권이 붙여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얼른 떼었다. 아름다운 호수에서는 보트를 타고 베데스다 테라스 분수대에는 예쁜 연꽃이 피어 있고 베데스다 테라스 안에는 기타 치는 음악가가 미소를 지었다. 기타 연주를 듣고 지나가는 사람이 돈을 주자 장밋빛 미소를 지어. 돈이 좋긴 좋은가 봐.
나움버그 밴셀에서 작년 처음으로 이탈리아 오페라 공연을 열었고 올해 2회를 맞고 저녁 6시부터 7시 반 사이 열릴 예정. 뜨거운 열기가 뉴욕을 덮으나 공원에 사람들이 아주 많고 오페라 공연을 보러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밀려왔다. 이탈리아에서 오페라가 시작했다는 설명도 하고 오케스트라는 줄리아드 학교, 맨해튼 음대,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뉴욕대 학생들도 구성되어 있다고 하고 오페라 가수가 멋진 정장과 드레스를 입고 아리아를 부르니 얼마나 감동적인지. 오케스트라 연주도 너무 좋았고 숲 속에서 듣는 아리아도 너무 좋고 초콜릿 두 개를 무료로 나눠줘 감사함으로 받고 집에 돌아와 아들에게 주었다. 새소리 들려오는 공원에서 듣는 아리아는 정말 좋다. 이탈리아어를 구사하는 이탈리아 이민자들도 많고 다양한 인종이 와서 오페라 공연을 감상했고 내가 아는 사람은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공원에서 초상화를 그린 화가도 많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엄마'라고 적힌 벤치도 보고. 세상 엄마들이 이 말을 들으면 얼마나 좋아할까. 자녀 교육처럼 어려운 게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엄마라는 말은 듣기 너무 어렵지.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쇼윈도
브라이언트 파크 무료 영화제 / 여름 축제 2018
저녁 8시 맨해튼 미드타운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무료 영화제가 열려서 난 센트럴파크에서 나와 플라자 호텔 근처 5번가를 걷기 시작. 럭셔리 백화점 버그도르프 굿맨 쇼윈도를 감상하고 너무너무 멋져 감탄이 나왔다. 무료니 신나게 구경해야지. 럭셔리 매장이 많은 5번가에 보따리장수가 얼마나 많은지 전부 흑인 남자네. 루이뷔통, 프라다, 샤넬 등 가방을 팔고 사는 사람도 꽤 많은 듯. 5번가에서 아이스크림도 팔고 난 천천히 걸어서 브라이언트 파크에 갔다. 더운 여름날 공원에 누가 왔지 궁금했는데 공원 전체를 가득 메워 개미가 앉을 공간도 안 보여 놀랍기만 했다. 연인들 친구들끼리 공원에서 영화를 보고 샐러드, 피자, 등을 먹으며 잔디밭에 앉아 있었다. 공원에 무궁화 꽃이 핀 7월. 난 영화는 안 보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집에서 맨해튼까지 왕복 3-4시간 걸리는데 집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맨해튼에 가면 언제나 새롭기만 하다. 태양은 불타오르고 난 여름에 취해 맨해튼 곳곳을 순례를 하며 멕시코 그림도 감상하고,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만든 드레스도 감상하고, 북 카페에 가서 소설과 잡지를 읽고, 센트럴파크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감상하고, 브라이언트 파크에 가서 무궁화 꽃을 보고 집에 돌아왔다.
1주일 무한 메트로 카드를 구입했고 1주일 동안 어떤 세상을 구경할 수 있을까. 나의 열정이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하겠지. 밤은 점점 깊어만 하고 뜨거운 열기는 식지 않는 여름밤.
아들은 너무너무 더워 지구를 떠나야겠다고 하네.
2018.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