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교수
하버드 대학교수님은 하루 몇 시간씩 연구를 할까.
어릴 적 한국에서 교수직을 보는 나의 생각은 존경받는 직업이고 멋진 삶을 살 거라 막연히 짐작을 했다. 한국에서도 박사 학위 받고 시간 강사를 거쳐 테뉴어(정년 보장) 받기는 무척 어렵지만 한국이 미국보다 테뉴어 되기는 훨씬 더 쉽다고. 한국 교수들은 골프를 치고 여가 생활을 즐긴 것을 볼 수 있다.
딸이 일하는 연구소 B 교수님은 25세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하버드 대학 뇌 연구소에서 일하고 계신다. 평균 박사 학위 받는데 7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이 교수님이 25세 박사 학위를 받았으니 얼마나 특별한 학자인지 짐작할 수 있다. 천재 과학자이자 교수이다.
새벽 4시에 기상 밤 10시 잠들 때까지 초 바늘이 돌아가는 것을 느낄 정도로 학문 연구를 하고 계신다. 매년 가족끼리 Cape Cod에 가서 여름휴가를 보내신다. 지난여름 보스턴 MGH 병원(세계 최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병실에서 지내시는 동안 화상 통화로 연구소 직원들과 회담을 진행하시고 병원에서 퇴원 후 연구실에서 냉찜질 기계를 사용해 냉찜질을 받으며 연구를 한 분이다.
그분은 마치 학문과 결혼했나 할 정도로 연구에 몰두하시고 뇌 분야에서 톱 10위에 들어가는 뇌 과학자이자 교수이다.
미국에 올 적 미국에 대해 잘 몰랐다. 미국 생활 초기 서부로 여행 갔을 때 한인 여행사 관광버스를 이용하니 한국에서 여행 온 분들과 미국에서 사는 한인 사람들을 만났는데 미국에 살거나 미국에 친척이나 자식들이 유학을 하는 경우 자부심이 대단한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유럽 문화에 관심이 많고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권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유럽 여행을 많이 했는데 유럽 여행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은 그다지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 분을 만나지 못했다. 주로 노년 층이 많았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져 해외여행을 하는 것으로 짐작했다.
미국에서 생활하며 시간이 차츰 흐르자 미국에 대해 조금씩 더 알게 되고 미국 문화가 한국과 많이 다르고 한국에서 전혀 알지 못한 것도 알게 된다. 하버드 대학교수라고 생각하면 명예직이고 여유롭고 멋진 생활을 할 거라 짐작한 분이 더 많을 수도 있을 것이나 실제는 교수들은 학문 연구에 몰두하고 여가 생활을 할 시간이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학문을 사랑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 학자의 길이다.
그럼 미국에서 학자의 길은 얼마나 쉬울까. 한국에서 시간 강사 길이 너무너무 힘들어 자살하는 사람도 많다고 하고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는 책이 출판되고 서서히 국민들은 시간 강사의 어려움을 이해한 분도 있을 테고 그들의 현실이 죽음처럼 힘들다. 한국도 점점 더 많이 배출되는 외국 박사 학위 갖는 사람도 많고 좋은 시간 강사 자리 구하는 것도 너무너무 힘든 일.
미국은 어떤가. 미국에서 명성 높은 대학에서 박사 학위 받는 거 자체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고. 갈수록 미국 대학 경영도 어렵다 하고 그래서 시간 강사를 많이 고용하고 시간 강사가 하는 수업도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시간 강사가 한 학기 받는 보수는 약 300만 원($2700)이라고 하고 그들은 학생 수업을 하는 시간 제외하고 햇빛 들지 않는 연구실에서 이른 아침부터 밤중까지 연구를 한다. 그 작은 보수로 뉴욕은 생활이 불가능하다. 렌트비와 생활비가 비싸니 대학에서 수업을 하는 시간 강사는 외부적으로 멋지게 보일 수 있으나 현실은 고달프기만 하고 대학 내에 있는 교수 식당에서 식사를 할 형편이 안되고 피자 한 조각 먹고 지낸 분도 너무너무 많은 비참한 현실이다.
아이비리그 대학 예를 들면 하버드 대학, 예일대, 콜롬비아 대학 등에서 박사 학위 받는 게 너무너무 힘들고 박사 학위 하면서 시간 강사 하지만 그들 가운데 테뉴어( 정년 보장) 탈락률이 평균 80-90%에 해당한다고(2007. 10. 8 매일경제 기사/한국. 미국 테뉴어 실상)이라고 적혀있다. 1주일에 80-90시간 일해도 10명 가운데 1명이 테뉴어 심사에 통과한다고.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07&no=539909
뉴욕 시립대 사회학과 교수님도 예일대학 출신이고 콜롬비아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나 테뉴어 심사에서 탈락해 뉴욕 시립 대학교 교수로 지내고 있다.
아이비리그 대학교수들이 탑 저널과 학술지에 저널을 올린 것도 너무너무 힘든 길이다. 테뉴어 심사와 교수 승진 시 어떤 저널에 몇 편의 논문이 실렸는지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 대학들은 중간 심사 없이 단과대학에서 추천해 본부에 올리고 대부분 테뉴어 심사에 통과하니 골프도 치는 여유가 있다고 한다. 미국과 한국 문화의 차이점이다.
한국에서 유학 온 아이비리그 대학생 절반이 대학 졸업도 못하고 탈락한다는 보고가 오래전 발표되어 한인 커뮤니티에 충격을 주었다. 명성 높은 대학 졸업도 힘든데 박사 과정 졸업이 얼마나 어려울지. 요즘은 박사 과정 입학도 너무 힘들다고 한다. 취직이 어려워 더 많은 학생들이 박사 과정에 지원한다고. 그런데 교수직이 멋지게 보여 박사과정 쉽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느 분야든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지만 미국에서 학자의 길이 점점 어렵고 힘든 추세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 받는다고 모두 학자의 길 가는 것도 아니다. 박사 학위 받고 전공과 상관없이 일하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하버드대학에서 박사 학위 받고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분도 오로지 학문 연구에 시간을 보내고 개인 여가 생활할 시간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씀하고. 교수직의 또 다른 문제는 학생들 추천서와 잡무라고. 수업 준비와 논문 발표가 너무 힘든데 학생들이 추천서 부탁하면 거절하기 어려워 추천서를 써야 하는데 그거 또한 시간이 드는 문제니 교수들에게 추천서가 힘든 부담을 주는 듯 짐작이 된다. 그 외도 잡다한 일도 많다고 하니 외부적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교수직이 그냥 아무나 하는 직업은 아니다.
미국 명성 높은 대학은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곳이고 그만큼 경쟁률이 치열하고 학자들 사이에서도 경쟁을 하니 생존하기 너무 힘든 직장이다. 학문을 사랑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고 재능과 열정 없이 불가능한 직장이 교수직이다.
남이 하는 것은 다 쉽게 보일 수도 있으나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 행복 찾기는 '가슴 뛰는 것을 찾아 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든다.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게 행복 아닐까. 외부적으로 화려하게 보이지만 현실은 멀리서 바라본 것처럼 아름다운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니다.
한국은 한국 내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하나 미국은 전 세계에서 인재가 모여든 나라이니 말할 것도 없이 한국보다 경쟁률이 훨씬 더 치열하고 모두가 살아남는 나라가 아니다. 재능 많고 열정 많은 소수가 살아남는다. 미국 월가에서 1주일 100시간 일하는 것은 흔히 듣는 말이다. 학자도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줄 모르는 사람이 정말 많다.
2018. 7. 3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