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트 파크에서 뮤지컬 공연

뉴욕 여름 축제의 바다

by 김지수

주말 금요일 아침 새소리 들려오고 배롱나무꽃이 피어 있고 시간은 달리고 금세 1주일이 달려간다. 지난주 금요일 유에스 오픈티켓 사러 USTA Billie Jean King National Tennis Center 박스 오피스에 찾아가서 몇 장의 경기 티켓을 구입했는데 너무 느리게 진행되어 땡볕 아래서 기다리는 게 힘들기만 했다. 수수료 절약하려고 처음으로 갔지만 왕복 시간 고려하면 결코 저렴하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왜냐면 시간은 일생에 단 한 번 주어지기에.

지난주 수요일 딸이 뉴욕에 와서 그다음 날 보스턴에 돌아갔는데 며칠 전 아마존에서 딸이 주문한 박스가 집에 도착했다. 정착 초기 시절 구입한 낡은 의자가 골동품 박물관에 가야 할 형편인데 사지 않고 버티고 있는데 딸이 새로운 의자와 프라이팬을 구입해 보냈다. 힘들게 일하고 공부하는 딸에게 신세를 지니 많이 미안하고 감사하고. 저 하늘로 갈 적 가져갈 짐은 없어서 참 좋겠다. 한국에서 지낼 적 상상도 못 한 삶을 견디고 있는 뉴욕 생활.

세계적인 문화 예술의 도시라 스스로 찾으면 끝없는 혜택을 누리는 도시이지만 뉴욕은 완벽한 도시는 아니고 자본주의 꽃이 피는 도시. 매일 새로운 세상을 노크하려고 책도 읽고 여기저기 낯선 거리를 걷고 축제를 찾다 조금씩 뉴욕에 대해 알아가게 되지만 알면 알수록 씁쓸한 마음도 드는 도시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상류층 클래스는 뉴욕은 더할 나위 없이 살기 좋은 도시인가 모르겠다.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에 거주하는 부자들은 뉴욕 롱아일랜드 햄튼에 별장이 있고 400-500억 하는 별장도 아주 많은 뉴욕. 아, 서민들은 상상조차 불가능한 천문학적인 숫자. 그들의 삶이 서민들과 얼마나 다를지. 반면 뉴욕 지하철을 타고 홈리스가 구걸을 하고 거리거리를 걷다 보면 홈리스를 보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매일 맨해튼에 가면 수 십 명의 홈리스와 거리 음악가를 만나는 도시.

어제도 브런치를 먹고 맨해튼에 갔다.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열리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을 보기 위해서. 7월 목요일 점심시간 12:30-1:30 사이 열리는 특별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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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트 파크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


뮤지컬 공연은 비싸고 관광객도 뉴요커도 사랑하는 공연이지만 보고 싶은 만큼 볼 수 없는 공연이라서 인기가 더 높은지 모르겠다. 백합 꽃향기 가득한 공원에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고 "오페라의 유령" "Beautiful" 등 아들과 함께 본 뮤지컬 노래도 부르고 내가 잘 모른 뮤지컬 노래도 불렀다. 한국에서는 뮤지컬 공연 볼 기회조차 없었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 속에서 뮤지컬을 처음으로 느꼈다. 뉴욕에 샌디 허리케인이 찾아와 죽음의 도시로 만들었을 적 뉴욕 타임지 1면에 브로드웨이가 문을 닫았다는 기사가 뜰 정도로 뉴욕 하면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연상되고. 초기 유학 시절 학교에서 인터내셔널 학생들에게 20불 할인 티켓을 판매해서 학교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맨해튼에 가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뮤지컬을 처음 보고 새벽에 집에 돌아왔다. 그 뮤지컬이 워낙 명성 높아 월마트에 가서 영화 시디로 구입해 봤지만 내게는 전혀 흥미롭지 않았는데 타임 스퀘어 브로드웨이에 가서 뮤지컬을 보니 전혀 딴 세상이었다. 라이브 무대와 영화 디브이디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감명이 달랐다. 아름다운 조명이 빛나는 무대 댄스도 아름답고 노래도 아주 좋아서 기억에 남았다. 20불에 뮤지컬 공연을 볼 수 있다면 더 많은 뮤지컬을 볼 수 있겠지만 러시 티켓도 최소 40불을 줘야 하니 어쩌다 보게 되고 아들은 오페라 공연보다 뮤지컬 공연이 더 좋다고 하고 사람마다 좋아하는 공연도 다른 듯. 뮤지컬, 오페라, 발레 공연은 뉴욕에 와서 새로이 눈을 뜬 세상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을 볼 수 있는 점에서 뉴욕은 정말이지 멋진 도시다. 만약 뉴욕을 떠나게 된다면 이런 점이 아쉬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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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뉴욕 매거진이 전시한 아트도 보고 뉴욕은 거리거리에서도 전시회를 열고 꼭 갤러리와 뮤지엄에서만 전시회를 보는 게 아니다. 어제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몇몇 작품도 보고 타임 스퀘어에 가서 바이올린 연주를 잠깐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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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스퀘어 바이올린 공연
IMG_9797.jpg?type=w966 타임 스퀘어 지하철역 거리 음악가 공연


피아졸라 공연이 열렸던 장소에서 어제는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었다. 무더운 여름만 바이올린 연주가 쉽지 않을 텐데. 감사한 마음으로 들었다. 타임 스퀘어 지하철역 안에도 거리 음악가가 연주를 하고 로이 리히텐슈타인 벽화가 걸린 곳을 늘 지나가게 되고 누가 노래를 부른 지 보곤 한다.

IMG_9805.jpg?type=w966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그 후 지하철을 타고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갔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많은 북 카페 빈자리 찾기는 쉽지 않지만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커피 한 잔 주문하고 잠시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 본다. 책을 펴면 언제나 새로운 세상. 책을 펴면 세상은 아주 넓고 난 아주 작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아는 작가도 거의 없고 한 페이지 넘기면 새로운 세상이기에. 그곳에 가면 만나는 할머니도 어제도 지팡이를 들고 오셨다. 한국에서 상상도 못 한 풍경. 뉴요커 노인들은 책도 아주 사랑한다.




난 오래 머물지 않고 서점을 나와 사랑하는 스트랜드 서점에 갔다. 무슨 책이 있나 살펴보다 한국어로 적힌 책이 보여 반가웠다. 누가 스트랜드에 팔았나 보다. 내용 가운데 사람들은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고 등이 적어져 있고 물론 구입하지는 않았다. 상사가 부하 직원 다루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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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언 스퀘어 파크


다시 유니언 스퀘어 파크로 가고 목요일 그곳에서 아주 많은 공연이 열리고 무료로 캔디도 줘서 한 개 받았다. 간디 조각상과 워싱턴 조각상과 링컨 조각상이 세워진 유니언 스퀘어 공원. 어제 이민자에 대한 특별 전시가 보였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지만 갈수록 이민이 어려워지는 추세. 비단 미국만 그런 게 아니고 유럽도 마찬가지라고. 과거 이민자들을 많이 받았지만 일자리 구하기 너무 어려운 세상으로 변하니 이민자들을 받지 않은 추세. 잠깐 공원 빈 테이블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휴식을 했다. 거리 음악가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데 기타 케이스에 1달러 달랑 한 개 밖에 안 보여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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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플랫 아이언 빌딩 근처


이상하게 어제 내 마음은 이리저리 흔들리고 오랜만에 매디슨 스퀘어 파크에 가고 싶었다. 유니언 스퀘어 파크에서 아주 가깝고 조금 걸으니 경찰이 도로를 막고 통제를 하니 돌아서 가야 했다. 무슨 일인지 뉴욕 방송국 차량이 보이고 경찰이 일반 사람들 통행을 막았다. 뉴욕의 명성 높은 플랫아이언 빌딩 근처에 있는 공원. 괜히 갔지 뭐야. 고생만 하고.

어제 목요일이라 모마에서 공연이 열리고, 링컨 센터에서도 무료 공연이 열리고, 쿠퍼 휴이트 국립 박물관에서도 칵테일파티가 열리는데 내 에너지는 너무 낮아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지하철을 타고 배터리 파크에 갔다. 사랑하는 허드슨강을 보고 싶어서. 배터리 파크를 걷다 중국인이 들려주는 구슬픈 음악도 듣고 무슨 악기인지 이름도 모르는데 어제 연주는 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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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자유의 여신상과 스테이튼 아일랜드 가는 페리도 보이고 하얀 요트들이 춤추는 전망이 보이는 배터리 파크에서 어제 John Hammond 공연이 열려서 찾아갔다. 지미 헨드릭스와 에릭 클랩턴과 함께 공연을 한 그래미상을 받고 Blues Hall of Fame에 들어간 명성 높은 가수라고 하는데 내게는 낯선 가수 작년 여름 브루클린에 가서 한 번 그의 공연을 본 적이 있다. 공원에 무궁화 꽃과 장미꽃과 수국 꽃과 데이지 꽃이 피어 있어 더 아름답고.

아들은 테니스를 하러 친구네 집에 가서 테니스를 하지 않고 대신 피자를 만들어 먹고 늦게 집에 도착했다. 피자 사서 먹으면 아주 편한데 만들기 상당히 힘들었다고 재료를 직접 구입해 만들었고 물론 싱싱한 재료 구입해 만드니 재료값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들고. 시간을 고려하면 사서 먹는 게 가장 편하고 좋아.

금요일 맨해튼에서 영화도 상영하고 댄스 공연도 열고 브루클린에서도 무료 공연이 열리는데 올여름 브루클린에 가서 공연을 보지 않았다. 브루클린은 맨해튼 보다 교통이 더 불편한 것이 이유. 왜 브루클린과 퀸즈를 연결하는 지하철을 개통하지 않았을까.

어제 그제 매미가 지치도록 울던데 오늘 매미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어디로 매미가 숨어버렸지.

아휴 이를 어쩌나. 내일부터 1주일간 비가 온다고 하네. 불볕더위도 싫지만 매일매일 비 내리는 것도 싫은데.
이제 브런치 준비할 시간.



2018.7. 20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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